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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런둔의 비밀 1
데이브 배리 & 리들리 피어슨 지음, 그렉 콜 그림,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피터팬 전편 시리즈의 완결판"
이제야 마지막까지 왔다는 안도감과 피터팬과 몰리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서운함이 교차한다.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에서 공포심을 안겨 준 옴브라경이 살아있다니, 앞으로 피터팬과 옴브라경의 대결이 쉽지 않겠다. 하늘에서 별가루가 떨어지고 이것을 반환하는 과정, 악의 무리들이 이 별가루를 이용해 세상을 어떻게 만들려는지 모든 것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림자를 통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내는 옴브라경, 그를 대적할만한 사람은 역시 피터팬뿐이겠지. "피터팬과 그림자의 도둑"이 나온후 이 책이 나오니까지 세월이 많이 흘렀던 탓인지 친절하게 전편의 내용을 설명해줄땐 고맙기까지 하다. 알고 있는 내용을 알려주는지라 조금 지루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기에서 피터팬은 영웅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자보프 3세(이사람을 말할땐 손가락 3개를 꼭 펼쳐야 한다.), 글로츠 박사, 옴브라경은 별가루를 이용해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한다. 물론 자보프 3세는 세상을 지배할 욕심에, 글로츠 박사는 자신의 발명품의 성능을 보는게 목적이겠지만 옴브라경은 지구를 파멸시키고 빛의 무리들을 없애버리는게 목적이다. 자보프 3세가 이 일을 알았다면 동조를 하지 않았겠지만 이제 옴브라경이 바라는대로 세상이 파멸되고 온통 암흑천지가 될 것인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몰리와 레오나드의 위험뿐 아니라 이번엔 말러스크 섬에도 위험이 발생했다. 전갈족이 쳐들어와 말러스크인들의 목숨이 위태롭다. 전갈족들을 멋지게 물리치면 좋겠지만 수적으로 열세인 말러스크 인들은 포로가 되어 전갈족의 감시하에 다이아몬드를 캐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뜬금없이 다이아몬드라니, 하지만 피터팬이 살아가는 낙원과 같은 이 곳에도 현대의 물질만능주의가 파고들어 가는 듯 해 안타깝지만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 주기에 불안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전갈족으로 인해 해적과 말러스크인들의 화해가 이루어지지만 역시 '후크'로 인해 다시금 적이 되어 긴장된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선장대리였던 '스미'가 빛나는 진주를 도와주었기에 이전의 험악한 분위기가 되진 않을 것이다. 악랄한 해적들이 아닌 어리숙하고 정이 많은 해적들이 이 일을 통해 말러스크 인들과 함께 살아간다면 더 좋았겠지만 후크를 향한 의리와 자신들은 말러스크인들이 아니라는 생각때문에 다시 해적들의 소굴로 돌아가게 된다. 말러스크인들이 살아가는 섬, 이곳에 이방인들은 피터팬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책도 읽고 싶고 푸딩도 먹고 싶은 제임스, 터비, 토마스, 프렌티스가 레오나드를 따라 떠나는 모습은 피터팬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영원히 아이로 살아가야 하는 피터팬, 다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을 보는 건 분명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 완결편에서는 우연히 일어난 일은 하나도 없다. 모두 운명적으로 엮어진 일들, 악의 무리들은 모든 것들을 계획하에 진행시켰고 그로 인해 피터팬의 부모님들까지 이들에게 희생당했다.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피터팬은 자신의 가족들이 누군지 알면서도 이 곳 말러스크 섬을 떠나지 않는다. '조지'의 멋진 배 조종술, 하늘을 날아다니는 배, 팅크벨의 몰리에 대한 끝없는 질투심, 그리고 레오나드와 함께 떠나는 아이들이 그리워질 것이다. 이후 몰리와 조지는 어떻게 될까. 몰리는 언젠가는 자신을 찾아줄 것이라 믿는 피터팬을 기다리고 있겠지? 아이들이 악한 무리와 맞서 싸우다 보니 위험한 장면이 많아 조금 불만이지만 역시 순수한 아이들이야말로 악의 무리와 싸울 수 있는 자격이 될 것이다. 피터팬이 몰리의 곁에 있길 바라는 마음과 영원히 소년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지만 이 책을 덮을때쯤 나는 벌써 이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