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대기와 꼼지락거리기 - 인생의 사소한 갈등들을 가볍게 웃어넘기는 방법
가이 브라우닝 지음, 김예리나 옮김 / 부표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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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의 내 생활이 딱 이 책 제목이다. "빈둥대기와 꼼지락거리기". 아마 옛부터 빈둥대거나 꼼지락거리기의 대명사라면 우리네 아버지들?일 것이다. 리모콘 어딨냐, 물 떠와라, 신문 들고와라. 밥 먹자..등등 아마도 꼼지락 꼼지락 대면서 막강 권위적인 힘을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남편들은 집안 일도 도와주고 육아에 힘쓰며 같이 시장에 장 보러도 다니는 등 세월 많이 좋아졌다. 오히려 각종 기계의 발달로 더 편해진 것은 주부들이 아닐까. 조금의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게 되었건만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은 날들이 잦아지니 이거 참 문제다. 티비를 보면 잡지책 넘겨가며 과자를 집어먹는 한가로운 주부의 모습. 나도 그네들처럼 이 책을 이불속에서 가려운 발 긁어가며 간식 옆에 챙겨두고 읽고 싶었다.  

책장을 몇장 넘겨보면 금세 알아차린다. 빈둥대기에 대해 노하우를 심어주기 위한 책이 아니기에 왜 제목이 이렇게 붙여졌을까 곰곰히 생각하다 보면 그저 내 입장에서 책 제목을 단정지어 버린다. 한가로운 시간에 가볍게 읽히는 책이구나 하고. 빈둥대는 것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뭔가 부족해 보인다. 물론 쉽게 넘어가는 책도 아니다.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풀어내지만 솔직히 1분에 한번씩 웃음이 터져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요즘 시대를 잘 반영한다고나 할까. 완전히 긍정하면서 읽게 되진 않지만 수긍은 하게 되니까. 

남자와 여자, 사람들이 만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문제에 대해 상황을 제시 해 주는 지침서? 일상생활 잘 하는 법? 아마 이정도의 제목을 붙이면 될까나. 이성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기, 그리고 통상 보통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일상적인 잠자기나 일어나기, 패션과 외모 가꾸기 등 신변잡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어 가볍게 쓰고 있다. 시종일관 드는 생각은..아직도 왜 책 제목과 글 내용이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드는가다. 편견을 가지고 지레짐작하여 글을 읽는 것은 안될 일이겠지만 읽는 내내 미궁속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 정말 가볍게 읽어도 되나? 교훈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 강박관념을 가지게 만든다. 솔직히 유쾌하게 읽혀지는 책이 아니니까. 나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결론지어 버렸다.  

"인생의 사소한 갈등들을 가볍게 웃어넘기는 방법"이라고 책 표지에 적혀있지만 모든 것을 웃어넘기는 방법들에 대해 읽었음에도 난 웃음이 나지 않았으니 딜레마에 빠진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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