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vol. 2 - 세상 모두를 사랑한 여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지문환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마츠코가 이해되지 않았다. 터키탕에 일하며 기둥서방인 오노데라를 살해하고 자살하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만난 이발소를 경영하는 시마즈에게 안기며 함께 살아가는 마츠코, 두달여동안 함께 하는 동안 그와 함께 한 시간이 사랑인줄 알았을 것이다. 살인을 저지른 마츠코는 시마즈가 자신을 기다려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교도소에서 미용기술도 익힌다. 이것이 8년간의 갇힌 생활의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며 참아 온 세월이었다. 하지만 출소 후에 시마즈를 찾아간 마츠코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시마즈를 보고 발길을 돌리고야 만다. 이런 상황의 마츠코가 '아카네' 미용실에서 예전 교사시절 학교에서 쫓겨나 집에서 뛰쳐 나오게 만들었던 원인제공을 했던 '류'를 만난 것은 운명도 아니고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류'를 만나고 또 그에게 몸을 맡겨 버리는 마츠코, 참 충동적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얼마나 외로우면 저럴까 싶지만 오히려 그런 그녀의 집착으로 '류'는 그녀에게 무서움을 느껴 멀리 떠나버리게 되니 이것이 그녀가 자신의 인생을 손안에서 놓아버리는 시발점이 된다.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마츠코가 메구미처럼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랬던 것 같다. 읽는내내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마음이 불편했으니까. '류'가 교도소에서 출소하고 그녀와 단란한 행복을 가꾸었다면 지금 마츠코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지 않고 행복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류'는 자신과 마츠코를 그렇게 만든 원인제공자를 스스로 처단할만큼 마츠코에 대한 마음이 진실했기에 이제는 마약을 끊고 마츠코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는데 둘의 관계가 어긋난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순간의 잘못된 결정이 이렇게 미래를 바꿔놓는다면 세상을 살아가는게 무서울 것 같다.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여동생마저 죽고 없는 집이지만 예전의 안락했던 그 집에 돌아가 "다녀왔습니다"를 외치고 싶은 마츠코, 그러나 가족들에게조차 그녀는 이방인일 뿐이었다. 여동생 '쿠미'가 죽을때까지 마츠코를 기다렸기에 "언니!"라고 부르는 쿠미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츠코는 세상을 떠났다. 메구미를 다시 만나 새롭게 인생을 살아보려 결심했을때조차 그녀에겐 더이상 선택할 삶이 남아있지 않음에 내 마음조차 진정이 되지 않는다. 어느새 어두운 곳에서 그저 잊혀져 갔을 마츠코는 '쇼'에게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을 받아가고 있었다. 불쌍하기만 한 그녀의 인생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제는 먼 하늘나라에서 웃음짓고 있겠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의 모습, 터키탕에서 몸을 파는 모습, 교도소에 들어간 한 남자를 기다리는 모습 등 어느 것하나 마츠코가 담기지 않은 모습은 없다. 모두가 그녀가 선택했던 삶이었다. 불꽃 같이 살아갔다고 말해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아직도 나는 그녀의 충동적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늘 '사랑'을 선택한 마츠코의 처절하고 쓸쓸한 인생은 그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