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라 기담문학 고딕총서 8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슬퍼보이는 여인의 모습에 왜이리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일까. 괴기단편들이 쓰여져있는 이 책은 '붉은 죽음의 가면' 이후 두번째로 만나는 기담문학 고딕총서중 하나이다. 겁이 엄청 많은 내가 괴기단편선이라니 놀랄일이다. 속으로 삼켜야 하는 공포심에 직면하여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오로지 책장을 빨리 넘기는 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인정하려고 하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 유령에 대한 존재는 확실히 없다고 단정짓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이 "그것을 확실히 보았다"고 이야기해도 믿지 않고 좀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 사람들 중 하나이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인정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100% 부정하지도 못한다. 혼자있을때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느낌은 얼마나 무서울까. 선잠을 자다 깼을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책장이 홀로 넘어가는 것을 보았을땐 소름이 끼쳤겠지. 창문도 다 닫힌 그 곳에서 책장이 넘어간다니 자신조차 믿기 힘든 이 현상을 누가 믿어줄 것인가. 방안에 놔둔 물이 다음날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기이한 이 현상으로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 그 무언가에게 '오를라'라고 이름붙여 부르고 그것이 여기저기 장소를 옮겨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준다고 믿는다. 존재하지 않는다고 "미쳤다"고 부정하고 싶은가? 아마 내 안에 있는 공포심이 그것을 부정하라고 말하고 있겠지만 분명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 않은가.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다. 내가 만든 허상이 내 목을 옥죄어 오는 것이겠지.

 

예나 지금이나 괴기소설, 공포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나 보다. 공포영화를 보고 괴기소설을 보며 소름끼치는 것들을 간접경험 하고자 하는 욕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어린시절부터 할머니 곁에 모여 무서운 이야기들을 듣곤 했지 않나. 아마도 내 안에 감춰놓은 사악한 본성을 다른이를 통해 맛보고 싶은 것일까. 이 책에는 기괴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여 약한 정신력으로 공포심에 있지도 않은 것들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쳐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스스로가 파멸해 가는 것이다. 아마 있지도 않은 존재에 대해 인간들이 두려움을 가지는 한 이런 장르의 소설은 끊임없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 '공포'란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도 모두 나 스스로가 만드는 허상임을 알지만 끊임없이 나를 잡아채는 이 느낌은 유쾌하지 않기에 어서 벗어나고 싶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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