지금 행복해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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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라고 묻는 것 같다. 책속의 단편 [지금 행복해] 글을 읽어보면 세상의 잣대로 보자면 그리 행복한 것도 아닌데 제목이 이렇다. 아들과 함께 한 시간이 적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런다. "우리 친구하자". 감옥에서 나온 아버지가 노인들 목욕봉사를 하며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독자인 우리들이 많은 것을 느끼기를 바란다. "나, 지금 무지 행복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몸 건강하고 근심걱정 없으니 행복하지. 그러나..........이렇게 여운을 남겨본다.

 

내 아들, 내 아버지란 말은 늘 가슴 밑바닥에서 무언가 울컥 솟아나게 만든다. 쓰러졌다가도 일어나게 만들고 잘못된 길로 가다가도 이 말에 용기를 가지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올 수 있다. 친구 같은 아들, 친구 같은 아버지. 이 부자간의 사이는 이렇듯 가족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지만 요즘 세태가 그렇다. 친구 같은 엄마, 내가 무척이나 바라는 바다. 행복의 기준이 이렇게 단순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을 비우면 가능한 행복의 조건이다.

 

저자는 학창시절 여행에 대한 기억이 많은가 보다. 단편 [여행], [설악풍정], [피서지에서 생긴 일]을 보면 손목 잡기도 힘든 시절, 어린시절부터 좋아해온 세희와 입맞춤 하는게 소원인 양우를 보며 '혹시 작가 실제 경험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 시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예포이따이따이예..." 기타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려니 왠 팝송인가? 했다가 자세히 보고는 웃고 말았다. 나도 학창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가 아닌가.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따라 불렀던 그 노래, 나도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된다. 세대차이가 난다고 자주들 말하지만 이런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무전여행에 대한 꿈은 나도 있었는데, 단편 [여행]에서처럼 실행해 보지는 못했다. 그 시대 준비하고 가는 물품들은 거의 비슷했던 모양인데 고추장, 된장, 간장, 쌀 등등 요즘처럼 먹거리가 풍부해서 현지에서 사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상황과 다르지만 그 속에 '정'을 느낄 수 있다. 9편의 단편들속엔 사람들이 보이고 인생도 보인다. 물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도 변했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단편 [톡]부터는 저자의 글을 따라가는게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데 조금 생각이란 것을 해야 한다. 뭘 말하고자 하는지, 작가의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도 괜찮다. 힘든 삶속에서도 웃음이 있듯이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내 삶속에도 웃을 날이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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