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피렌체와 밀라노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다니, 아오이와 쥰세이가 사랑을 나눈 일본보다 피렌체와 밀라노가 가슴에 담기는 이유는 아마도 서로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리워 한 탓일것이다. 아오이는 아픈 상처로 인해 마음에 있는 말들을 아꼈다면 쥰세이는 세세하게 아오이에 대한 그리운 감정을 이야기하고 10년후에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간다. 오히려 이런 쥰세이의 모습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고 10년후의 약속에 매달리는 모습으로 인해 갑갑함마저 느끼게 한다.

 

가슴에 아오이를 담고 있으면서도 메미와 사랑을 나누는 쥰세이 역시 자신의 사랑을 위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으니 세월이 지나면서 메미에 대한 미안함과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을 생각하며 기억이 떠오를때마다 고통스럽겠지. 아니 미안함을 느껴야한다. 메미를 만나면 아오이를 잊을 수 있을줄 알았지만 아오이가 더 그리워졌다고 변명하는 것이 아닌, 용서를 빌어야 한다. 아오이는 쥰세이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면서도 마빈에게는 마음을 담지 않고서도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왜 그랬을까. 어떤 마음으로 그랬을까. 마빈을 사랑한다고 하면 쥰세이를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나도 같은 여자지만 아오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10년후에 만나자는 약속, 그리고 8년간의 긴 이별. 아오이의 이야기속에서는 이 둘의 사랑은 역시 과거속에만 머물고 끝이나는가 싶어 마음이 쓸쓸하더니 쥰세이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8년간의 긴 이별을 과거에 묻어둘 생각이 없는 듯 하여 새로운 희망에 내 마음이 들뜨게 된다. 그녀가 타고 간 열차를 따라잡기 위해 국제특급 열차를 탄 쥰세이. 그녀보다 15분 먼저 도착하여 앞으로 시작될 미래를 아오이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뒤에 일어날 일들은 오로지 두 사람의 몫이다. 과거에 남겨질 것인가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이제 두 사람에게 달렸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하지만 사랑때문에 힘들때면 상대방은 생각지 않고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달콤함은 잠깐이고 서로 구속하고 함께 하는 시간때문에 힘들어지는게 사랑의 모습이라 같은 상황속에 있는 두 사람의 마음을 듣고 있으니 서로에 대한 오해로 인해 헤어지게 된 두 사람의 사랑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몇십년 후에도 함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두 사람이 헤어지고 장난처럼 약속한 10년후 아오이의 서른살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이젠 서로에게 목숨과도 같은 말이 되어버렸다. 피렌체의 두오모를 바라보며, 생각하며 이곳을 올라가게 될 날만을 기다리며 기억속에서 붙잡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그렇기에 앞으로 함께 할 나날들은 과거의 아픈 상처에 매달리지 않고 핑크빛 사랑을 하며 더 열정적인 모습으로 살아주었으면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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