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포춘쿠키 - 행복한 철학자가 건네준
존 러벅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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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모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니 무엇이든 움켜쥐고 놓지 않아 이것 저것 잡동사니들이 구석구석 쌓여가고 있었다. 이것들의 이름을 뭐라 붙이면 좋을까. 사랑? 욕심? 애증? 욕망? 아집? 독선? 이 작은 손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나? 그러나 내 삶만 쥐고 있었느냐 하면 아니다. 타인의 삶까지 움켜쥐고 있는 모습에 '내가 왜 이러고 살고 있나' 하는 한숨과 함께 쥐고 있던 것들을 당장에 떨쳐버리고 싶어진다. 그러면 행복한 기억의 모습까지 모두 떨어져 버리니 버릴 수도 없다. 하나 하나 내 삶들과 마주하니 한숨이 나오지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면 움켜쥐고 있는 손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곱개의 포춘 쿠키라면 나의 독선과 아집으로 만들어진 이 불행의 덩어리들을 달콤한 쿠키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여덟번째의 포춘 쿠키로 탄생될 수 있을까.  

진실로 내 삶과 직접 마주하고 있었던 적이 없다. 내 자신조차도 나의 모습을 완전히 알지 못하기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다듬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큰소리치지만 무미건조한 삶속에 또아리 틀고 가둬버린건 이또한 '나'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 작은 포춘 쿠키를 통해 단조로운 인생에 약간의 행복감을 던져 넣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점괘가 들어있는 중국과자"라고 하는 이 포춘 쿠키는 그래서 이름조차도 행운을 몰고 오는 듯 느껴진다. 새해가 다가오면 늘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에 점을 보러 다니곤 했었다. 미래에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나를 점집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기다리는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과 건강, 성공"으로 압축된다.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내 자신 성공한 인생을 살아간다고 이야기 하면 달라질 내 모습을 상상하며 돈을 내고 와도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바뀌지 않고 늘 제자리일 뿐이다. 점집에 가서 내고 온 돈만 축났을 뿐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미건조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생각도 해 보지 않은채 가만히 있어도 삶이 바뀔꺼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참 우스운 꼴이다. 

이제 하루 하루 나에게 행운을 선사해 줄 쿠키를 먹어야 할 시간. 물론 먹기만 해서는 안된다. 마음에 새기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늘은 기인을 만날 것이다, 남쪽으로 가면 큰 복이 온다" 등 이런 말들을 기대하고 봤는데 머릿속에 들어있는 이 이미지를 거둬내야겠다. 결코 이런 주제를 다루는게 아니다. 철학적인 내용들이 나를 반기고 있다. 녹록지 않은 시간들. 이 시간조차 소중히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어야겠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과 마주한 시간들을 통해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시간조차 없는 나의 삶이 보인다. 내가 지니고 있는 건 그나마 이 '시간'뿐인데 말이다. 철학자가 건네준 쿠키라 그런지 아주 심오한 내용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아주 유명한 분들의 글귀들. 아~어렵다. 하지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유익한 시간들이다. 일곱개의 포춘 쿠키들을 받으면 인생이 참 행복해 질 것 같다. 어차피 살아가는 의미는 행복이지 않는가. 이 행복을 위해 그렇게 땀흘려 살아가니 말이다.  

일곱개를 다 먹었는데도 부족하다. 아직도 내 안에 "성공 할 겁니다"라는 글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한결 가벼워진 나의 손. 불행한 모습의 덩어리들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삶의 지혜들이 필요할때 하나씩 열어봐야 하는데 이놈의 욕심으로 또 손 안에 다 쥐어 버렸다. 하지만 손을 꽉채운 쿠키들이 다른 녀석들을 변화시켜 줄 것이다. 물론 그것을 빚어내는 몫은 내가 되어야겠지만. 이제 여덟번째 포투 쿠키 안에 들어있는 점괘는 '나를 사랑하기'다. 그러면 타인의 것을 욕심내지 않아도 될테니 변화된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속해 보련다. 욕심 같겠지만 게속 포춘 쿠키들을 먹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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