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사랑하라 - 참된 모성애로 우리 아이 훌륭하게 키우기, 생활의 양식
미셸 보르바 지음, 김지은 옮김 / 일용할양식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책 제목만 놓고 보면 종교적인 냄새가 나지만 책장을 넘기니 자녀교육서였다. 친정엄마가 나를 본다면 "자식키우는데 무슨 자녀교육서가 필요하냐?"고 이야기 하며 "제 먹을 밥그릇은 타고 태어난다"며 고지식한 말들을 늘어 놓으실 것이다. 그런것 없이도 잘 키워내지 않았느냐고. 나의 어린시절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 학원을 몇개씩 다니는 아이들보다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놀며 자유롭게 자랐지만 오히려 집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는 아이들이 부러워지는 마음은 어쩌란 말인가. 역시 어떤 것을 선택해도 부족함이 생기는 것인가. 요즘처럼 살기 힘들고 평생직장이라고는 없는 시대에 아이가 더 잘되기를 바라고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는 이곳에서 우뚝서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란 그래서 '헬리콥터 부모'라고 불리우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숙제를 잊고 안 가져왔을 때 숙제를 갖다 주는 보호형 엄마,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준비물을 챙겨 주고 빠진 것이 없나 항상 살펴보는 헬리콥터형 엄마들의 희생은 정말 눈부시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강남엄마'를 떠올리게 되는데 무엇보다 이 책에서 추구하는 바는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을 알아보라는 것이다. 분명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닐진데 어찌 이리 한국의 엄마들의 모습과 똑같은지 깜짝 놀라면서 읽은 책이다. 내가 받은 어린시절의 열등감을 쇄신하기 위해 그 반대급부로 아이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그것이 진정 니가 행복해질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해도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강요한 삶을 살게 하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게 만드는 책, 여러가지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동네사람들에게 우등생으로 불려지는 마이클이 어느날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자살을 시도한다. 그때의 사람들의 충격이란. 부러워만 했던 아이가 전혀 행복하지 않고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경찰견 에디가 마이클을 살렸으니, 그저 에디는 마이클을 핥은 것 밖에 없는데 아무 노력할 필요 없이 그저 개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기에 총을 내려놓았던 마이클을 이렇게 만들었던 이는 분명 엄마였다. 너무 사랑해서 이 세상 전체를 마이클에게 주고 싶었던 결과가 이런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그녀에겐 마이클과 함께 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짐을 감사한다. 

대학이나 과를 선택하는 것조차 엄마가 지정해 주고 지원서도 대신 써주는 열혈엄마의 모습에서 이제 성인이 되고 대학에서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하고 학문에 정진할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도 이겨낼 의지조차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어른들도 스트레스를 적절히 떨쳐내는 훈련을 필요로 하는데 태어나자마자 늘 엄마가 이끌어주는대로 살아왔던 아이들이 정작 자유가 주어졌을때 이겨내지 못할 난관들에 좌절하게 되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아닌가. 뱃속에서부터 자신이 생각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에게 잠시 숨돌릴겸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나는 가족이 될 아이가 생기면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학원에 보내어 아이들의 자유를 잡을 생각은 없지만 막상 다른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단 5분이라도 아이에게 집중해 보라. 어느 순간 행복이 충만한 가족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땅의 엄마들의 마음은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기에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말고 아이가 원하는 행복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사랑과 훈육을 통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된것이리라. 성적으로 꿈이 좌절되고 이루어지기도 하기에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아이들을 삐뚤어지게 한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 주지 않은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하겠지만 어린시절의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으니 이것도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성적 100점을 맞지 않았다고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다른 아이와 비교하여 내 아이의 보석같은 능력을 죽이지도 말고 그저 마음으로 사랑하면 그 아이의 진정한 행복이 보일것이니 훗날 아이가 커서 자신이 태어남을 고마워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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