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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찾은 아이들 - 열세 살 딩카족 소년의 기적과도 같은 19년간의 여정
존 불 다우.마이클 S. 스위니 지음,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남부 수단을 휩쓴 내전으로 가족도 없고 정착할 곳도 없는 아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1987년 둑 빠유엘에 폭격이 시작되었을 때 존 다우는 아브라함을 아버지로 착각하고 그 뒤를 따라 도망친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젤라바(아랍계 군인)를 피해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죽을 것 같이 힘든 길을 걸어간다. "정녕 신은 우리들을 버린 것일까" 존은 끊임없이 자문하며 젤라바의 공격을 피하여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기고 남민캠프에 도착한다. 그 곳은 집이나 울타리는 물론 사람들이 정착해 사는 곳이라는 흔적을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지만 안전한 장소에 오게 되어 얼마나 안도했던가. 하지만 존에게 내려진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피난처 제공과 유엔의 식량 전달을 허락했던 에티오피아도 내전에 휘말렸던 것이다. 군인들을 피해 길로 강을 건너 도망치던 난민들 중 많은 이들이 죽음을 맞았다.
존 다우는 카쿠마에서 희망을 느낀다. 열여덟 살에 초등학교 1학년이 된 것이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전쟁의 포화속에서도 존은 행복하다. 난민 캠프에 있지만 딩카족의 전통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아이들, 그 속에서 존은 미국 입국의 꿈을 키운다. 가족과 친척들 중 그 누구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존에게 미국은 입국을 허가하고 미지의 나라 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다. 미국에서 보는 모든 것들이 어리둥절한 존, 그러나 그는 눈을 빛내며 모든 것에 적응하며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이런 혜택을 받는 것은 분명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러큐스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이젠 존에게 시련은 없는 것일까. 존의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져 남부 수단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계에 알려지고 생존해 있는 가족들도 찾게 되어 이젠 더 이상의 고통과 아픔은 없는 것 같다. 매일 밤 아브라함과 도망치는 그날 꿈을 꾸지만 딩카 족들이 모여서 행복하게 살던 옛 기억은 늘 가슴속에 남아있다.
존이 가게 되는 미국은 이 책에서 꿈의 나라로 여겨진다. 모든 기회가 열려져 있는 곳, 노력하는만큼 살 수 있는 곳으로 보여져 읽는 동안 조금 불편하다. 기독교에 대한 종교이야기도 남부 수단이 그렇게 되고 종교에 의지하여 희망을 보는 그들이기에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존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고 책 또한 미국의 울타리 안에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살아가는 것조차 힘에 겨웠을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을 다시 찾아준 미국이니 존에게는 물론 난민 캠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곳은 낙원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낳고 자란 곳을 잊지 못하고 낯선 곳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무리 좋은 곳에 살지만 늘 고향을 그리워하기에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존이 살아 생전 자신의 고향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니 행복이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리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그들은 행복했다. 이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한사람이라도 더 알아준다면 남부 수단인들은 앞으로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