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
마쓰히사 아쓰시.다나카 와타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애니메이션 각본가 미하루의 첫사랑 맺어주기 대작전(?)
이 책의 제목을 달리 써 본다면 이렇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어릴적부터 사랑하게 된 마키에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조차 힘들지만 큰 용기를 내고 고백하는 미하루, 그러나 하필 그 전날 마키에는 헤어진 옛 애인 에지마와 다시 사귀게 되어 미하루가 고백하는 순간 그는 차이게 된다. 분명 그의 마음을 거부했음에도 심심하거나 무슨 일이 있을때면 친구라는 명목으로 미하루를 불러내는 마키에를 보며 '너무 잔인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이런 만남에도 가슴 설레며 달려나가는 미하루를 보니 저렇게라도 만나는게 좋지 않나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애니메이션에 담아 표현하는 미하루,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현실에서는 실패해도 애니메이션은 해피엔드? 아니면 결말과 같이? 점점 미하루에게 끌리는 마키에를 보며 이들의 결말이 핑크빛으로 끝나게 되지 않을까 짐작하게 되나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평소 이들의 이야기조차 대본을 보는 듯 행동 하나하나, 마음 하나하나 세심하게 배려하여 표현하는 것을 보며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미하루와 마키에가 만나지 못하고 엇갈리게 되는 장면에서는 이런 표현이 가슴을 졸이게 만들어 긴장감을 고조시켜 작가를 원망하는 마음까지 생기게 된다. 바로 옆에서 스치듯 지나가게 만드질 않나, 서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추억의 장소로 가는 것조차 엇갈리게 하니 내 가슴만 시커멓게 타 들어가는 것이다.

  

우연히 키스를 하게 된 미하루와 마키에, 분명 마키에는 "뒤로 빼지마라"는 말을 전했는데 거부하는 것으로 알아 듣는 미하루, 이대로 미하루는 마음을 정리하고 마는것인지, 안타깝다. 거기다 미하루를 좋아하는 노리코의 존재로 인해 설마 삼각관계까지?? 아니지, 이건 아니잖아. 제발 미하루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 주세요.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지려나. 둘 너무 사랑하는데 운명의 장난으로 엇갈려 맺어지지 못한다는것은 말도 안된다.  

 

마키에의 가족들이 어릴 적 미하루가 마키에를 어떻게 좋아했는지 기억해 내며 마키에의 미하루에 대한 사랑이 점점 커져 나가게 된다. 마키에가 만들어준 부케를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미하루, 비록 당당하게 좋아한다 고백할 용기도, 끌어당겨 안을 용기도 없지만 뚝배기 같은 그의 사랑을 보며 마키에가 참 부러웠다. 그렇게 오랜시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꽃집 점장인 마키에는 너무나 바빠 사랑할 시간도 없다고 푸념하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봐 온 미하루가 있었으니 외롭다고 노래를 부르던 그 때 마키에를 바라보는 독자들은 "그녀가 참 행복해 보인다"고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이 둘을 이루어지게 해 준 료헤이나 료코가 없었다면 이들의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아마 독자들의 가슴만 아프게 했을 것이다.  

 

미하루와 마키에의 사랑을 보면서 나도 가슴 두근거리던 때를 기억하게 되고 가슴아플 때도 많았던 그 사랑에 마음을 주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힘들고 가슴 아프지만 '사랑'에 맹목적으로 손을 뻗게 하는 힘은 아마도 단 한순간의 떨림과 설레임 때문이 아닐까. 그때 그 느낌을 잊지 못해 상처받으면서도 사랑이 다가오면 또 한걸음 다가가게 되는 것이 사랑의 힘일 것이다. 오래 묵혀둔 사랑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미하루를 통해 나의 마음도 잠깐의 설레임에 마음을 맡겨본다. 앞으로 이들은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까.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헤쳐나가겠지만 더이상의 아픔은 없었으면 좋겠다. 뭐 시련이 있어야 그 사랑이 더 단단해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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