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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 반에서 인기 많은 아이를 보면 늘 부러웠었다. 친구를 사귀어도 마음 터놓기가 쉽지 않았던터라 친구 사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옛 추억이라 왜 그렇게 싸우며 감정에 몰입하며 아웅다웅 보냈었나 피식 웃음이 나긴 하지만 그 땐 그것이 가장 절실한 문제였었다. 한명 이상 깊게 마음을 주기가 쉽지 않아서 늘 배신당했다면서 속상해 하던 시절을 나만 겪은것은 아니겠지. 친구가 좋은 시절 누구나 상처받은 기억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와코를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파온다. 거리를 다니면 무표정한 얼굴의 사람들. 길을 묻기조차 주저하게 하는 표정이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겠지. 타인의 시선속에 내 모습도 아마 늘 생각에 골몰 해 있고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정이 안가는 얼굴일지 모른다. 허나 냉랭한 이 모습이 마음 기댈 곳이 절실한 사람들의 본능적인 방어가 아닐까. 잠시 변명 해 보고자 한다.
허구의 세계에서 못할 것이 뭐가 있을까.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현실세계에서 해 보지 못핸던 것을 생명을 주고 살아숨쉬게 한다?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관심이 가게 된다. 난 소심해서 자기 주장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멋진 여성을 동경한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아마도 내가 허구의 세계에서 주인공을 만든다면 이런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지 않을까. 책속에서 스토커, 여형사 등의 특별한 캐릭터의 인물을 그려내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그려내는 인물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그냥 여전히 평범한 사람을 허구의 세계로 옮겨 놓는 듯 하여 부끄럽긴 하지만.
나는 생각이 너무 단순한가. 사와코에게 늘 냉정하게 대하는 학교에서 문제아인 유키를 계속 주시했기에 무시무시한 스토커의 존재가 현실의 사와코를 덮치는 듯한 문장에서는 '아~유키인가'라는 생각에 도저히 뒷 페이지를 넘기기가 주저되는 불안감을 느꼈다. 야구모자를 쓴 소년. 몇일 사와코가 메일 스토리를 쓰지 않을 때 틀림없이 무슨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과 초조. 결말을 미리 보고 싶은 충동과 싸우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했다. 어쩜 글들을 이리 잘 쓰는지. 정말 스토커 쓰노다의 존재는 무시무시하다. 현실에서 짠~하고 나타나 허구의 세상을 재현할 것 같은 느낌. 그랬다. 손가락을 잘라 보내고 납치까지 하는 설정에서는 대체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릴 지경이었다.
결말은 없는 것일까.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지낸 사와코. 따뜻하게 대해 줄 친구가 그리워 메일스토리라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맞아.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렇게 해야 좋은 것이다"라는 세상. 그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작은 세상 하나 가지고 있고 그 속에선 주인공인 것이다. 주고 받는 마음을 가지지 못한 사와코가 잘못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결론이 없는 메일 스토리는 또 이어지고 우리의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니 허구의 세상에서만이라도 마음껏 자유롭게 마음을 터 놓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