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집은 재미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라는 문구를 처음 대면한 나...가벼운 주제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생각했고 책 제목 또한 그저 '에비앙'이 이름인줄 알았기에 편하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펑크족 엄마와 나, 그리고 엄마의 남자친구와의 유쾌한 동거이야기? 펑크족은 뭐지? 나이가 드니 모르는 것 투성이다. 뭐 이것도 사회문제를 등한시해서 나타나는 문제겠지만 여튼 도대체가 머릿속에 정리가 안되는 분위기. 뭐 이들의 동거가 어떤지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 시선과 잣대로 본다면 아마 불량가족으로 인사를 하기 조차 거북할 세사람. 같이 놀지 마라고 자식들에게 경고까지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늘 예의를 따지고 혼나서 주눅들일만 많은 '나'이고 보면 이들처럼 재밌게 살 수 있다면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슬픔을 절제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밝게 보일뿐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 겪는 그들의 가슴앓이를 도저히 똑바로 바라보지를 못하겠다. 아예 슬픈 모습을 보이면 위로라도 해 주겠는데 웃고 있는 모습에 속은 눈물투성이라니 사람 사는 것이 다 아픔이요 슬픔투성이라 그저 참아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역시 편하게 볼 수 없다.  

"미혼모" 사회적으로 그리 당당한 삶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엄마를 원망하며 반항하거나 비틀린 삶을 살지 않는 '핫짱',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지 않고 지나갈 수가 없다. 아마 가장 평범한 가족은 경제적으로 풍요롭진 않지만 단란한 웃음이 묻어나는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이혼율이 높은 현실로 볼때 이 행복한 가족 되는 것이 정말 어렵다. 난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해서 부모님 탓이라고 원망아닌 원망을 하고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끌어다 대어 변명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렇게 태어났으니까 자조하면서 말이다. 나보다 더 성숙한 모슴의 '핫짱', 오히려 철없다고 느껴지는 건 '야구'이지만 아이에 대한 애정이 친아빠 못지 않다. 그래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들 가족은 진짜 가족같이 느껴진다. 진정한 가족되기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님을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상처에 피가나고 딱지가 나고 아물어 가는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임을 이 세 사람을 통해 알아간다. 

어쩌면 심각하게 시작하여 심각하게 끝낼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가볍게 풀어가며 마음속에 찐한 감동을 전하는 '야구'의 진실한 마음, '핫짱'을 통해 "피 한방울 안 섞이면 어때?" 마음가는데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자는 아주 중요한 인생의 의미를 배워간다. 딸보다 더 어려보이는 엄마 '아키짱'과 '야구'의 사랑은 진짜 사랑을 하는 듯 하다. 이들의 가족찾기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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