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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순간 이동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기억하는 장소라면 어디든지 간다"
정말 매혹적인 말이지 않는가. 몸이 피곤해서 꼼짝하기도 싫을 때 회사에 가야 한다면 순간 이동능력으로 가고, 데이비드처럼 뮤지컬 보다가 화장실 가고 싶으면 긴 줄을 기다리기 않고 집에 가서 볼일 보고 다시 오기도 하고, 여행갈 때도 가뿐하게 몸만 갔다가 필요한게 있을 때 집으로 점프하는 것은 참으로 유용한 일인 것 같다. 자주 점프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시키지 못하는게 문제고 은행에 있는 돈을 턴 데이비드를 보면 범죄의 길로 빠지기도 하니 큰일이긴 하다. 뭐 그래도 유혹을 이겨내는 강인한 마음이 있다면 이런 능력도 괜찮지 않을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때론 큰 불행을 몰고 오긴 하지만 점프 능력으로 인해 인류를 구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은 하나의 과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의 혁대 버클로 구타를 당하는 데이비드, 생명을 위협을 느꼈을 때 자신이 익숙하게 생각한 스탠빌 공공 도서관에 와 있었다. 이것이 첫 번째 점프였다. 이때까지는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신에게 병이라도 있는지 무서웠겠지만 위급할때 또 점프를 함으로써 이 능력을 아주 적절하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겁탈하려한 토퍼를 골탕 먹여 준 것은 참으로 통쾌하고 어머니 메리가 테러범에게 죽게 되었을 땐 왜 어머니에겐 점프 능력이 없었는가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점프 능력이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테니까. 이제야 겨우 사랑하는 여자 밀리를 만나고 어머니와 재회하여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데 어머니의 죽음은 너무 큰 시련으로 다가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숙해지고 다른 이들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데이비드는 이제 평범한 사람이 아닌 '영웅'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밀리가 옆에 있으니 어떤식으로든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점프 능력이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불행을 몰고 오고 이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손길을 뻗치는 사람을 보면서 세상이 무섭게 느껴진다. 데이비드처럼 그리핀도 점프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데이비드와 다른 것이 있다면 그리핀은 부모님들이 그리핀을 보호하기 위해 점프 능력을 쓰지 말 것을 주의시키고 보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핀의 이 능력으로 인해 부모님이 살해당하고, 자신을 보호해 준 사람들에게도 해를 끼치게 되니 마음속에 복수심을 품게 된다고 해도 뭐라 말할 수 있으랴. 그저 마음만 아파올 뿐이다.
자신을 지키고 가까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힘을 키울 필요가 있지만 개인적인 복수심을 누른다는게 쉽지가 않다. 이런 능력을 진정으로 이해하며 다가오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핀도 마음이 통하는 소녀를 만나게 되지만 이후 자신이 걸어가야할 길은 외길이 될테니 얼마나 험난할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리핀도 데이비드처럼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내어 살아가지 않을까.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진 못하겠지만 개인의 복수를 위해 이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분명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점프 능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이렇게 평범한 나의 모습이 좋다. 다만 점프 능력을 한시적으로 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요긴하게 쓸 수 있을 때 쓰게 된다면 그것도 좋을텐데, 역시 이런 일이 생기진 않겠지? 데이비드와 그리핀을 보면서 내가 악당을 물리치는 기쁨을 함께 가져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볼까 한다. 그나저나 나는 점프를 할 수 있다면 첫 번째로 어디로 갈까나, 남편 회사에 가서 놀래켜 주기? 아, 너무 평범하지 않은가. 역시 난 평범하게 살아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