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살인사건 - 람세스 최후의 비밀 2
브래드 기글리 지음 / 따뜻한손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권력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는가 보다. 권좌를 향한 욕망이 어김없이 부른 살육. 나에게 왕의 자리를 권한다면 잘 통치하지도 못하겠지만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중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몰라 스스로 자멸할지도 모르겠다. 람세스 4세에게 믿음직한 충신인 세메르켓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는 람세스 3세인 아버지가 아내 티야 왕비의 손에 죽고 왕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 위에 앉은 왕좌. 과연 그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어느날 날아든 라미의 편지, 그것은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았지만 "..메네프의 집에..엘람의 왕자..나이아..살해당함 라미" 툭툭 끊어지는 편지였지만 세메르켓을 바빌론으로 부를 충분한 이유가 되어준다. 사랑하는 아내 나이아 비록 헤어진 부인이지만, 그녀가 죽었다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몸안에 병을 가진 람세스4세가 자신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바빌론에서 '악의 신상'을 가져오라 명령하면서 잃을 것이 많은 세메르켓에게 나이아와 라미도 찾아오라 명한다. 람세스 3세의 사건에 연류되어 이집트에서 추방당한 나이아와 라미. 정말 이들은 살해당한 것일까. 그들이 세메르켓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바빌론으로 부르고 있다.  

파라오가 가져오라 명한 이방의 신상보다 아내 나이아를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는 세메르켓. 솔직히 직무를 소홀히 하는 듯 하여 이해할 순 없지만 모든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물려가는 것을 보며 결국 나이아를 찾아야만 피니키르 공주를 찾을 수 있고 쿠티르왕이 여동생 피니키르 공주를 찾으면 악의 신상을 준다는 약속을 했기에 이 신상을 이집트로 가져갈 수가 있게 된다. 모든 문제들은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달려오는 것 같다. 

죽음의 그림자에서도 여러 차례 벗어나는 세메르켓, 벌레들의 방에서조차 타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는 그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바빌론에 도착하자 감시를 하며 따라붙는 첩자들. 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이 흑두단 첩자 갈주, 쿠리 형제에게 목숨을 몇번 빚지게 되니 참으로 어설픈 첩자들이라 미행을 따라붙어도 늘 들키는지라 조금은 인간적으로 보여지더니 역시 세메르켓을 도와주는 존재가 되는구나.   

결코 뛰어난 수사력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아닌 우연에 의한 그리고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어 주위에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사건이 하나씩 하나씩 눈 앞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피니키르 공주가 있던 농원에 도착하여 아직 그자리에 박혀있는 화살을 보곤 그것이 이집트의 것이라 경악하고 람세스 3세때의 일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없지만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이아를 찾는 점에 전력을 다하고 그녀의 존재가 부각될쯤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 또한 힘이 빠지고 진정이 되지 않는다. 모든 사건의 열쇠는 그것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막연해지고 만다. 

바빌론으로 들어갈때 자신을 도와준 마르두크의 존재에 대해서 대충 생각했었지만 그가 바빌론의 새 왕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듯 이 사건은 세메르켓이 해결하도록 하늘조차도 돕는가 보다. 메네프 대사와 마야텀의 결탁은 다음 보위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을 죽였으니 그 끝이야 어찌 될지 자명한 일이나 큰 벌을 받았으면 했다. 메네프 대사에게 가해진 벌은 정말 속이 후련할 정도이나 마야텀에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화가난다. 모든 일의 원흉이 그이거늘 왜 미행이라도 붙이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람세스 3세를 죽이고 종적을 감춘 왕비 티야를 찾아가는 마야텀을 그대로 둠으로써 람세스 최후의 비밀 3편이 나올 서막을 알리는 것이 아닐지. 갑자기 이야기가 툭 끊어져 버러 정신을 차릴 수 없지만 선이 악을 이김으로써 이야기가 갈무리 되니 밤을 새워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진정 한 여인만을 이렇듯 사랑할 수 있을까. 일전에 시누헤를 읽으면서도 뇌수술을 하는 이집트인에게 놀라움을 느꼈는데 라미의 머리를 열어 수술하는 것은 정말 다시 보아도 놀랍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지혈자라는 것도 그렇다. 존재하는것만으로도 피가 멈추게 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주술적인 의미이든 아니든 악의 신상을 통해 굽었던 등이 세워지고 강인한 모습의 람세스 4세를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아직 세자가 6세라 어리므로 왕위를 탄탄하게 다질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제발 세자가 무럭무럭 자라 마야텀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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