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메모리즈 - 개정판 우리시대 젊은 작가 1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자, 이번엔 사랑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어릴적 엄마의 립스틱을 몰래 삐죽삐죽 튀어나오게 바르며 얼굴전체 알록달록 물들인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그땐 그렇게나 어른이 되고 싶었나 보다. 10대 때는 술집에 드나드는것이 어른이라도 되는양 막아서는 사람없이 당당하게 드나들고 싶었고 20대 때는 꿈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며 직장에서 자리잡지 못해 마음 고생이 많았고 30대인 지금은 그저 20대로 보이고 싶어 조바심을 친다. 누가 "아줌마~`"라고 부를까봐 겁을 엄청 내면서 말이다. "거기 아줌마~~"라며 누군가 부르면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동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줄까 보다. 아빠의 큰 구두를 신고 아이들에게 자랑할때만 해도 아마 어른이 된다는 것이 참아야할 것도 많고 아이때처럼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 있는 나이란 것을 알았을때 아빠의 구두를 신었던 기억이 떠올랐을까. 내가 엄마의 빨간 하이힐을 신고 싶었던 어린시절도 함께 떠오른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멋진 사랑을 꿈꿔온 시절이 있다. 소녀적 감성이라고 해도 좋다. 지금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바뀌어 그런 사랑이 세상에 있기나 한건지 의심을 가지고 있지만 주는 기쁨을 가졌던 그때가 좋다. 준만큼 나도 받고자 했을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바꾸고 싶었을때 이미 난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내 이기심으로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세월이 지나 깨닫게 된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나에 대한 기억을 더 좋게 만들어 줄 수 있었을까.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늘 상처투성이인 마음은 이런 아픔으로 좀 더 성숙해진다고 위안삼기엔 그땐 마음이 너무 어렸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지금 마음의 키가 쑥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는 말도 못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이야기를 듣는 듯 소근소근 내게 전해주는 다정다감한 목소리, 파페포포는 지금 내게 그런 느낌을 선물한다. 차가운 세상에 맞서 싸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나무에 물을 줘 가꿔줄 수 있는 감성을 내가 태어났을때 행복해했을 부모님을 떠올리길 바라는 것이다. 짜증내고 화내고 약한 모습의 부모님이 아닌 젊은 시절의 내 아이적 늘 강한 모습으로 날 지켜주시던 그 모습을 추억하게 한다. 생각나지 않는다고 있지 않은 일이 되는것은 아니니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란 따스한 체온을 통해 이어나갈 수 있음을 알게 해 주는 따뜻한 책이다.

 

이기심에 떠나보냈던 많은 이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인생에 난 잠시 스쳐가는 단역일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한컷을 맡은 단역일지라도 그 사람의 기억속에 좋은 사람으로 각인되고 싶다. 이 책을 음미하며 자주 자주 읽다보면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련한 추억속에 잠기며 아둥바둥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 시간을 잠시나마 벗어버릴 수 있어 참 좋다. 나도 어릴때 꿈이 있었다는 것이 다시 떠오르니 삶에 대한 원망보단 내가 선택하며 살아온 이 인생도 내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 쌓아서 만든 내 인생도 아름다울수 있음을 추억하며 옛 기억에 잠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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