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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5 - 청소년 성장 장편소설 ㅣ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9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다쿠미를 "공주님"으로 부르는 요코테의 미즈가키. 솔직히 자꾸 농담처럼 "공주님"이라고 부르는데 짜증이 났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얕보는 것인지, 야구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것도 아니건만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나가쿠라와 다쿠미를 대하는 것을 보며 슬슬 지겨워지던 참이었다. 닛타히가시의 연습시합의 타석에 선 미즈가키는 진지하지 않았고 말장난으로 나가쿠라와 다쿠미를 상대했다. 야구공을 줍기 위해 달려가는 나가쿠라의 발을 걸지를 않나, 다쿠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려고 왔겠지만 다쿠미에게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타자를 겨냥하고 공을 던진 다쿠미의 행동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미즈가키가 진지하지 않아 놀아주려고 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배터리 5권은 특별한 사건없이 느리게 시간이 흘러간다. 요코테와 봄에 있을 시합을 위해 닛타히가시 야구팀이 준비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4권의 내용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지루해서 좀이 쑤신다. 선배들과 한 청백전, 요코테와의 연습시합, 그리고 또 요코테와의 시합을 앞둔 닛타히가시, 야구하나 하려는데 막아서는 것들이 너무 많아 진정 시합다운 시합은 보지 못했다. 그저 무수히 많은 갈등과 나가쿠라와 다쿠미의 캐치볼만 본 것 같다. 처음 나가쿠라와 다쿠미가 배터리가 되어 시합에 나갈 수 있을지 그 실력을 테스트 받던 그 때는 긴장감이 고조 되었었다. 그러나 그 뒤부터는 지리한 일상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마운드에 선 다쿠미의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야구를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 오로지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다쿠미만이 아니다. 요코테의 에이스 투수 유토도 다쿠미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것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다만 야구공을 던질뿐이다. 참 대단하다. 승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이렇게 순수한 모습만 보여도 되는 것일까. 지금까지 배터리의 내용은 다쿠미와 나가쿠라에 시선이 맞춰져 있어 그 외에 다른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야구하나로 이들이 전국대회에서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천재 타자 가도와키와 천재 투수 다쿠미의 대결은 불가피할 것이다. 숙명적이라고 할만하다. 이번에는 가도와키를 무너뜨렸다고 스스로 자멸하는 나가쿠라와 다쿠미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번 책의 또 다른 이야기는 요코테의 배터리 유토와 다쓰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기는 이미 닛타히가시와 요코테가 시합을 치룬 뒤였다. 어떤 결과가 나왔길래 요코테의 배터리가 이렇게 긴장하는 것일까. 배터리 6권에서는 시합다운 시합을 보게 되는 것일까. 배터리 여섯권은 너무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땀냄새가 나는 야구가 아닌 그저 말장난뿐인 글들을 읽은 느낌이라 6권에서는 뭔가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