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아이야, 가라 1 밀리언셀러 클럽 46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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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헤인의 책은 '살인자들의 섬" 이후 두 번째다. 이 책의 결말 또한 "살인자들의 섬"만큼 가슴을 짓누르고 머릿속마저 혼란스럽게 만든다. '사립탐정 켄지 & 제나로 시리즈' 중의 하나인 "가라, 아이야, 가라"에서 패트릭과 앤지가 이전에 해결한 수많은 사건들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그들과 함께 그 시간을 공유할 수 없는 안타까움 또한 컸다.

 

세상에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중에 아이를 상대로 한 사건들은 가슴속에 오래남아 잘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헬렌 맥크레디의 딸 '아만다'가 집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생사조차 알 수 없을 때 이제 아이의 생사여부가 아닌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게 할지, 다시 아이 돌보는데 관심도 없는 헬렌에게 돌려줘야할지를 놓고 사람들이 고민할 때 나도 "법이 뭐라고..." 아만다를 생각하며 가슴이 답답하여 사건이 종결되어도 이 책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아만다는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헬렌은 '치즈'의 20만 달러를 가로채는데 가담하게 되어 아만다가 납치되어 납치사건뿐만 아니라 이 일이 마약도 관계있음을 알게 되어 아이를 위험속에 노출시킨 헬렌에게 분개하게 된다. 패트릭과 앤지는 경찰 풀레와 브루사드와 함께 수사하며 20만 달러를 찾게 되고 FBI의 개입없이 돈과 아이를 맞바꾸는 작전을 세우게 된다. 아이를 생각하는 경찰, 참으로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각본에 의해 짜여진대로 흘러가고 패트릭과 앤지 또한 이용당한 것이라니 사건이 수면 위에 떠오를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이와 맞바꾸기로 한 장소에서 아이도 찾지 못하고 돈도 사라진다. 채석장에 아이의 시체가 있을 것이란 짐작만 할뿐 이제 돈도 사라져 아이가 살아있다고 해도 찾을 희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패트릭과 앤지는 아이가 살아있다고 믿는다. 나 또한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돈과 아이, 아마 이 두 가지가 "가라, 아이야, 가라"에서 일어난 사건의 핵심이겠는데 드러나는 진실들과 대면할때마다 드는 생각은 '왜 아이를 데려가야 했을까'였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치즈, 뮬렌, 구티레츠의 죽음과 브루사드, 풀레, 잭 도일과의 관련성을 볼 때 아만다를 납치한 것은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건을 더 크게 만든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아만다를 데리고 있는 위험이 컸을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던져진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을 선택하여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냐, 이대로 사건을 묻어 버리고 아이의 행복을 선택할 것이냐" 아이를 방치하고 전혀 돌보지 않는 부모라도 이들에게서 아이를 뺏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법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까지 우울해지지 않을까. 나는 앤지의 마음에 공감한다. 아만다는 헬렌이 아닌 자신을 사랑해주고 돌봐주는 지금의 가족들 곁에 남아있기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눈에 비친 뭔가를 그리워하는 눈빛은 어떻게 해석 해야할까. 아이를 집에 데려다 준것 뿐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걸까. 아만다는 지금 과연 행복할까, 불행할까. 정말 이 사건은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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