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다리 아저씨 - 슬픔 속에도 기쁨이, 완역특선
진 웹스터 지음, 민병덕 옮김 / 정산미디어(구 문화산업연구소)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키다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의 마음속에도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동경이 자리잡고 있었나 보다.이 책을 읽으면서 주디가 되어 보고 싶었다. 고아원에 있는 제루샤 애벗의 대학 등록금을 후원하겠다는 이사님이 한 분 계시단다. 그런데 그분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잠깐 스치듯이 본 키가 아주 컸다는 것 뿐, 그래서 제루샤는 그 분을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른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한달에 한번 편지로 자신의 학업상황, 근황에 대해 알리는 의무가 있는 제루샤, 그녀는 자신의 애칭을 '주디'로 정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답장 한번 보내지 않는 키다리 아저씨. 어떻게 참을 수 있었을까. 발랄한 주디의 유쾌한 편지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풋~하고 웃음이 터져나오고 그녀와 편지를 주고 받고 싶어지는데 말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주디, 고아원에서의 생활을 적은 '우울한 수요일' 작문이 이사님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읽혀지고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편지를 보면 '우울한 수요일' 작문을 어떻게 적었을지 대충 짐작해 볼 수가 있다. 편지 중간 중간에 그림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땐 어찌나 귀엽게 그리는지 주디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키다리 아저씨의 책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대충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정말 키다리 아저씨가 누구지?"하며 관심을 쏟게 된다. 주디도 나만큼이나 무딘 감각으로 가까이에 있는 키다리 아저씨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히려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 같다. 훗날 키다리 아저씨를 직접 만났을 때 주디의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 주디에게 관심을 보이는 저비 도련님, 그녀와 자주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쯤되면 대충 눈치를 채게 된다.
다른 남자와 시간을 보내는게 못마땅하여 록윌로 농원으로 가길 원하는 모습에서 남자로서 주디를 생각하는 저비 도련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혹자는 주디를 신데렐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고아로 태어나 한 자산가의 도움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질투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작가가 되고 도움 받은 돈을 갚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전혀 우리가 생각하던 이미지와 다르다. 고아라는 조건속에 불행하게 자랄수도 있지만 늘 밝은 모습을 보이는 주디, 그녀는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렇기에 복을 받은게 아닌가 생각되어 여느 동화책속의 주인공처럼 그녀가 행복해지길 바라게 된다.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는 이런 로맨스에 열광하게 된다. 그들의 순수한 사랑이 부럽다. 주디가 늘 지금 이 모습을 간직하고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삶에 때론 시련이 찾아와도 잘 극복하여 그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