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의 법칙 - 싱글을 위한 유쾌한 멘토
에린 토르네오.발레리 카브레라 크라우스 지음, 박은지 옮김 / 책생각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결혼 파도에 굴하지 않고 멋지게 싱글로 살아남는 법!"

정말 화려한 싱글로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 주는 줄 알았다. 멋지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살아가는 커리어우먼을 보여 주는 줄 알았는데 조금 실망스럽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결혼하고 싶다. 멋진 남자 소개 시켜 줘.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다구"라는 절규가 들린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처절하게 멋진 싱글로 살아남고 싶긴 하지만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할때마다 좌절하고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나는 이미 결혼한 30대 주부로 요즘에는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가지고 사회에서 멋지게 성공하며 화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에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가는 그녀들의 삶을 궁금해하며 이 책을 펼쳤다. 그러나 오히려 연애 감정에 억눌리지 않고 가정을 이루어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길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복 받은 길인지 깨닫게 되고 말았으니 늘 친구와 함께 하며 여행을 가고 술을 마시곤 했던 그녀들이 홀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결혼한 내가 뿌듯해졌다.

 

싱글로 살아남는 법을 계속 주장하며 반복적으로 나오는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다. 아까 나온 글을 또 보는 것 같은 느낌에 계속 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모양의 구두들이 그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박스안의 글들은 나이가 들어 그런지 몰라도 읽는 것이 조금 힘들다. 여러가지 예를 들며 때론 발랄하고 유쾌하게, 때론 구슬프게 마음을 나타내는 글들은 톡톡 튀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 읽는 동안 기분은 좋아지지만 그렇게 진지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가진 자의 여유?" 아마 그래서 공감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을 그렇게 강요하는 시대도 아니고 사회에서 제 몫을 당당하게 해 내는 여성들이 많기에 오히려 "싱글로 살아남는 법"이 적혀있는 글들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그러지 못하고 힘겹게 자신과 싸워 이겨내려는 듯한 느낌에 오히려 더 처량하게 비춰지고 결혼을 하는 것이 더 환상적이라는 점이 부각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인생을 살든 하루 하루를 충실히 보내다보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길로 가기도 하는게 인생이다. 싱글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 보다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 그대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멋진 모습이 아닐까.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내가 선택한 길을 팽개치고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이 선택한 삶을 부러워하며 몸부림치며 이겨 나가려고 애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싱글들에게 도움이 된다기 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게 할 책인것 같아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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