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패밀리 -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춰진 생생하고 놀라운 가족의 비밀!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정은영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의 비밀이라곤 하지만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과학적으로 접근한다고 보면 될까. 호흡을 하는 것도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내 몸 안에서 어떤 작용에 의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지 설명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놀라웠나 싶은게 아니라 이런 위험천만한 세상에서 내가 과연 숨은 제대로 쉬고 살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렌지 주스에도 오렌지가 100%로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알지만 과연 사람이 먹을수 있는 것을 넣어야 말이지. 펄프워시, 아세톤(매니큐어 제거액의 활성 화학물질), 에틸 아세테이트나 포름알데히드 또는 이와 유사한 화학물질을 첨가하기도 한다니 정말 어찌 먹으란 말인가 알고는 못먹겠다. 이러고 보면 지구상에 먹을 수 있는게 있긴 하나? 이건 음식에 장난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기가 먹는 이유식에조차 그러니..도저히 언급은 못하겠다. 아마 식사전이라면 먹기가 힘들어질테니.

 

얼굴에 산다는 모낭충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매체를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실제 그녀석들을 비춰주면 숨쉬고 살아가는게 고통스러울터 안보는것이 나을 것 같다. 얼굴 이리저리 움직이는 벌레라니 끔찍하다. 내가 걸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세균들을 공기속에 뿌려놓고 있을까. 이들의 이동경로와 어디서부터 발생했는지 알게 되는건 지식이 더 깊어져서 좋을지도 모르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솔직히 두려워진다.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읽고 나서 금세 잊어버리지만 저자의 설명대로 따라가다 보면 꼭 인체속의 신비들을 목격하는 것 같다. 3차원적인 상황을 내 눈으로 실제 볼 수 있다면 더 이해가 빠르겠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춰진 생생하고 놀라운 가족의 비밀이라고 하기엔 크게 흥미를 끄는 내용들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실생활에 자주 쓰이는 단어들이 아니다 보니 집중하기가 힘이 들기 때문이리라.

 

재밌게 꾸미려고 애쓴거 같은데 독자의 지식이 이렇게 낮으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 모기 한마리. 작은 세균에 대해서도 놓치고 지나가는 법이 없다. 암모기가 어떻게 아빠를 공격하고 아기의 배에 안착을 하여 피를 먹는지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메스'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어떤 말인지 잘 와닿지 않아 생경스러워 이런 내용인가 하면서 적당히 읽어나가게 된다. 가족의 하루 일과를 이렇게 세세하게 적은 사람이 있을까. 움직임 하나 하나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과학적인 것에 근거하여 전해주다니 놀라울뿐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살아가는 것이 이유가 있는 듯 생각되어진다. 아마 이유가 있겠지. 많이 놀랐나 보다 "놀랍다"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을 보니.

 

과학사에 비춰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일반상식들을 다루고 있을줄 알았으나 전혀 예상밖이었다. 음식안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언급을 할때는 "사실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이 세상에 알려줘도 무리가 없어 책이 나온거겠지? 도대체가 먹을게 없다는 생각에 절망하게 된다. 도처에 깔린 위험요소들에 휩싸여 나는 살아남을수 있을 것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저 욕실수건을 잘 관리 하는 것 내지는 집안을 청결히 하는 것일텐데 이 집안조차 세균이 얼마나 많은지 그저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다행인 것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것들이 내 눈앞에 다 보인다면 어찌 살까 가족의 숨겨진 과학과 역사는 이렇게 이루어지는 구나 알아가게 된다. 우리집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일이겠지.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보면 된다. 얼굴에 있는 모낭충은 제발 이 기억속에서 지워야겠다. 이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근질근질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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