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생각하라
정운찬 지음 / 따뜻한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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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서 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왔기도 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내 인생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부끄럽고 아직은 인생을 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에 먼 꿈같은 일로 생각될 뿐인데 '가슴으로 생각하라'를 쓴 정운찬님의 글을 대하고 보니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지금은 어느정도의 위치에 오른 사람의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어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자신에게는 인생의 한부분이겠지만 난 그때의 역사적인 상황도 함께 볼 수가 있어 더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가슴으로 생각하라'

그저 막 내뱉는 말이 아닌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본 사람이 하는 이야기라 가슴을 울린다. 솔직히 너무 부러워서 시샘도 나지만 찬찬히 읽고 있노라니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깊게 생각해 보게 된다. 어느정도의 위치에 우뚝서기 위해선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주위에서 도와주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일 그의 곁에서 가족은 물론 학교에선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용기를 북돋아 주고 희망을 주었기에 한편으론 복이 많은 사람이라 하겠다.

 

솔직히 이 책은 정치적인 문제나 한국의 앞날에 대한 저자의 희망이 함께 실려있어 내가 읽기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가 자라온 어린시절 이야기나 유학생활 이야기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정치적인 이야기라면 질색하는지라 완전하게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었지만 나보다 앞서 인생을 살아간 사람을 통해 듣는 이야기들은 나의 인생에 분명 밑거름이 될 수 있기에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되리라 생각되기에 크게 무리는 없었다.

 

인생이 무엇인가. 늘 생각하는 논제이건만 내 눈에 우뚝 서 있는 성공한 사람들도 그리 평탄하게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 보다. 가난하고 풍족하지 못한 삶에 유학까지 간 저자이고 보면 공부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대단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여 힘들어도 잘 버텨냈겠지만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 견뎌왔을 것이다. 거기에 비해 나의 삶은 어떠한가? 지극히 평범한 인생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하겠기에 무지 속상한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지도 않으니 참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이름만 말하면 누구나 다 아는 저자의 인생과 대조적으로 보잘것 없는 내 삶에 고개를 들기가 힘들다. 누구를 원망할까 다 내가 만든 결과물인것을.

 

나도 좀 더 나이가 들었을때 내 인생에 책임을 지고 밝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후회만 가득한 삶이 아닌 성실한 인생을 살아가며 아직은 소진할 열정이 남아있는 삶을 바라고 싶다. 늦지 않았음을 알기에 이젠 가슴으로 생각하며 한발짝씩 걸음을 내딛여보고자 한다. 청소년들에겐 이런 책들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런책 보다는 힘들게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다. 겨울을 어찌 날까 걱정인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건 아무래도 나에게는 좀 난해한 이야기로 다가와서일테고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더 현실성있고 공감할 수 있어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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