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이는 女子들, 길들여진 男子들
에스테 빌라 지음, 조선희 옮김 / 지향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1971년도에 처음 출간된 책이라지만 어떻게 이렇게 요즘 세태를 제대로 찝어내지?' 란 생각이 든다. 처음엔 나도 무지 충격을 받아 욕을 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너무나 직설적으로 나에게 공격을 가해오므로 피할 곳이 없어서 으르렁대며 "어디 두고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 길들여진다는 것보다 솔직히 길들이는 편이 좋아 제목에 끌렸었다. "길들이는 여자들" 얼마나 좋게 들리나? 하지만 이런 반전이 있을줄이야. 온통 여자에 대한 단점투성이의 단어들뿐이다. 이성이라고는 없는 그저 남자를 꼬시기 위해 화려하게 화장하고 꾸밀줄만 알고 도통 지식을 쌓을 줄 모르는 무식하고 돈만 아는 창녀.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여자의 존재이다.  

여자를 인류(남성, 여성으로 분류된)에 넣는 것조차 부끄러워 하며 평생을 안락하게 보내기 위해 남자를 그저 돈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길들이는 여자들을 정말 신랄하게 비판한다. 작가는 이 책을 내고 돌은 안맞았는지 걱정스러워진다. 지금도 충격인데 1971년도에는 말해 무엇하랴. 아마 요즘은 여자들도 사회에 나가서 큰 성공을 거두는 예가 많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이들이 늘어가는바 더 충격일지 모르겠다.

"여성은 일시적으로 일을 하던지 또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부정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소수이지만 활발하게 사회에서 제 몫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라며 반박을 해 보지만 나 자신이 결혼을 하고 집에 칩거하며 남성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가족"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길들이기를 하고 있어 감히 입을 ‹呼痴뗏?없다. 정말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가족임을 앞세워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여성들이 과연 젊음을 내세울 수 없을때 남성들이 자신을 책임지고 부양하게 만들려고 아이를 낳는단 말인가? 세계의 중심이 남성들로 인해 돌아가고 있지만 여성들을 위해 발명하고 돈을 벌며 그 속에서 길들여지는 남성들에게 "권고하느니 제발 벗어나라"고 종용하는 자체는 어찌 바라봐야 하는가. 정말 남자는 노예인 것인가?  

아이의 양육에 대해서도 가히 부정적이다. 남자아이는 어릴때부터 길들여지고 여자아이는 어릴때부터 창녀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몇시간을 화장하는데 공을 들이고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같은 과목을 능한시 그저 단순한 과목만 열심히 하는 여자아이들이고 보면 이미 그 죄는 엄마인 여성에게 돌아간다. 역시 "세상을 움직이는건 남성이지만 그 남성을 낳은 사람은 여자다?" 이 말과 책 내용이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분명 읽는 사람 누구나 혼란스러울 것이다. 아니 여성혐오증이 있는 사람은 쾌재를 부르며 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에 이르러서는 여성혐오증이 있는 이 남성도 어머니는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일지도 모른다.  

진정 여성해방을 여자들이 원하지 않을까? 이 안락한 가정의 테두리안에 안주하기 위해서? 아니. 가족은 생명을 잉태하고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이다.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여성들은 사회에 맞서 나갈수 있다. 그저 남성들에게 기대어 살지 않는다. "어머니는 강하다고 하지 않던가?" 여성의 권위가 신장되는 요즘이다. 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남편 잘 만나는 것이 여자의 행복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절과 다르다. 자신의 이름이 사회에 불리어지길 원하고 아이에게 떳떳한 부모이고 싶어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 씌어져 수정해야 될 것 같다. 오롯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기엔 내가 여성이라는 것이 너무 슬퍼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귀속되어 편안한 삶과 행복을 보장받는 대가로 돈을 벌어다 주고 여성을 위해 인생을 받친들 어떠랴.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나를 닮은 자식들과 같이 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리라. 어찌 이것을 노예의 삶이라고 부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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