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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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을 만나기 위해 평생을 기다릴 수 있습니까? 아니요.
어떻게 평생 사랑만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삶은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실체가 있는 사람, 내가 원하면 만질 수 있는 사람이면 모르지만 그저 꿈 속에 나타나 가슴 뛰게 만드는 사람이라니. 꿈이 반복되고 운명에 의해 그 사람을 만날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알지만 찰나적인 만남 뒤에 또 오랜 이별.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면서 전생의 기억들을 안고 간다는 것은 꼭 형벌처럼 느껴진다. 내 가까이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외면한채 꿈속에서 영혼이 닿아있는 사람을 그리워 한다는 것은 기쁨이 아니라 고통인 것이다. 이 끈을 놓고 싶지만 놓을 수도 놓아주지도 않는다. 에드워드는 엘리자베스를 만나야 하고 엘리자베스 또한 에드워드를 만나야 이 생의 숙제가 끝나는 것이다. 그 매개체는 손수건. 이 손수건은 그들을 이어주는 끈이었고 사랑의 정표인 셈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에드워드 네이선. 얼마전에 그를 인터뷰한 엘리자베스. 분명 그때가 처음 만난 자리임에도 그는 그녀를 알고 있는듯 45년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를 들려준다. 믿기 힘든 이야기다.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진심을 알아줄 것인가. '나'라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고 말텐데. 심적으로 뭔가 거부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알지만 기억속에 없는 사람을 인정하는것이 금세 되는 것은 아니다. 에드워드가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하는 45년전. 어린 엘리자베스는 그 기억을 더듬어 에드워드를 찾아 나선다. 에드워드는 또 그녀를 처음만나는 것이니 이야기가 끝도 없이 돌고 도는 느낌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가 처음이고 어디가 끝일까. 어쩌면 지금도 생을 거듭하며 만나고 있을테지. 왜 이 두사람일까. 왜 너고 나지? 라는 의문을 품는 그들이지만 독자 또한 왜 이렇게 끊임없이 단 한번의 만남을 위해 평생을 놓여나지 못하는가 궁금해진다.  

엇갈린 사랑에 가슴이 아파온다. 작은 기억을 붙잡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생이 끝나고 또 다른 생이 있음을 알기에 그 때 또 만나야할 사람을 만나게 됨을 알기에 긴 세월이지만 견딜 수 있고 죽음 또한 두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내 곁에 다른이가 있다면 이 사람의 마음은 어떻할 것인가. 그 마음이 지옥일텐데 누가 위로해 줄수 있을까. 서로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마음 못지 않게 그  두 사람을 바라보는 가장 가까이 있는 영혼은 상처받고 이해하지 못해 마음을 닫아 버리게 되지 않겠는가. 어쩌면 이 사랑도 이기적인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평생 단 한번의 만남..그러나 여러번의 생을 통해 몇번의 만남이 계속되고 그들에게 남은것은 격정적인 감정과 마음. 이 작은 시간을 통해 살아갈 의미를 찾아갈 두사람의 사랑이 마음 아프게 다가오지만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면서 어떻게 이름을 똑같이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 내 가슴에 이는 이 의문으로 인해 오롯이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빠져들게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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