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투게더 - 개정판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집에 혼자 있을때면 전기세를 아끼려고 불은 다 끄지만 꼭 텔레비전은 켜둘때가 많은데 그것이 나의 외로움때문이란 것을 왜 몰랐던걸까. 사람소리가 그립고 대화할 사람이 필요할때면 난 그렇게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텔레비전을 부여잡고 시간을 보내고 했었나 보다. 어릴적엔 엄마가 시간에 맞춰 드라마를 시청할때면 재밌어서 챙겨 보시는줄 알았는데 나도 세월이 흘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이 그리워서 드라마에 시선을 맞추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엄마도 그땐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었던가 보다. 가족이 함께였어도 왜 그렇게 외로워하셨을까. 옷이 없으면 헌옷을 꺼내입으면 되지만 마음이 아플땐 따뜻한 사람의 위안으로 치유가 되는 법 아무리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간다지만 그래도 내 옆에 필요할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엄마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무뚝뚝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할말이 없구나. 

 

파페포포 투게더는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외롭고 지쳐있을때 나를 위로해 주었던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느낌? 아마 조금 어릴때 첫사랑을 보내고 사랑이 변했다며 눈물로 한탄을 한 시절, 몸이 아플때 내 이마에 손을 얹어주는 따뜻한 손길의 가족들.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일들이 그래도 내 곁에 나를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에 의해 지금 조금 더 성숙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지 않을까. 늘 외롭다고 부르짖지만 난 이미 많은 추억을 가짐으로써 그 아련한 느낌을 다시 갖고 싶어 어리광을 부리는지도 모른다. 타인에게 선뜻 손도 내밀지 못하는 내가 외롭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란것을 알면서도 그리움에 가슴을 묻고만 싶다.

 

찬바람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날 이 책은 솔직히 나의 외로움을 더 부추기는것 같아서 속상해진다. 혼자서 외로운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둘인데도 외로운 것은 참지 못한다지. 결혼하고 나도 이말에 구구절절 공감하고 있으니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나의 추억만을 가지고도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아갈수 있다지만 나약한 나의 마음은 이 한권의 책으로 인해 잔잔한 파문이 일고 먼 곳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맘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해'라는 말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볼까. 파페포포 시리즈를 보면서 유독 파파포포 투게더에 시선이 가는 것은 파페와 포포가 조금 성숙해진 것 같아서이다. 나에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이야기하는것도 같고 '투게더'의 함께란 말에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엔 덥고 땀이 나서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추운 겨울이 가까워오면서 온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사람의 체온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기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동안 외로웠다면 '미안하다'란 말을 하지 못해 놓친 사람이 없는지 가슴아프게 만든 이는 없는지 먼저 손을 내밀어 보는 것도 괜찮을테지. 비록 마음 먹는것이 힘들겠지만 또 더운 여름날이 가까워 오면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겠지만 지금 많이 외롭다면 함께하는 기쁨을 누려보는게 어떨까? 무엇보다 나에게 진지하게 하는 충고이니 한걸음 다가가는 사람에게 행복이 있을 것이란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자 지금부터 시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