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살아남는 법
헤럴드 블룸필드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도 있었는가? 진작에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밀려든다. 책을 마주하니 귀여운 곰돌이 인형이 슬픈 눈을 하고 '나를 도와줘' 간절히 쳐다보고 있다. 그저 손이라도 잡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리 하리라. 더 나아가 타인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다면 아니 내 마음의 상실도 치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이 책을 덥석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잃고 살아남는 법"이라 그래 맞다. 나 역시도 사랑을 잃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고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으니 사랑을 잃었을 때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의 상처는 이미 치유가 되었고 한층 성숙해진 상태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겪게 될 모든 상실에 대해서는 아직도 무방비 상태라 늘 가슴이 아프고 힘이 없다.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것들 중 어떤 것도 상실을 동반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하니 사랑을 잃었든 젊음을 잃었든 어떤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든 이 책을 따라 치유의 과정을 배워보고자 한다. 

살아감에 있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이것조차도 청춘의 상실, 아름다움의 상실, 젊음에 대한 상실인 줄 몰랐다. 감정의 기복 또한 즐겁고 슬프고 아프고 힘든 것 모두 상실에 해당한다고 하니 그저 잃는 것에 대해 당연히 아픈 것이니 "시간이 가면 낫는다. 세월이 약이야" 하며 내버려두기엔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나약하지 않은가. 힘들땐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도 청해야 하고 무기력한 내 몸을 내버려 두기도 해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놔 두질 않는다. 약해빠진 사람이 되고 정신적으로 나약한 인간으로 낙인 찍혀버려 아주 무능하고 몹쓸 인간이 되어 버리는 세상이다. 육체적으로 아파서 입원을 하게 되면 문병도 오고 의료진이 진단도 내리고 치료해 주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기에 쉬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나도 아프다고 소리 질러 봐야 가슴에 철철 흐르는 피가 보이지 않으니 아프다고 나 좀 봐달라 소리도 지르지 못한다.  

난 사랑을 잃고 힘들었을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늘 바쁘게 보냈었다. 이것도 책을 보니 치유의 한 방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보아 제대로된 길을 잡았던 모양이다. 바쁘게 지내는 일상중에 점점 희미해지고 가슴속에서 조그맣게 변해버려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차츰 줄어들게 되었었다. 다시 그 일을 겪으라면 불에 덴 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 것이다. 아무리 성숙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도 그 아픔의 기억이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 땐 나와 함께 있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 못했었는데 '살아났음'을 기념하는 날이라도 달력에 표시하여 늘 감사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픔을 딛고 살아남은 나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말이다. 지금이라도 나와 함께 해 준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마음으로 말이다. 그들이 나의 상처를 치유해 주었으니 생명의 은인이기에 슬픈 날 함께 해 주었기에 말이다. 

살아가면서 마음에 미움을 담아 멀리 한 사람들이 있다. 이 미움을 버려야만 치유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버리는 것이 쉽지 않다. 용서란 단어를 꺼내어 내 가슴에 새겨 두어야겠다. 두터운 성을 쌓아 마음을 꽁꽁 동여매도 햇살을 느낄 수 있으니 세상이 그리 차갑기만 한 것은 아닌 거야. 모든 상실에 내 마음을 담아 가볍에 안녕하며 손을 흔들어 줘야지. 그리 하면 두려움 이란 녀석도 날 겁먹게 하지 않겠지 시간이 지나면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단단한 마음을 지닌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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