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여우! 넌, 꼬리가 몇 개니?
연제은 지음 / 무한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우선 "넌 꼬리가 몇개니?"란 질문에 답을 하자면 "꼬리는 있으나 하나다"라는 것이다. 나는 여우는 아니고 곰인 것 같다. 옛말에 '여우같은 마누라와는 살아도 곰같은 마누라와는 못산다'고 했는데 회사에서도 나는 곰 같다고 했고 누구하나 나에게 여우같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난 결혼해서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비록 곰으로 태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을 보니 정말 발칙한 여우라 말해도 손색이 없겠다. 어찌 이리 통통 튀면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뽐낼 수가 있단 말인가. 솔직히 부럽다. 누가 나에게 "자신의 매력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대답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이 그냥 저냥 살아온 인생인 것 같아 속상해진다. 그저 내가 아는 여우짓은 드라마에서 보듯 애교 많고 여자를 대할때나 남자를 대하는 모습이 완전 다른 조신한 모습의 코맹맹이 소리나 내는 그런 존재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 키우는 여우는 완전 직업적인 여우의 모습을 담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가 명품남인 부잣집 남자를 만나기 위해 한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부자들이 다니는 길목을 노려 상류사회에 발은 넣기 위한 노력이라 난 솔직히 하라도 못하겠지만 이렇게 되자면 인맥을 동원하지 못하면 돈 수억 깨질 것 같다. 그러나 저렴하게 돈을 쓰면서 부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녀 참 대단하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충고를 보고 있자면 내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어 버린다. 정말 명품남 꼬시는 것이 절대절명의 과제라도 되는 듯 느껴지는 것이다. 이럴수가. 정신차려야겠다.  

"경제력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오며 살았다. 그래서 경제력 있는 남자를 만났냐고? 그냥 성실하다. 인간성 좋다. 무엇보다 나만을 아껴준다. 이것이면 되지 않을까 명품남을 만난다고 해도 돈에 휘둘리지 않아 풍족하게 살아도 왠지 마음은 가난해질 것 같다. 자신이 성공하여 그 부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닌가 물론 결혼을 한다면 공동재산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끌려다니는 삶이 될 듯 하다. 왜이리 고지식하냐고? 몇십년 살아온 엄마들 같이 말하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애하고 결혼하는 과정은 전통적인것을 고수해도 괜찮은 분야이다. 아무리 세상이 광속으로 변하는 곳이라고 해도 사람 마음 다 똑같은 것이다. 

골프, 테니스, 스쿠버 다이빙 등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지식의 레벨도 업해야한다. 몸에 걸치는 것 또한 어떤가 고급으로 꾸미지 않으면 상류사회에서 웃음거리 되기 쉽상이겠다. 이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가는데 돈과 시간을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버릴 것 같다. 꼬부랑 할머니 되면 시도도 못해보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남자들은 탱탱한 몸을 좋아할테니 말이다. 멍석 깔아줘도 못할 나의 성격에 분명 그녀는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적인 여자로 보인다. 나와 다른 삶을 산다고 그것이 정석이 아니라고 손가락질 하고 싶지는 않다. 내 힘으로 밟아 올라가기 힘들다면 배우자의 힘을 빌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내 의견을 내세워봐야 싸움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명품남은 TV를 통해서나 볼 수 있을 뿐인데 직접 부딪칠 생각을 하는 그녀의 당당한 모습만은 부럽다고 인정. 

부자를 꼬시기에 적당한 직업들도 있지만 자신이 즐기면서 하는 직업을 찾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요즘 물질적인 부를 누리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는 삶을 살지 않길 바란다. 만난 명품남이 운명의 상대일 경우 완전히 빠져들고 내 인생을 걸만한 사람이라면 올인하는 자세 좋다. 살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 만나기 쉽지 않으니까. 그러나 목매면서 명품남을 잡기 위해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이 책을 본다고 덜컥 상류층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부자와 결혼하는 사람을 부러워해서 속상해 하지도 말기를. 나만을 아껴주는 마음이 풍족한 사람을 만나게 될테니 말이다. 나와 다른 세상을 꿈꾸는 그녀의 이야기는 더운 날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처럼 잠깐이었지만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 주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근데 정말 부자와 결혼하는 여자들은 왜그리 복이 많은 거야? 누구 대답해 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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