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요시노에게 왜 마음이 머물지 않는 건가. 물론 타인에 의해 삶이 마감된 그녀에게 동정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남 사이트를 통해 남성들을 만나고 돈을 받는 생활을 해 온 그녀이기에 "잘 죽었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늘 거짓말을 하는 그녀에게 진실을 찾아볼 수 없어 나와는 상반된 삶을 살아가는 그녀가 이해가 가지 않아 오히려 그녀의 마지막 숨을 놓아버리게 만든 사람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의 마지막 사랑에 가슴이 아파온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공포에 누군가의 어깨가 필요했을 것이다. "미쓰요를 요시노보다 일찍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행복하게 잘 살지 않았을까. 난 처음에 유이치가 범인이라고 짐작했다. 요시노를 마지막에 만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요시노가 마스오와 연인이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고 그날도 마스오를 만나러 간다고 한 말때문에 경찰에게 마스오가 범인으로 지목되었다는 생각이 들때면 이대로 마스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건은 종결되는 것인가, 쓸데없는 걱정까지 했었다. 역시 "마스오가 행방불명된 상태로 그냥 나타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 나도 내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유이치는 사랑하는 사람인 미쓰요를 보호하기 위해 정말 거짓말을 한 것인가. 폭력적으로 납치해서 끌고 다녔다고 이야기한 그의 모습은 만남 사이트에서 만난지 얼마 안된 미쓰요를 보호하기 위한 마음이 들어 있는지, 그 진실은 본인 밖에 알 수 없겠지만 그가 악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살해된 요시노에게 마음이 가지 않는 내가 악인이라는 생각 뿐. 남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악평을 하고 수군수군 대는 모습을 요시노의 부모님들은 이해 할 수가 없다. 만남 사이트를 통해 남자에게 돈을 받은 딸이라는 말은 충격이지만 누구를 만나든, 어떤 삶을 살았든 자신들에게는 귀하고 이쁜 딸이지 않는가. 그런 딸을 잃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끔찍한 팩스를 보낼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남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에는 아마 나도 포함될 것이다. 연예계 기사를 보고 이런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때가 많으니까.
요시노가 죽은 곳인 미쓰세 고개로 데려간 마스오에겐 왜 아무런 잘못이 없는가. 무죄로 판단되어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를 보니 울컥하는 마음에 할말을 잊고 만다. 물론 요시노의 삶에 문제가 있었지만 사건의 발단은 마스오가 만든것이 아닌가. "그렇게 살면안돼. 그렇게 다른사람이나 비웃으며 살면 되겠어?" 요시노의 아버지 요시오가 던진 말은 가슴에 박혀 떠날줄을 모른다. 그러나 마스오에게 던진 이 말이 과연 그를 깨닫게 했을까.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요시노에 대해 가볍운 말을 던지면서 말이다.
선과 악,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은 모두 악인이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지는 그 앞에 서 보지 않으면 알수가 없다. 여전히 순하고 착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그 누가 장담하겠는가. 뒤늦게 찾아온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면 그날 그날 성실하게 살아가야 하리라. 조금은 덜 악한 인간의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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