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드라마가 끝나고야 이 책을 읽으니 좋은 점은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 텔레비전을 보는 것과 다르게 나만의 상상의 세계속에서의 고은찬, 최한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처음 책장을 넘길때는 드라마속 주인공의 공유와 윤은혜가 책속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조금 지나자 이미 내가 그린 이미지의 전혀 다른 느낌의 두사람이 보였다.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다른 내용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이 두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더운 여름날 무더위도 잊을 수 있게 나의 마음속에 들어온 '커피프린스 1호점', 이제 다시 그 사랑이 시작되려고 한다.  

거친 욕설과 표현들이 난무하는 이 곳 커피프린스는 남자들의 세계라 드라마보다 조금 더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고은찬의 발랄함은 우울한 내 마음까지 날려버리니 정말 이웃간에 정도 느낄 수 있는 옛날 다방같은 커피프린스가 있다면 참 좋겠다 싶다. 아울러 꽃미남들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 고은찬이 까마귀 나라의 양아치라 부르는 민엽은 늘 갑자기 나타나 은새를 차지하기 위한 결투를 신청하고 이것이 결국은 은찬을 크게 다치게 하는 계기가 되지만 드라마에서 없었던 낙균의 존재는 드라마에선 민엽의 자리가 되었으니 낙균이란 존재도 함께 했다면 어떤 꽃미남을 데려왔을까 잠시 즐거운 상상을 한다.  

한성과 유주의 사랑이야기는 크게 다뤄지지 않고 여전히 떠난 유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성의 모습이 보이지만 은찬과 한결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는 두사람. 이야기가 조금 더 나아갔다면 이 두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동이그룹의 세력다툼, 출생의 비밀 이런것들이 적절하게 녹아있고 고아인줄 알았던 자신의 출생이 밝혀지면서 소원했던 가족과의 끈을 찾아가는 한결의 곁엔 은찬이가 있기에 더 견디기 쉬웠을 것이다. 함께 있으면 즐거워지니까. 죽은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며 가족의 무게마저 모두 짊어지는 은찬의 큰 어깨는 한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그 무게를 조금은 덜 수 있었으니 아마 이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일까. 아마도. 

정육점 구씨 아저씨의 은찬 엄마에 대한 사랑. 철없는 공주과의 엄마를 너무 사랑하는 아저씨가 친구같아서 도저히 '아버지'라 부르기가 쑥스럽지만 핑크빛 사랑을 하는 은찬과 한결, 은새와 선기가 데이트를 가고 혼자 있지 않고 구씨 아저씨과 함께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아버지란 자리가 새삼 달라 보인다. 이제야 제대로 된 가족이 된 것이라 조금은 마음 편하게 아버지의 짊을 벗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바리스타 공부를 하며 사랑도 이쁘게 이쁘게 해 나간다. 남자라도 좋았던 한결, 그것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하지만 주위사람들 시선 신경쓰지 않고 감정이 가는대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모습은 너무 멋져보인다. 어째 여긴 전부 꽃미남들만 있는 것인지. 괜시리 자는 남편의 얼굴 보기가 싫어지는데 꿈에서나마 최한결의 꿈을 꿔 볼까나. 결혼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최한결, 고은찬에게 고맙다고 해야겠지.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옆구리 시린 사람들 많을텐데 어서어서 제 짝을 찾았음 좋겠다. 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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