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불명 [dts] - 재출시
김기덕 감독, 조재현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2021년 4월 3일 토요일 DVD 평점 3.5점


작년 12월 뜻밖의 죽음을 알린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다. 사실 그의 영화 촬영방식은 미투폭로가 있기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그렇게 도피를 하듯이 해외에서 쓸쓸하게 죽어간건 어떻게 보면 해외에서 인정을 받는 감독이었지만 국내영화계에서는 이단아로 불렸던 그의 위치가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그에 대한 변론이나 아님 비판을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고 그가 남긴 영화들을 한,두편씩 찾아볼 생각으로 먼저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사실의 그의 영화중 가장 인상적이고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작품은 [나쁜남자]지만, [수취인불명]은 그래도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고 영화적인 완성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단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970년대 말,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는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빨간 버스 한 대. 양공주였던 창국 엄마(방은진)는 혼혈아인 아들 창국(양동근)과 그 버스에 살면서 미국에 간 흑인 남편에게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편지는 늘 address unknown이 찍혀서 돌아온다. 창국은 혼혈아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아 개눈(조재현) 밑에서 개를 잡으며 생활하고 있다.

한편 어렸을 때 눈을 다친 후 폐쇄적인 성격이 된 은옥(반민정)은 화방에서 일하는 지흠(김영민)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을 고쳐주겠다는 미군 제임스(Mitch Mahlum)와 가까워진다. 창국 엄마를 사랑하는 개눈은 창국에게 세상 사람들이 얕잡아 보기 전에 먼저 겁을 주라고 가르치지만 창국은 자신을 혼혈아로 낳은 엄마가 원망스럽기만하다. 도저히 행복해질 수 없는 창국의 삶, 은옥의 삶. 지흠의 삶은 끊임없이 돌아오는 수취인불명 편지 같을 뿐이다.(죽기전에 봐야할 영화 발췌)˝

이 영화도 김기덕 감독이 각본, 감독, 미술까지 담당했다. 20년전인 2001년도 작품으로 무대배경도 1970년인지라 살짝 고전영화 같은 배경이나 스토리이지만 매우 엽기적인 장면들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그리고 심리적인 묘사까지 한 번 보면 깊이 뇌리에 각인되는 영화다. 주인공 은옥을 연기한 반민정 배우는 거의 데뷔작이었는데 영화를 찍었을때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 영화는 영진위 출범 뒤 처음 시행된 극영화 제작지원 사업에 따라 3억 원을 지원받아 감독은 영화를 30일 만에 찍었다고 한다. 2000년도에 완성되었으나 극장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로 2001년 6월에서야 개봉됐고 흥행에 처절한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해외영화제에서 성공을 거두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 후, 칸을 통해 30개국에 수출되며 그의 이름을 세계영화계에 널리 알리게 된 작품으로 남았다.

극중 개눈역의 조재현도 김기덕 감독과 어떻게 보면 비슷한 처지인데 그의 강렬한 눈빛 연기를 볼 수 있다. 아울러 혼혈아 창국역의 양동근, 지흠역의 김영민, 은옥역의 반민정 배우는 영화 출연경력이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창국의 엄마 역할인 방은진, 지흠부역의 명계남 배우의 20년전 모습도 화면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이 작품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은 차치하고 영화를 보게 되면 아무튼 강렬한 김기덕표 영화의 전형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브레드레스 - [초특가판]
짐 맥브라이드 감독, 리차드 기어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2021년 4월 10일 토요일 DVD 평점 3.5점


학창 시절 상당히 충격? 내지 인상적으로 감상했던 영화다. 대전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어떤 영화관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극장에서 관람했는데 상당히 노출 수위가 높았던 영화였던지라 어린 마음에 일종의 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뚜렸하다. 이후 [캣피플]을 만나며 충격의 강도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아무튼 [브레드레스]는 내 청소년 시절에 영원히 남을만한 영화다.

개봉연도를 찾아보니 1983년이었는데 아카데미 극장이나 집 근처 동시상영관 명보극장 둘 중 하나의 극장에서 감상했다. [캣피플]은 명보극장에서 두 번 봤다. ㅋ 아무튼 세월이 흘러 흘러 이 영화가 리메이크작이라는걸 알게 되고, 얼마 전 원작인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를 경건한 마음으로 강하고 이어서 추억의 [브레드레스]까지 소환시켜줬다.

리처드 기어 형님도 멋있었지만 여주인공 발레리 카프리스키의 매력이 훨씬 뇌리에 남아있는 작품인데 다시 보니 발레리는 사라지고 리처드 형님이 오히려 더 다가오더라는....ㅋ 원작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지만 리메이크작은 LA를 무대로 펼쳐진다. 원작영화의 얼개는 그대로 가져왔지만 스토리는 다르게 전개된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순간적인 스릴을 즐기는 건달 제시 두체크는 어느날 라스베가스에서 남의 차를 타고 달아나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다. 쫓기는 도중, 순간적으로 경찰을 쏴 살인범으로 지명 수배되자 프랑스 출신의 애인 모니카에게 멕시코로 가서 행복하게 살자고 권유한다. 그러나 모니카는 자기 전공인 건축가로서의 출세욕과 멕시코에서의 생활에 대한 매력 사이에서 망설이게 된다.

제시는 돈놀이업자 베루티에게 꾸어준 돈을 받기 위해 모니카와 함께 외딴 곳에서 밤을 새운다. 다음날 모니카는 신문에 크게 나 있는 제시 사진을 보고서는 자기를 두고 떠나게 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를 한다. 베루티가 돈을 가지고 도착하자 경찰도 도착한다. 베루티가 총을 던져주지만 모니카 없이는 떠날 수 없고 자기의 잘못 때문에 총을 들지 않는다. 경찰은 제시를 쏘아 죽이고 애인 모니카는 제시가 범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순수한 사랑을 하게 된 충격과 죄의식에 사로 잡힌다.(네이버 발췌)˝

극중에서 기어 형님이 연기하는 제시는 장 폴 벨몽도의 미셀 보다는 좀더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다. 진 세버그의 패트리샤는 좀더 현실적인 모니카의 발레리 카프리스키가 분한다. 노출 강도는 원작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하다. 1980년대 초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극중 남녀 주인공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되는 강도이니 당시 청소년이 얼마나 놀랬을까 싶다. ㅋ

마지막 라스트 장면은 다시 봐도 잊을 수 없을만큼 강렬하다. 제시 루이스의 음악에 맞춰 화면을 향하는 주인공 제시의 마지막이라니...아무튼 요즘 기준으로 본다면 다소 엉성해보일 수 있지만 볼만한 청춘영화라고 생각된다. 이제 얼마나 지나서 다시 보려나?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암살자들 - [초특가판]
마티유 카소비츠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2021년 3월 5일 금요일 DVD 평점 2.5점


프랑스 영화계에서 감독과 배우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마티유 카소비츠가 연출과 배우를 동시에 맡아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삼대에 걸친 킬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살짝 기대에 못 미쳤지만 스타일쉬한 화면빨은 기억에 남는 영화다. 1967년생인지라 아직 전성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마티유 카소비츠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헝가리 영화감독 페테 카소비츠와 편집자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마티유 카소비츠는 카메라 앞과 뒤에서 모두 재능을 발휘해왔다. 일련의 단편 영화들을 만든 후에 카소비츠는 인종간의 관계를 다룬 코미디 「혼혈아(1993)」로 장편 감독 데뷔를 치러냈다. 이어서 그는 프랑스의 교외지역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잔학행위에 대한 영화 「증오(1995)」를 만들었다. 흑백으로 촬영된 그 논쟁적인 영화는 카소비츠에게 세자르 최우수작품상과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주었다. 또한 그 영화는 그를 프랑스의 스파이크 리와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으로서 세계무대에 각인시켜 놓았다.

그런 다음 그는 예전에 만든 단편을 다시 장편으로 고친 「암살자(1997)」와 프랑스 스릴러 「크림슨 리버(2001)」 그리고 미국 스튜디오의 호러 영화 「고티카(2003)」를 만들었다. 배우로서 카소비츠는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들에게서 감독 일에 관한 지식을 얻고 연기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서 연기를 한다고 말해왔다. 바로 그런 점에서 그는 자신이 영웅으로 생각하는 코스타 가브라스(「아멘(2002)」)와 스티븐 스필버그(「뮌헨(2005)」)의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또한 그는 리메이크한 「제이콥의 거짓말(1999)」을 포함하여 자기 아버지의 작품에서도 몇 차례 연기를 했다.

카소비츠는 2차 대전 풍자극 「위선적 영웅(1996)」과 장 쥬네의 코미디 판타지 「아멜리에(2001)」에서 아마도 그가 연기한 역할 중 가장 잘 알려진 역할일, 오드리 토투가 사랑하는 니노 역으로 자신의 좀 더 가벼운 측면도 보여주었다. 그는 귀스타브 드 케르베른의 「아비다(2006)」에 출연한 후, 이제는 연기보다는 감독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에서 배역을 맡게 된다면 스크린에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남겼다.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정치가가 아니다. 내가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출처 : 마로니에북스)˝


전작인 [증오]가 큰 조망을 받았던것에 비하면 [암살자]는 다소 아쉬움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제는 은퇴를 바라볼 나이지만 프로 의식만은 건재한 노장 킬러, 바그너. 3代째 가업으로 물려받은 이 직업을 40년째 고수하고 있는 그는 장인 정신을 가지고 살인을 한다는 것에 긍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갈수록 시야기 흐려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는 지금, 그는 후계자를 찾고 있다. 우연히 바그너의 눈에 들어와 그의 후계자로 낙점을 받은 스물 다섯살의 청년 막스. 하지만 그는 킬러가 되기에는 마음이 여리고 양심의 가책도 쉽게 느끼는 사람이다.

그는 첫 번째 작업부터 실패하고 비밀을 누설한 죄로 바그너에게 죽임을 당한다. 바그너의 두 번째 후계자, 14세 소년 메디. 바그너는 소년에게 살인기술과 윤리, 처세술 등을 전수하고 싶어지만 지금 시대는 그가 살아왔던 시대가 아니다. 세대들간의 단절된 의사소통 만큼이나 이미 시대는 변해 있었고, 14세에 불과한 이 소년에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그가 즐겨하는 비디오 게임만큼이나 손 쉬운 일이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다니던 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속보로 전해지는데....(네이버 발췌)˝

삼대째 킬러로 활약하고 있는 노장 배우 미셀 세로의 선 굵은 연기와 막스 역의 카소비의 연기는 어느 정도 앙상블을 이룬다. 킬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지만 영화는 비교적 단조롭고 지루하다. 단편영화를 장편영화로 늘리면서 다소 곁가지가 많이 들어간 느낌이다. 노년층과 젊은 세대들의 차이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건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보여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스테리 알라스카 - 아웃케이스 없음
제이 로치 감독, 행크 아자리아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2021년 4월 17일 토요일 DVD 평점 2.5점


만드는 영화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제이 로치 감독의 1999년도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중 하나인 [오스틴 파워]와 같은 해에 개봉했다. 이후 [미트 페어런츠]와 같은 코미디영화나 전혀 다른 성향의 [트럼보], 2019년에는 [밤쉘]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 영화도 걸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기량이 충분히 반영된 작품이다.

아울러 요즘 슬럼프에 빠진걸로 보이는 러셀 크로우가 한창 모습을 보여준다. 작년 [언힌지드]로 아직도 건재함을 알렸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러셀 크로우와는 매우 달라 다소 띠용했다. 연기력만큼은 아직까지 가지고 있지만 그 멋있던 러셀 형님은 저기 먼 안드로메다로 사라진것 같다. 이외에 행크 아자리아고 조연으로 출연하지만 다소 생소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아! 몇년 전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하신 버트 레이놀즈도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신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알라스카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미스테리는 겨우 633명의 주민이 사는 조그만 마을이다. 이 조그만 마을이 저명한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에 실리면서 마을에는 커다란 파문이 인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이 마을의 주민들이 NHL 선수들에 버금가는 하키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기사가 사람들의 관심사를 끌자, 전통 강호인 뉴욕 레인저스가 마을을 방문하여 시합을 갖자는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
주민들은 마을 회의를 열고,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이 게임이 가져올 경제적 이익과 광고 효과, 혹은 경기에서 패할 경우 마을이 감수해야할 불명예등에 관해 서로 상반된 의견이 오가지만, 결국 경기에 참여할 젊은이들의 패기로 안건은 통과되고, 게임은 성사된다. 그 날 이후로, 하키 시합에 참가할 주민들은 강도높은 훈련에 돌입한다. 선수들의 면모를 살펴보자면, 식품점 점원, 배달부, 고등학생, 보안관 등 마을에 있는 장정들을 되는대로 긁어모아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눈과 얼음을 벗해온 이들은 얼음판 위에 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
코치를 맡은 보안관 존의 지휘아래, 선수들은 맹렬히 연습하며 전의를 불태운다. 드디어 화려한 전용기와 함께 레인저스가 도착하고, 승부의 날이 온다.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휘슬이 울리고, 전번전에 발군의 실력을 보인 미스테리 알라스카는 5:0 이라는 믿을 수 없는 스코어로 레인져스를 제압한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자, 거친 몸싸움과 테크닉으로 부딪쳐 오는 레이저스 선수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마지막으로 남은 4쿼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은 미스테리 팀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레이저스를 뒤쫓으며 1점차까지 좇아간다. 경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공격원을 잡은 미스테리 알라스카. 선수 전원이 레인저스의 골대를 향해 달려가며 마지막 슛을 날리는데......(네이버 발췌)˝

마을 아이스하키팀이 프로팀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운다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이지만 실화가 아닐가 싶을 정도로 영화가 매우 사실적으로 흘러간다. 솔직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나 싶어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영화는 영화일뿐이었다. 적당히 코믹한 상황도 포함되어있어 무난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일종의 스포츠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밤과 안개
미셸 부케 감독, 알랭 레네 출연 / 키노필름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4월 4일 일요일 DVD 평점 5점


주경철 교수의 [일요일의 역사가]라는 책에서 추천된 영화다. 영화의 제목이 낯 익어 혹시나 하고 디비디랙을 찾아보니 오래전에 구입해서 보유중인 작품이었다. 뭐든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보게 된다는 그런 믿음으로 디비디를 보유중인데 간혹 이런 경우를 만날때가 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물로 32분의 짧은 러닝타임에 무척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영화의 시작은 현재의 유대인 강제수용소를 칼러화면으로 보며 시작된다. 이후 수용소 건설과 대량학살이 이루어지는 실제 사진을 통해 짧은 시간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킨다. 수용소에 대한 일종이 무책임을 말하는 독일인들의 인터뷰 장면에서한나 아렌트의 유명한 말인 악의 평범성이 상기된다. 과연 누가 이런일을 저질렀고 책임이 있는가?

알렝 레네 감독의 초기 작품이며 실제 소용소 경험이 있던 장 카이롤이 직접 내레이션 시나리오를 썼다. 이 작품이 영화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게 평가받고 있으며 공부 차원에서 영화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자면,

작품해설

1. 작품의 배경

알랭 레네의 초기영화 중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작품은 다큐멘터리인 〈밤과 안개〉일 것이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이 작품을 일컬어 그 당시까지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시적으로 들리는 작품 제목은 실제 1941년 11월 나치 독일에서 히틀러가 시행했던 ‘밤과 안개’(Nacht und Nebel)라는 작전명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는 나치 정권에 저항하는 자들은 누구나 밤과 안개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명칭이었다.

14살에 영화에 입문한 알랭 레네는 영화 외에도 만화, 회화, 문학 등 다양한 예술에 관심을 보였다. 초창기에는 꾸준히 예술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었다. 〈반 고흐〉(1947), 〈폴 고갱〉(1950)을 거쳐 6명의 감독이 카르파치오, 로트렉 등 화가 6명의 작품세계를 다룬 〈픽투라〉(1951, 레네는 여기서 고야 부분을 맡았다)까지가 그러하다. 피카소의 동명 그림을 소재로 한 〈게르니카〉(1950)에서는 한 사회가 다른 사회에 가한 폭력의 공포를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단편 다큐멘터리들은 알랭 레네의 영화세계에서 ‘형성기’에 해당된다.

〈밤과 안개〉는 1955년 프랑스의 제2차 세계대전 역사위원회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영화는 유대인 수용소와 희생자를 담은 문서보관소의 흑백필름과 10년 뒤 그 건물과 장소를 촬영한 컬러 필름을 조합하여 만들어졌다. 알랭 레네는 제작 당시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에서 가져온 필름만 사용하고 독일에서 온 필름은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전전 독일에 대한 강한 불신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와 나치의 수용소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제작 당시에 프랑스 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본래 영화에는 프랑스 군모를 쓴 간수가 잠시 등장했는데 검열 당국에서 보기에 명백히 프랑스 비시 정부가 홀로코스트에 관여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두달의 협상 끝에 영화 제작자들은 프랑스 헌병의 제복을 덮어서 역사상의 증거를 묻어버리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협상에도 불구하고 〈밤과 안개〉는 1956년 칸영화제에서 결국 배제되었다. 다른 참가국의 국가적 감정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이었다.

크리스 마르케와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 〈조각상 또한 죽는다〉(1953)를 통해 프랑스의 제국주의가 아프리카의 문화에 가한 폭력을 보여줘 프랑스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알랭 레네가 또다시 구설에 오르게 된 것이다. 〈조각상 또한 죽는다〉는 단 한번의 공식 상영 뒤에 정부로부터 상영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2. 주제 : 기억의 재현

이 작품은 프랑스 당국과의 갈등 외에 개봉 뒤 다른 측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영화를 본 관객은 이것이 과연 역사적 사실로서의 홀로코스트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가공할 규모의 유대인 절멸 작전이 수행되었던 강제수용소의 모습을 카메라는 길고 차분한 트래킹 촬영을 통해 보여주었다. 무심하게 연출된 수용소의 평범한 모습은 사람들이 홀로코스트에서 기대했던 충격이나 경악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 알랭 레네는 이 영화의 정치적 의도를 묻는 질문에 “요점은 알제리였다”라고 대답하였다. 표면상으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과거를 불러내며 이를 망각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프랑스가 식민지 알제리에 가한 폭력을 망각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 알랭 레네는 ‘유대인’이라는 표현보다 ‘강제추방자’(déporté)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였다. 홀로코스트와 식민지에서의 폭력 등 더 큰 맥락에서 대량학살에 대한 반대의 의사를 포괄하기 위해서였다.

〈밤과 안개〉가 다루고 있는 것은 이미 사멸된 기억으로서의 학살을 직접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현재적 증거로서의 과거이다. 알랭 레네는 구체적 인물, 집단, 국가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집단적인 책임을 묻는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과거에 대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망각에 저항하는 것이 궁극적인 실천이 된다.

한편 알랭 레네는 일관되게 기억의 재현 문제를 다루었는데 초기 다큐멘터리인 〈밤과 안개〉에서부터 극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1961), 〈전쟁은 끝났다〉(1966) 그리고 이후 〈멜로〉(1986)에 이르기까지 그는 현재의 모든 순간에 깃든 과거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고 주장해왔다. 특히 〈히로시마 내 사랑〉(1959)과 〈뮤리엘〉(1963)에서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상처를 배경으로 해 일치하지 않는 기억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3. 영화적 기법 : 교차편집과 트래킹숏

홀로코스트를 고발하는 이 작품은 흑백과 컬러 영상을 조합하여 강제수용소의 풍경과 황폐화된 현재의 모습을 초연하게 제시한다. 수용소의 과거는 1942~45년에 촬영된 흑백의 역사적 기록 화면으로 되어 있고, 현재는 컬러 영상으로 촬영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진행하는 교차편집과 현재 수용소의 폐허를 훑는 트래킹숏은 〈밤과 안개〉 그리고 알랭 레네의 초기 영화의 중요한 특징이다. 폐허처럼 펼쳐진 수용소를 촬영한 컬러 화면이 흑백 화면으로 컷되는 과정에서 형태적 유사성을 활용하였다.

가령 철조망 쳐진 수용소 울타리의 말뚝들의 트래킹숏은 행군 중인 나치군대의 다리를 촬영한 앙각 화면으로 조형적으로 일치된다. 단지 규칙적인 구멍들만 뚫렸을 뿐 칸막이도 가림막도 없는 참담한 화장실의 모습을 훑던 현재의 화면은 ‘청결은 건강이다’라는 수용소의 흑백 표어로 이어진다. 교차편집과 트래킹숏은 적절한 조형적 마찰을 활용해서 일종의 충격효과를 양산한다.

한편 알랭 레네는 〈밤과 안개〉와 이어진 극영화인 〈히로시마 내 사랑〉에서 각각 나치 수용소와 원자폭탄에 대한 선정적이지 않은 기록 영상을 활용하였다. 특히 이 두 영화에서는 트래킹 촬영이 돋보였는데, 〈히로시마 내 사랑〉의 대담한 미학적 시도에 충격을 받은 고다르는 “트래킹은 모럴의 문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4. 문학과 영화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인 장 카이롤은 〈밤과 안개〉의 내레이션 각본 작업을 담당했다. 그의 내레이션은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폭력을 망각하거나 폭력에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충격적 항의문과도 같았다.

알랭 레네는 복합적 예술 장르인 영화와 문학을 미학적이고도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결합시켜온 대표적 작가 중 하나이다. 어려서부터 모험과 낯선 것에 관심을 보여왔던 그는, 앙드레 브르통, 쥘 베른, 줄리앙 크라크,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자신이 존경하던 로베르 브레송이 〈죄악의 천사들〉(1943)에서 극작가 장 지로두와 함께 작업한 것에 고무되어 그 자신의 작업에도 작가들을 끌어들였다. 〈게르니카〉에서는 초현실주의 시인 폴 엘뤼아르와, 〈밤과 안개〉에서는 소설가 장 카이롤과, 〈스티렌의 노래〉(1959)에서는 레이몽 크노와 작업했다. 이후 누보로망 소설가였으며 이후 영화감독을 하기도 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나 알랭 로브그리예와 함께 기존의 문학적 관습에서 벗어난 시나리오를 통해 낯선 영화 문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편 〈밤과 안개〉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장 카이롤은 이후 알랭 레네의 〈뮤리엘〉시나리오를 담당하기도 했다.(세계영화작품사전 발췌)˝

영화를 만든 주요 원인이 알제리라고 당당하게 밝힌 알렝 레네 감독의 멘트가 인상적이다. 해방이 되고 나서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이후 역사는 엄청난 차이로 벌어지게된다. 아직도 한국 사회의 기득권은 일제에 부역했던 인사들의 자손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현실이 우울한 따름이다. 역사는 단지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래도 찾아오지 않을것이다. 한번쯤 꼭 감상해볼만한 다큐멘터리로 생각된다.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