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 - 청소년 성장 장편소설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1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800만부 이상이 팔렸다는 배터리를 이제야 만났다. 그런데 '배터리'의 뜻이 무엇일까. 야구용어에 대한 지식이 짧아 이 책 읽기를 주저했는데 제목부터 막힌다. 그래서 찾아보니 배터리란 야구용어에서는 "포수와 투수를 묶어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흠 이제야 포수인 '고'와 투수인 '다쿠미'가 왜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알 것 같다.

 

아버지가 직장에서 좌천되어 내려오긴 하지만 어머니의 고향집에 내려온 것은 운명적인것 같다.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모든 것을 그만 둔 전설속의 명감독인 요조 할아버지의 집으로 가기 때문이다. 늘 병치레가 잦고 몸이 약한 세하는 이 곳에 와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불태운다고 하니 너무 의지가 강한것으로 표현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자신의 건강때문에 늘 노심초사하는 어머니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니 강한 표현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나는 무언가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현실에 안주해버린 나는 그래서 세하가 참 부럽다.

 

타고난 투수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하의 형 다쿠미, 아직 중학생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실력이 어른 못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이 취급 받을때 그 감정을 다스리는게 쉽지 않다. 닫혀버린 마음, 야구에 빠져 가족들도 챙기지 않았던 요조 할아버지로 인해 어머니는 다쿠미가 야구를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능력이 탁월해서일까. 다쿠미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세하만 챙긴다. 이것이 또 다쿠미에게 상처가 되었겠지. 그런데 세하가 다쿠미처럼 야구를 하고 싶어하니 이젠 다쿠미까지 미워질 지경이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싫어했던 '야구'가 가족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간다는 것을, 그저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솔직히 안하무인인 다쿠미의 이기적인 성격에 나도 몇 번 짜증이 난다. 야구를 함에 있어 포수와 투수만 있는 것이 아닐텐데 다른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면서 이후 최고의 배터리가 되기 위해 아이들과 어떻게 화합해 나갈지 기대감도 생긴다. 분명 변할 것이다. 지금도 야구공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세하로 인해 그 마음이 허물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늘 유쾌하고 사려깊은 나가쿠라 고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조금씩 배우고 있으니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다쿠미, 다쿠미의 공을 잘 받아내는 고,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약한 몸으로 세하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분명 꼭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로치 고개가 보이는 이 곳에서 아이들은 야구를 어떻게 지켜낼까. 야구를 관두게 하고 공부에 전념시키려는 고와 에토의 부모들을 보니 지켜내는게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있다면 무엇인들 못할까. 아직은 어른들이 다쿠미에게 너무 냉정하게 대하는게 마음에 걸린다. 닫혀버린 다쿠미의 마음이 언제쯤 모두 열릴지. 또 다른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지만 나는 벌써부터 2권이 기대된다. 서로에게 배터리가 되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믿어가는 그 과정에 나도 함께 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