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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 - 청소년 성장 장편소설 ㅣ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5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투수와 포수와의 거리는 18.44미터. 모두의 시선이 몰려있는 경기장에서 투수는 오로지 포수의 미트를 바라본다. 다쿠미는 이 자리에 너무 잘 어울린다. 투수를 하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세하가 다쿠미에게 "혼자 첫회부터 끝까지 던져? 외롭지 않아?" fk고 물었을 때 '그럴수도 있다.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시선에는 빨려들어갈 듯 고와 다쿠미의 모습만 보였다.
늘 각 권이 시작할 때는 그 전에 있었던 사항을 좀 상세히 설명해 주는 친절을 베푼다. 그래서 연속으로 읽는 사람은 약간 지루할 수도 있겠다. 야구부 선배들의 린치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된 야구부가 개학을 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지만 입시를 앞둔 3학년은 어떤 시합도 나가지 못한 채 졸업을 할 상황이다.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이 야구팀을 좋아하는 가이온지는 입시를 앞두고 있지만 꼭 한번 시합에 나가고 싶어 전국대회 4강까지 오른 요코테와의 시합을 꿈꾼다. 물론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인맥을 동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3학년과 1,2학년의 야구시합을 본 교장선생님은 팀 플레이를 하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본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노부니시와 미도리가와가 문제다. 노부니시는 탈퇴서를 내면서 이기적인 다쿠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말을 모조리 뱉어낸다. 팀워크를 강조한 야구부 고문 오토무라이 선생에게 왜 다쿠미의 행동을 묵인하는지 따지면서 말이다. 막강한 배터리를 이끌고 전국대회에 나가고 싶은 열망을 가진 오토무라이의 마음속엔 역시나 다쿠미의 행동을 용인한게 맞으니까 사실을 말하는 노부니시를 잡지도 못한다.
다쿠미가 투수로 마인드에 서는 시합을 본 것은 나로서는 처음이다. 학년 대항이라고 해도 가슴이 떨렸다. 그래도 삼진아웃 퍼팩트로 나갔다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보는 사람으로서는 재미가 없었겠지만 일단 1학년이 3학년을 상대로 이겼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이젠 요코테와의 시합이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야구만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왜이리 장해물들이 많은 것일까. 야구를 좋아하지만 학교의 문제도 생각해야 하는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요코테와 시합에 나가게 되고 그런 야구부의 모습을 교장선생님은 물론 요조 할아버지도 함께 보게 된다. 과연 4권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쿠미의 말대로 퍼팩트하게 이 게임을 이겼으면 좋겠는데 혼자만 하는 야구가 아니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걱정이 된다.
그래, 이젠 더 강해지는 거다. 다쿠미의 공을 받아내지 못한 고를 배려해 힘을 빼버린 공을 던진 다쿠미, 고와 다쿠미의 거리는 18.44미터지만 그 마음이 거리는 더 멀어져 버렸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의 사이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겠지만. 직접 눈으로 이들의 시합을 보지 못하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힘내, 다쿠미. 그리고 나가쿠라 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