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에서 만난 다구치를 여기서 또 만나게 되니 참으로 반갑다. 자칭 다구치의 스승이라는 시라토리도 나오니 역시 기쁘다고 해야하나, 다구치가 들으면 아마 기겁을 하겠지만 역시 이 두 사람의 활약이 기대된다.

 

망막아종,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아야 하는 미즈토, 그의 아버지는 미즈토의 치료를 거부하고 동의서에 사인하는 것조차 거부한다. 미즈토의 담당 간호사 사요가 미즈토의 아버지를 만나 겨우 동의서를 전달한다. 아들의 치료를 거부하는 아버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물론 안구 적출을 거부하는 미즈토와 의견을 같이 한다고 해도 하루라도 미즈토가 더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사요 뿐만 아니라 다른이의 마음도 한결같지 않을까. 동의서에 사인 해 주겠다는 말을 하며 사요를 만나길 원하는 미즈토의 아버지, 음흉한 속셈이 보이지만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날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는 미즈토의 아버지, 해부당하고 토막난채로 발견되는데.......역시 사요가 범인인 것일까. 아마 이것이 이 사건의 시작일 것이다. 

 

미즈토도 미스터리 책들을 읽으며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서 읽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용의자로 생각되고 사요 또한 경찰에게 심문을 받게 된다. 단지 미즈토가 자백한 것과 같이 모든 정황은 미즈토가 범인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어 시라토리와 가노는 미즈토와 사요의 공범의 소행으로 보기에 증거를 어떻게 알아낼지 난감하기만 하다. 여기에서 시라토리의 활약이 시작된다. 사요가 미즈토의 집을 빠져나온 시간으로 보면 도저히 밤에 살해 당한 미즈토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볼 수가 없다. 거기다 미즈토에게서 피가 묻은 사요의 장갑까지 나오니 이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지는 듯 하다.

 

안구 적출을 해야하는 미즈토와 아쓰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유키, 그리고 히데마사, 다구치는 이 4명의 소아과 환자들을 부정수소외래로 불러 진료를 하게 된다. 다구치는 역시 순수하다고 해야하나, 히데마사와 하이퍼맨 바카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알코올 중독자에게 지구 평화와 안전을 맡기고 있는 현실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을 다구치에게 보낸 네코타의 생각이 정확했음을 알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난 병원에서 중심이 되는 다구치의 진료실, 사요가 노래를 부르면 청각이 반응하는 것이 아닌 시각적으로 동영상을 보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것이 이 사건과 관련은 없지만 자신이 겪었던 일을 사람들에게 노래를 하며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사건의 핵심은 다른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증거로 채택되지는 못한다. 솔직히 나는 사요가 "아베마리아"를 불러 아이들의 망막아종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눈 앞에 영상이 떠오르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미즈토를 향한 사요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을 지켜주는 미즈토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미즈토의 감정 또한 사요에게 향하고 있었다고 해도, 미워하는 아버지를 아무렇지 않게 칼로 찌른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거기다 해부에 토막까지, 14세에겐 너무 끔찍한 일이 아닌가. 안구 적출을 하고 더 살아야 할지, 그냥 이대로 죽을지 결정하지 못한 미즈토에겐 이 사건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포기하려던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으니까. 사건의 본질보다는 다른 이야기가 끼어든 느낌이 많이 든 책이었지만 바티스타 스캔들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다구치는 친숙하게 다가왔다. 미즈토에게만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사요, 미즈토에게 기쁨과 행복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을 미즈토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죽은 미즈토의 아버지를 불쌍하게 생각해야겠지만 악인으로 등장해서 그런지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안구 적출을 해야하는 미즈토의 상황이 크게 부각되어 그런 모양이다. 앞으로 사요와 미즈토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마음의 안정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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