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역사사랑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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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사랑'이라는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자신에게 물었다. '넌 과연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또한 내 이름을 붙여 자신있게 역사를 사랑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라고.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인답게 살아가려고 애쓴지 32년째다. 하지만 겉모습은 변화된 세상을 따라간다고 해도 내 안의 모습은 내 나라 역사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 역사라 하면 그저 학창시절 시험준비를 위해 밑줄 그어가며 또는 재밌게 풀어서 설명 해 주시는 선생님께 배우고 관련 서적들을 뒤적거려 그것이 역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다. 승자가 기록하는 역사의 진실이 어디까지일까 의문스러워 하면서도 유일하게 내가 접할 수 있는 역사란 그런 것들 뿐이다. 

어렵기만 한 역사이야기를 사랑방에서 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짧게 나뉘어진 이야기에 심취하다 보면 정말 역사는 돌고 도는구나 하는 생각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듣게 되니 정말 '이덕일의 역사사랑'이라고 말해도 되겠구나 싶다. 역사를 더듬어 가다보면 민초들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고 권력자의 시각에서 그 이야기는 전개된다. 무릇 역사란 한사람의 일대기가 모이고 큰 사건들이 기록되면서 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정치적인 색깔, 당파를 떠나서 총 6가지 주제 아래 나열된 이 글들은 임금의 이야기나 사대부들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어 조금은 어렵지만 거부감 없이 읽게 된다. 

이 책은 자연스럽게 역사를 받아들이게 한다. 인터넷이나 게임, 매스컴에 길들여 가는 우리에게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삼간다는 '신독'에 대한 가르침을 보이며 정보의 바다속에 익명성을 가지고 타인의 자유까지 억압하는 현대의 네티즌들에게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산가는 신독수양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글은 현재와 과거를 잘 버무려 자연스럽게 역사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다.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미래가 보일까? 한 시대를 살고 간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은데 약소한 우리 민족의 이야기들은 울분마저 느끼게 하기에 어깨에 한짐 가득 올려놓고 있는 기분을 느낀다. 강대국과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하여 내 조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켜야 하겠지만 슬며시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역사를 잘못 가르치는 것도 문제다. 날조된 역사를 가르치는 일본의 행태를 바로 잡는 것도 시급한 일이니 우리나라 사람들부터 역사를 제대로 알고 당당하게 우리것을 요구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앞서 살다간 분들이 지하에서 보고 있자면 얼마나 통탄할 것인지. 현재 내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 생각들이다. 일본을 손가락질 하기에 앞서 나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하는 자조적인 반성을 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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