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연애
우메다 미카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나의 가까운 친구가 연하를 사귀고 있다고 말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들까. 연애만 한다면 모를까 결혼에 대해서는 조금 심각하게 고민해 볼 것을 권유하겠지. 물론 속마음은 엄청 부러워하면서 말이다. 아사코와 미나코는 절친한 친구사이로 최근 똑같이 연하와 연애를 하고 있다. 딸 사키를 키우는 싱글맘 미나코는 현실을 고려하여 조금은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함에도 예전에 여름을 함께 보냈던 안정된 직업을 가지지 못한 에이타를 만나고, 아사코는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으로 여덟살 어린 부하직원인 노부유키를 만나고 있다. 두 사람은 연하를 만나는 비슷한 연애를 시작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연봉이 높은 아사코는 부하직원 노부유키가 상하이로 떠날 때 선뜻 따라가겠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이제까지 쌓아올린 자신의 자리를 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아이는 갖고 싶기에 더 늦기전에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안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직장, 이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아사코의 마음은 분명 욕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20대와 30대의 마음은 그런 것일까.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기엔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은 30대. 노부유키를 따라 상하이로 가는 하루카를 보며 아사코의 마음이 쓸쓸해지는 건 어쩔수가 없다.

 

"연하남과의 사랑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과연 해피엔딩이 될 확율이 얼마나 될까. 남자가 나이가 많은 경우에도 해피엔딩이 될 확율이 낮을 수도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역시 연하남과의 사랑은 힘든 조건에서 출발하기에 주위에서 우려의 말을 하게 된다. "마음이 따라가는 건 역시 어린 여자에요. 남자란 동물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거든" 이라며 오사무나 노부유키가 하는 말을 볼 때 역시 연하남과의 연애는 현실적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사랑이 이루어졌을때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사코가 노부유키와 만날 때부터 나는 이미 이 둘이 이루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노부유키를 향한 아사코의 마음이 진정 사랑이었을까, 단순히 외로워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노부유키에게 마음이 기울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아사코의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해 버린 것 같다. 아사코가 노부유키를 쉽게 떠나보내면서 노부유키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지 않았기에 자신의 것을 잃지 않으려는 조금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며 역시 열정적인 사랑이 아니었다고 생각 해 버린다. 노부유키 또한 누나같은 포근함을 원했던게 아닐까. 물론 아사코를 만났을 때 행복하다고 했지만 주위를 의식하고 점점 거리를 두는 노부유키를 보며 그 또한 사랑에 대한 열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와 다르게 딸 사키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미나코에게 다가온 에이타를 보면 이들의 사랑은 굳건하고 또 핑크빛으로 행복하게 결말을 맞을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한다. 미나코와 아사코, 그럼 이 두사람은 무엇이 달라 이렇게 결말이 달라진 것일까. 미나코는 누구나 알아주는 직장을 다니지 않아서 사랑을 선택하는데 있어 아무런 장애도 없어서? 아니, 문제는 마음이다.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아사코와 노부유키에게 없었던 열정과 마음이 미나코와 에이타에겐 있었다. 유행처럼 번져가는 연하연애, 나이가 많음에도 어린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설레이고 꿈같은 일이지만 단순히 그저 잠깐의 흥미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 아직은 사랑을 시작할 때가 아니다. 좀 더 성숙한 마음이 생겼을 때 연하든 연상이든 동갑내기든 만나야 하지 않을까. 단지 외로워서, 누가 연하를 만나니까란 이유로 사랑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그 누구를 만나든 결말을 생각하지 말고 그 사랑에 열정적인 마음을 담아라. 이것은 내게도 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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