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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내 인생을 위한 아름다운 반항 ㅣ 생 텍쥐페리의 행복어 사전 2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반항'이라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의미가 많이 생각난다.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겪으며 한차례 반항을 하고 20살 대학을 들어가면서 두꺼운 책 옆에 끼고 뭐가 그리 잘났는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캠퍼스를 누볐다. 그런데 아름다운 반항이라. '반항'이라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이 책을 통해 나도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삶을 살아보고 싶은가 보다. 집안에서 늘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못하고 억압된 생활을 해 왔던 이땅의 많은 '자식'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이 "인생 제대로 살아보자"고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것은 아닐지. 나에게 유일하게 아름다운 반항이라 이름붙일 수 있는 건 내 인생을 놓고 제대로 반항해 보고 싶은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작품 가운데 몇몇의 글들을 옮겨놓고 이에 대해 저자의 사색의 경험을 덧붙인 형식의 글은 내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말들이 아니다. 철학적이고 심오한 단어들의 연속된 글들 속에서 내가 원하는 이유있는 반항의 근거들은 찾을 수가 없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길들이 만들어져 있어서일까. 아니면 타인이 낸 길들이 많아서일까. 가슴에 바늘끝하나 들어갈 틈이 없이 맘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삶을 살면서 조용히 앉아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인생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길은 힘들게 느껴진다. 잡을 수 있지만 가까이 있지 않는 '오아시스'의 존재는 마음속에 무수히 많은 '나'의 존재들이 뒤엉켜 싸우는 공간속을 탈출하여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인생의 종착지 같은 개념을 가진다.
자유를 원하지만 어딘가에 소속되었을 때 안도감을 느끼는 인간들의 부조리 속에서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란 참으로 힘이 든다. 억압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답답하다'고 노래를 부르고 늘 일탈을 꿈꾸는 것이다. 규범속에 얽매어 있는 '나'는 소속되어 있긴 하나 소속된 공간을 좀 더 넓혀 보고자 반항을 한다. 이 속에서만이라도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고 말이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 난 무엇을 희생해야 할까. 끝없는 욕심에 어느 것 하나 내어 줄 생각이 없는 나의 양심은 자유도 거저 얻고 싶어한다. 육체적인 구속보다 정신적인 구속을 못견뎌 하여 머릿속으로부터 자유로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것이다. 정해진 길을 따라 걷고 규격화된 삶에 안도하며 살아온 세월들에 사로잡혀 잊고 있던 자유라는 날개를 펼쳐보고 싶다.
인생은 반항이다. 살아감에 있어 모든 문제들이 반항을 하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다. 선택을 해야하는 길에 서도 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버려진 길에 대해 늘 후회를 하며 돌아보게 된다. 조그만 사건 하나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듯 숨쉬고 살아있는 상태에선 모든게 반항인 것이다. 이기심이 배제된 반항이 아름다운 반항이라 할 수 있다면 내가 버린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소신있게 인생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반항일 것이다. 일탈을 꿈꾸고자 기대감을 가지고 읽은 나에게 모든 명제가 소소한 반항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