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와 희망의 깃털 - 요정 연대기
J. H. 스위트 지음, 박미경 옮김 / 아트나우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갑자기 날고 싶어졌다. 누군가 내게 "넌 요정이야"라고 말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시절에는 또래친구들과 인형놀이에 빠져 요정에 대한 생각은 해 보지 못한 것 같다. 그저 '공주'만 되고 싶었으니까. 백설공주, 신데렐라를 꿈꾸며 자라온 나의 어린시절.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베스가 참 많이 부러워진다. 색채 감각이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이블린 이모와 함께 지내야할 2주간의 시간이 걱정인 베스, 그러나 이모에게서 "넌 메리골드 요정이다"라는 말을 들었을때 이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이모가 드디어 미쳤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신이 요정으로 변신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을때의 신기함이란, 아마 또 다른 행복이었을 것이다. 이제까지 자신이 봐 왔던 세상이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을테니까.

 

그런데 인간이면 인간, 요정이면 요정이어야지 사람이면서 요정이다? 조금 당황스럽다. "전 여전히 인간인가요?"라고 묻는 베스가 이상한게 아니다. 여전히 영혼이 있는 인간이고 베스에겐 금잔화의 정령도 들어있어 금잔화 요정이라니 조금 억지스럽긴 하다. 내가 너무 어른스러운 것인가. 그나저나 요정으로 변한 에블린 이모와 베스가 참 이쁘다. 요정이라기보다 천사같다. 피터팬을 즐겨읽는 나에겐 이런 모습이 전혀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데 팅커벨이 본다면 시샘하며 싸우려 들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요정이라는 것을 안지 얼마 안되었는데 요정 세상에 문제가 생겼다. '희망의 깃털'을 지키는 브라우니 매튜가 이 깃털을 잃어버린 것이다. 운이 없는 사람 포레스터가 책갈피로 쓰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이 깃털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운이 없는 사람의 집에는 요정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그렘린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봤던 녀석들인 것 같다. 너무 닮았다. 조금 귀엽긴 하지만 요정에게 위험한 존재라니 이 사건을 어찌 해결 할 것인지 궁금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그러나 날개를 가진 요정들이니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

 

궁금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힌트를 준다면 '닥스훈트'가 큰 활약을 한다고 말해줄 수 있다. 요정들은 동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베스가 키우는 '피넛'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것을 보니 정말 내가 사는 세상과 전혀 다른 곳이라 나도 비집고 들어갈 틈을 노려보고 싶어진다. 인간으로 사는 삶과 요정으로 사는 삶, 참으로 행복할 것 같지 않은가. 베스의 부모님들이 요정인지는 아직 언급이 되지 않으나 베스가 요정이란 것이 비밀스러운 이야기인 것 같아 앞으로 베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흥미롭다. 앨런과 베스의 로맨스도 발전이 될 것인가도 궁금하고, 역시 난 이런 내용에 더 관심이 간다.

 

희망의 깃털이 제자리로 돌아와 세상이 이젠 암울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운이 없는 사람인 포레스터도 요정들로 인해 이젠 행복해질 것이다. 요정의 세계에서 안되는 일이 있을까. 사람들에겐 그저 나비로 보이는 이블린 이모, 나비도 함부로 잡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니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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