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에 상처 받았니? -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개정판 … 상처 받았니? 시리즈 1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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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는 말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 법이야"라는 말을 정말 자주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던 사람은 없었을까? 성격이 소심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늘 고민하고 혹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괴로워하며 잠자기전 천정을 보며 반성의 시간을 갖는 '나' 그렇기에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표지를 보니 의자에 앉아있는 주눅든 아이가 꼭 나인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릴때는 그렇게 활발하던 내가 왜 이렇게 소심한 성격이 되어 버렸을까. 좋게 이야기 하면 배려를 많이 하는 것이고 안 좋게 이야기 하면 늘 어두운 구석을 좋아하는 드러내길 거부하는 성격. 버스에 앉아 있으면 앞에 붙여진 광고스티커를 보게 된다. "성격개조, 성격을 고쳐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면서 가보고 싶은 생각을 가끔 했었다.  

책을 보며 항목을 체크해 나가니 내 말하기 습관은 부정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이지도 않은 아주 어중간한 상태에 있었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대답과 다른 그 때의 상황에 맞게 표현한 답을 보면서 아~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에 따라 심리상태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문제, 누가 지적해 주지 않던 문제가 여기에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럴땐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준 사람이 어디 있었나. 그저 시험에 나오는 밑줄 몇번을 그어가며 외우고 중요포인트만 머릿속에 주입시켰던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좋게 나오길 바라는 이것이 부모님이 그렇게나 바라던 나의 모습이었고 사람됨이라는 것은 그저 '착하다'는 한마디로 인성교육은 끝이었던 것이다.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어른에게 공손하고 아랫사람을 따뜻히 보살피며 내 할일을 미루지 않고 늘 겸손하고 바른 모습을 보여줘야만 '참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던 시대를 살면서 요즘의 개성드러내기나 나를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특별한 능력도 없는 것 같은데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고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언제까지나 내 성격탓만 하기에는 남아있는 세월이 너무 창창하지 않은가. 집, 직장, 친구들간의 공간에서 내 위치만 지키면 되던 내가 결혼을 하고 보니 맞닥드리는 문제가 시댁과의 관계였다. 70대인 시아버님의 며느리의 무조건적인 희생은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나도 부모님이 계신데 왜 시댁만 중요시 되고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이것을 당연히 생각하시는 아버님의 생각은 지금도 솔직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내 의견을 정확하게 말씀드리지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을뿐이다. 이것이 내가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부부관계에 있어 다툼이 있을때 무조건 여자가 참아야 한다는 말을 친정엄마는 늘 하신다. 당신이 그렇게 살아왔고 아직은 딸 가진 죄인이라고 생각하시기에 무조건 시댁에 이쁨 받았음 하시고 사위와 딸이 화목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말씀을 하시지만 참고 사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기에 내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따지다 보면 큰 싸움이 되기 일쑤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오면서 일상은 엉망이 되니 그저 참는 도리밖에 없는것인지. 진정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저 내 할말만 하는 것이 대화가 아님을 주고 받는 말속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겼을때만이 '대화'라고 이름지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배워간다. 

내 잣대로 바라만 보았던 세상이 내가 잘못 바라보아서 비틀려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다니. 하지만 지금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 당장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신발을 잃어버린 애가 신발을 찾았을때 같이 찾아주기 위해 날아가버린 점심시간에 대한 억울한 마음을 뒤로한채 "다행이다, 신발을 찾아서"라고 듣기 좋게 말하는게 정답이 아니다. "신발을 또 잃어버리면 또 같이 찾자. 너도 내가 뭐 잃어버리면 같이 찾아 주면 되잖아"라며 함께 할 수 있었음에 아무런 사심이 들어가지 않은 말을 해 줄 수 있을때 한층 성숙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다음에 같이 찾아줘야할 것 같은 책임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 두 아이의 순수한 행동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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