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둔의 기억 1 - 제1부 저항군, 제1권 수색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지음, 고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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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건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을때의 허탈감. 전체 내용중의 일부일뿐이란 것을 처음부터 모르고 읽은 내게도 잘못이 있겠지만 이들의 운명이 대체 어떻게 될것인지 선이 악을 이기겠지만 어떤식으로 마무리 될 것인가 궁금하다. 하나씩 베일이 벗겨질때 내가 생각하던 것이 진실에 근접했을때의 행복감은 제쳐두고 차원의 문이 열려 이둔으로 함께 간 크리스티안, 샤일, 알렉산더, 잭, 빅토리아, 알레그라가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야 함은 사실 좀 고통스럽다. 

세 개의 달과 세 개의 태양이 결합하는 날, 아슈란이 셰크와 결탁하여 이둔을 무너뜨렸을때 최후의 유니콘과 용만이 이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신탁이 있었다. 이 유니콘과 용을 지구로 보낸뒤 이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라고 할까. 알산과 샤일이 경계인 림바드에 머물며 유니콘 루나리스와 용 얀드라크를 찾고 있다. 아슈란에 의해 유니콘과 용을 죽이는 임무와 이둔을 도망친 변절자를 찾아내 죽이는 키르타슈의 존재는 있는 것만으로 무시무시하다. 차갑게 쏘아보는 눈빛에 머릿속은 그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죽게 된다.  

책을 읽는내내 왜 주인공이 키르타슈로 생각되어 지는지 의문이었다. 불의 검인 도미바트의 주인공인 잭이 영웅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아슈란에 대항하는 '저항군'에 소속된 빅토리아는 왜 잭보다 키르타슈에게 더 끌리는가? 누구보다 강력하고 이를 무찌를수 있는 사람은 잭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빅토리아뿐 아니라 나의 가슴도 두근거리게 만든다. 반대편이라 자신을 죽여야 하는 사람이나 늘 손끝에 자비를 베풀고 거기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가진 자라면 빅토리아가 사랑할만도 하다. 그러나 잭과 키르타슈 이 둘을 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조금 실망감도 들긴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다 이유가 있었으니 운명이라고 해야할까. 태어난순간부터 잭과도 영혼으로 묶인 그녀이기에 이해해야겠지. 

잭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 키르타슈, 엄밀히 말하면 마법사 엘리온이 죽인것이지만 본능적으로 그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된다. 빅토리아의 눈빛을 보고 점점 그녀의 매력에 빠져드는 키르타슈. 삼각관계라고 할 수 있는 이 세사람의 운명은 어찌 될까. 정말 죽고 죽이는 관계여만 하는 것일까. 잭과 빅토리아가 어떤 존재인지 2권쯤에서 눈치를 챘었다. 주변 사람들도 서서히 눈치를 채거나 알고 있는 이도 있지만 빅토리아와 잭에게 알려주려고 하면 꼭 주저하고 멈춰버리니 드라마를 보면 중요한 순간에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모습과 똑같아 갑갑하다.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지만 보는 이는 숨이 다 막힐 정도니 어쩌랴. 그저 책장을 얌전히 넘기는 수 밖에 없다.  

열다섯이 되면 어른이 되는 림바드나 이둔의 세계. 샤일이 엘리온에 의해 죽고 알산이 납치되어 늑대의 영혼을 몸에 가진 하이브리드가 되고 잭과 빅토리아를 헤칠까 겁이나 림바드를 떠난 2년동안 잭은 빅토리아를 두고 알산을 찾아 헤맨다. 이 시간 동안 한층 성숙해지고 어른이 된 잭과 빅토리아. 서로 떨어져있지 않았다면 키르타슈에게 빅토리아의 마음을 넘겨주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늘 후회하면서 보낸 세월이지만 빅토리아의 마음안에 키르타슈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의 참담함이란. 배신행위를 하는 것이니 빅토리아는 고통스러워 하지만 이 두사람의 사랑이야기에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지루해지기도 한다. 키르타슈가 빅토리아 곁으로 오게 되는데 충분한 설명이 필요해서였겠지만 아쉽기도 하다.  

지구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키르타슈, 빅토리아는 그를 크리스티안으로 부르며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노래를 부르는 키르타슈의 모습이 참 인간적으로 다가오긴 한다. 그러나 눈빛 하나로 영혼까지 죽일 정도의 무서운 존재이기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그가 저항군에 의탁하여 힘을 보탠다니 다행한 일이다. 적으로 두기엔 너무 강하니까. 잭이 변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언젠가 볼 수 있겠지만 이둔에서의 이들의 능력을 보지 못하고 "이둔의 기억"이 마무리 되어 안타깝다. 잭이 더 강력한 존재가 되어 키르타슈와 당당하게 결투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은데. 사랑의 승자가 누가 될지. 두사람을 사랑하는 빅토리아는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아서 어쩌면 그녀가 부러워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최고의 영웅이 가려지는것을 보고 싶다. 어느쪽이 죽어야 할지도 모르는 결투일텐데 내가 너무 잔인한것일까. 아픈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진 빅토리아. 나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게 아닌 그녀에게 치료받고 싶다. 마법이 살아있는 그 시대에 나도 한걸음 다가서고 싶으니 아직 마음은 어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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