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에 사는 사람들 - 무한카논 1부 ㅣ 무한카논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이루기까지 난 현재의 내 사랑만 있는 줄 알았는데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내 부모님들의 사랑으로 내가 태어나고, 더 위로 올라가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사랑으로 어머니가 태어났으니 그 사랑의 끝을 향해 더듬어 가다 보면 그 끝을 헤아릴 길이 없다. 블랙홀에 빠진 듯 그 끝을 알 수 없는 "사랑"의 시작을 더듬다 보면, 이 책의 무한카논 시리즈의 일족 4대의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이야기 "혜성에 사는 사람들"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후미오가 아버지 가오루의 무덤을 찾아 앙주 고모를 만나 4대에 걸친 사랑이야기를 듣게 된다. 물론 아버지 가오루의 첫 사랑 후지코의 이야기를 그리 맘 편하게 들을 순 없을 것이다. 한 곁에 버려진 듯한 자신과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날테니까. 그러나 역사속에 어우러지는 사랑이야기는 듣는이로 하여금 그 사랑의 애틋함에 가슴이 아파온다.

 

이 책은 '무한카논'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바탕으로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시간을 배경으로 돌고 도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가슴을 울리는 사랑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랑의 끝은 그리 행복하지가 않다. 후미오가 앙주 고모가 거처하는 집으로 갔을 때의 분위기란 분명 핑크빛 사랑을 이야기 하진 않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음침하고 어두운 곳으로 묘사된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가고 홀로 남은 앙주 고모는 왜 이곳에 남아있는 것일까.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누군가에게든 들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역사속에 존재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이렇듯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하기에 그들을 이야기들 듣는 마음이 그리 편하지가 않다.

 

아버지 가오루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더 윗대까지 거슬러 올라 그 사랑을 이야기 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 가오루가 앙주 고모의 집으로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 하자면 가오루의 아버지 구로도에 대해서, 그리고 구로도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 시작은 끝을 알 수가 없다. 말그대로 무한히 계속되는 카논처럼 그려지는 것이다. 인생이 끝나면 그 사랑도 끝나는 것이라 생각했던 내 오만한 생각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철저하게 파괴되어 버린다. 가오루와 후지코의 사랑이 어떻게 이어질지 숨 죽여 바라보면서 "영원한 사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텔레비전에 길들여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행복한 결말만 원하며 세상을 바라본 것은 아닌지. 나를 통해 이어질 사랑은 또 어떤식으로의 결말을 보이게 될지 궁금하지만 그 사랑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몫일뿐, 지금의 내 사랑에 무한히 이어질 "사랑'을 생각하며 현재의 이 삶에 충실하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