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이야기는 단 4일, 시간에 따라 서술하고 있는바 긴박하게 전개된다. 화산 폭발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는 나만이 조바심을 내며 보고 있고 폼페이에 있는 이들은 평소와 같이 돈과 권력을 더 탐하고 서로 다투고 이해관계를 따지면서 살아가기에 어쩌면 폭풍전야처럼 고요함 그 자체일수도 있다. 나도 이 사실을 알고 읽지 않았다면 그저 평범하게 폼페이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면 앞서 발생한 전조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안일하게 생각하여 세상이 사라진다 하여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경석들이 날아오고 뒤이어 모래폭풍에 불덩이들이 날아와도 17년전의 폐허가 된 곳에서 주인 잃은 땅들에 건물을 새로 지어 큰 돈을 벌었던 해방노예 출신 암플리아투스의 탐욕은 집안을 자물쇠로 잠근채 가족들과 남아 더 부자가 되는 미래를 바라게 된다. 

 

자신이 키운 물고기가 죽었다 하여 뱀장어가 있는 곳에 노예를 던져 갈갈이 찢겨 죽게 만든 암플리아투스이기에 저렇게 벌을 받길 바라면서 읽었지만 자연에 의한 파괴력으로 많은 사상자들이 나오는 것에 마음이 아프고 꼭 내 앞에서 벌어진 일들인것만 같아 가슴이 조여온다. 사라진 아쿠아리우스 엑솜니우스를 대신하여 파견된 수도 기사 아틸리우스는 로마가 건설한 수도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극심한 가뭄이 들어 수량이 줄어드는 지금 그는 수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의 앞을 늘 막아서는 코락스의 존재는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시급한 이때에 정말 짜증날정도로 답답하게 전형적으로 권력에 붙어 기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대체 이 자가 아틸리우스를 죽여서 얻는 이득이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아틸리우스는 잦은 지진과 물 속에서 나는 유황냄새를 맡으면서 엑솜니우스가 위험을 미리 알아채고 벌써 도망가 버린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코락스와 암플리아투스의 행동으로 보건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라졌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모든 원인은 베수비우스 산에 있다. 물이 끊겼건만 폼페이만은 아직 물이 나오고 있다는 말에 그곳으로 향하는 아틸리우스 일행을 보며 긴장하여 내 심장박동수가 점점 빨라진다. 암플리아투스의 딸 코렐리아는 뱀장어에게 물어뜯겨 죽은 노예를 구하기 위해 수도기사인 그를 데려와 아버지의 마수에 걸려들게 한 것 같아 늘 마음이 쓰여 폼페이에서 그를 죽이려는 아버지의 음모를 알고 다시 한번 그를 만나 도움을 주게 된다. 이런 것이 사랑이라면 목숨 걸고 그녀를 구하러 폼페이로 다시 들어가는 아틸리우스의 모습 또한 감동적이다. 과연 이 둘이 살아나올 수 있을까.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해도 아직은 희망이 있고 사람들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이 흐르는한 도시는 다시 재건될 수 있을 것이다.

 

화산 폭발로 그저 목숨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 이때 그 직전까지도 재산과 권력을 손아귀에 움켜쥐고 없는 사람들을 더 밟아 자신의 것을 키우고자 한 무리들을 보니 화산이 폭발하여 인간의 욕심을 두고 보지 않고 벌을 내려 한편으로는 권력자들이 무너지는 모습에 후련해지기도 하지만 가진게 목숨뿐인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은 이것마저 뺏아가는 것을 보면 야속하기만 하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땅이 한순간에 흔들리고 무너져 버린다면 좀 전까지 짜증내고 울컥하여 화낸 내 모습이 우습지 않겠는가. 좀 더 가지기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얻은 이것들이 한순간에 거품처럼 사라질수도 있건만 소유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다 허망하게만 느껴진다. 인간이 만든 것들이 인간의 잘못으로 파괴되어 가는 모습들은 몇백번을 본다 하여도 생경스러울 것이다. 조금은 경건하게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을 낯추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내 귓가엔 쾅쾅거리는 화산폭발음이 들리고 살려달라 절규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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