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책 제목이 "왕국"이지? 역사를 다루고 있는가 했는데 책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1권을 다 읽은 지금 도대체 알 수가 없다. 3권까지 읽으면 알게 될까. 선인장의 이름을 가진 '시즈쿠이시'는 할머니와 산에서 사람들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약초를 팔아서 살아왔다. 두 사람만의 세상에서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왔지만 산기슭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산의 균형이 흐트러져서 약초의 약효가 줄어들고만다. 이 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게 되는 시즈쿠이시. 할머니는 인터넷으로 메일을 주고 받던 남자와 함께 살기 위해 몰타 섬으로 간다. 할머니가 메일을 주고 받아? 시즈쿠이시만큼 나도 낯설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나와서도 여전히 선인장들과 함께 하는 시즈쿠이시. 선인장들과 소통하는 듯 보인다. 물건으로 사람들의 점을 봐주는 가에데의 어시스턴트가 된 것은 어쩌면 운명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시즈쿠이시는 신이치로를 만난 것이 운명적이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첫눈에 좋아지고 그날부터 함께 자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나는 전혀 운명적인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시즈쿠이시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고 사람들의 체취를 맡아 그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면 예사롭지 않아 누굴만나든 평범한 만남은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키친" 밖에 읽어보질 못했는데 읽으면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즈쿠이시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를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물어뜯고 경쟁하는 이 사회에서 그녀가 있는 곳만은 평온해 보여서 나도 덩달아 위로받는 것을 보면 치유력이 있는 것 같다. 3권중 단 1권만을 읽은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왠지 이 책은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안드로메다 하이츠는 대체 무슨 뜻일까. 도통 모르는 것 투성이인 이 책이 얇아서 금세 읽을 것이다 예상했는데 의외로 음미해야할 글들이 많아서 쉽게 읽어지지 않았다. 3권으로 각 권 나눌 필요가 있나 싶게 얇아서 들고 읽기 힘들지 않기는 하더라. 2권이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은 1권만으로도 결말을 맺는 듯한 느낌이 든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속에 살아가는 인간이고 보면 사막에 홀로 서 있는 선인장처럼 외롭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가에데와의 만남, 불에 타 죽을뻔한 선인장들 몇 개를 살 수 있게 도움을 준 가에데는 앞으로도 시즈쿠이시에게 귀인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이렇게 점을 잘 보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내 물건 하나 들고 가서 물어보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그러나 가에데는 지금까지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만 미래는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정확한 미래를 알 수 없어 시즈쿠이시가 가진 선인장들을 모두 살리지 못했으니까. 거의 보이지 않는 눈을 가졌지만 마음과 영혼을 보는 가에데, 선인장과 소통하는 시즈쿠이시, 신이치로 이 세사람은 적막한 이 세상에서 그래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시즈쿠이시는 할머니처럼 사람들을 치유해 줄 능력이 있을까. 험난한 이 세상에서 쓰러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