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아 - 나를 뛰어 넘는다
김영범 지음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역사'란 무엇일까. 한 사람이 살아온 삶도 역사라고 생각되지만 현재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들은 승자가 적었다는 생각때문에 사실 완전하게 신뢰하기가 어렵다. 내나라 역사이건만 이것이 우리의 바른 역사 즉 정사라고 믿을수가 없는 것이다.

 

네 가문의 남자 여섯 사람이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자결하였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인 여우사냥에서 단지 명성황후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일본은 왕과 왕비만 알고 있는 비밀을 찾고자 했다. 명성황후가 왕이 있는 곳으로 뛰어올때 입안으로 뭔가를 삼켰다고 하여 시체를 잔인하게 난도질하여 뱃속에 든 것을 찾아내고자 하고 그 반짝이던 것을 찾기 위해 시체를 불에 태우기까지 한다. 이것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먼저 정말 이것이 사실인 것인가 의심이 들었다. 정녕 목숨을 다해 지키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자결한 여섯사람과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여섯 사람과 명성황후가 지키고자 한 것이 동일한 것이었을까. 

 

위에 사건들을 이야기 하다 갑자기 현재로 넘어온다. 그래서 책을 읽다 급작스럽게 변화된 환경과 세월에 잠시 어리둥절 해진다. 대건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대건에게 전해준 것이 그 옛날 자결한 사람들이 지키려 했던 것과 동일한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수많은 세월동안 아직도 목숨을 바쳐 지키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길래, 자결한 여섯 사람중 인범의 아이를 가진 '연이'에게 이들이 어르신이라고 부른이가 '연이'를 찾아와 형편을 보아주겠다며 보살펴 줄 것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인범의 아이가 아비의 일을 맡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목숨을 바쳐 그들이 지켜내고 있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완용과 데라구치가 집집마다 있는 서책들을 불사르는 장면에선 데라구치가 찾는 것이 서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이야기들이 툭툭 끊어지며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수가 없게 되어 답답해진다. 국민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싶은것일까. 박사장과 대건이가 술자리에서 늘 역사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하며 핏대를 세우지 않았는가.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술자리에서 울분을 토하는 모습에서 나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 화가 나지만 이 두사람이 함께 나누는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기 위함인지 알수가 없다. 장황하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끌어낸다는 느낌이 강렬했으니까.

 

대건이 해 넣은 치아에 무슨 장치가 들어있다는 대목에선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게 된다.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한 것에 난 왜이리 낯선일같이 느껴지는 것일까. 아마도 이 책에 처음부터 몰입할 수 없었기에 그런가 보다. 우리의 바른 역사인 정사를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통해 이것이 꼭 지켜내야 하는 것임은 알겠으나 왜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야만 하는지에 대해선 알수가 없으니 "초아" 이 책은 시종일관 내가 무엇을 알고 느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참으로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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