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터의 품격 -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삶
김광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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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해진 단어인 프리터는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로,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등장해 1987년부터 사전에 등재됐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프리터족이 늘고 있으며, 중장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니다.

프리랜서와 비슷해 보이지만 근무시간을 조정하지 못하고, 생활비를 버는데 촛점이 맞춰지는편이라 생존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 졸업반인 큰 애가 취업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있어 걱정인데, 직장에 매여 월급장이로 살아가는게 과연 좋은 삶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 책은 프리터족에서 시작해, 니트족, 경계선 지능 청년, 고립은둔 청년 등 여러가지 형태로 자의든 타의든 소외된 사람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 청년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청년의 고립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건설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저자인 김광민 작가도 치열하게 취업을 준비해 대기업에 적을 두고 직장생활을 했으나, 뜻한바가 있어 대학원에 등록하고 자신의 학비와 생활비는 직접 버는 프리터의 삶을 살고 있다.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터와 히키코모리 나아가 경계성 지능 장애를 앓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조망한다.


책을 읽으며 한국의 청년들중 경계선 지능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비율이 20프로에 육박하며, 이들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프리터의 삶을 걷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점점 소외되며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사회구조에 대한 저자의 고찰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아가 저자는 청년의 고립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주거, 고용, 교육, 복지의 불균형 속에서 ‘사회가 어떻게 청년을 고립시켜왔는가?’를 드러내며, 문제의 본질을 개인이 아닌 구조 속에서 찾는다. 이 책은 그러한 현실에서 청년과 기성새다가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사회를 만들기를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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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안아줄게
양진채 지음 / 강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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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말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당시 인천 동일방직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 근로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대우, 그리고 노동운동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중심의 노조와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노조 결성, 시위, 파업 등 적극적으로 저항했으며, 1976년 반나체 시위, 1978년 똥물 투척 사건 등은 이들의 인권 투쟁을 상징한다. 노조 활동에 참여한 여공들은 해고되고, 전국 사업장에 블랙리스트가 공유되어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겪었다.

동일방직 여공 사건은 한국 노동운동의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노동권 인식 개선과 제도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당시 동일방직에서 근무했던 세 명의 주인공과 주변인들을 바탕으로, 불과 40년전에 얼마나 인권이 유린되고 있었는지 담담하게 그려낸다.


저자인 양진채 작가님은 당시 인천에서 근로자로 노동운동을 하셨으며, 후에 소설가가 되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이 작품을 저술했다고 밝힌다. 양진채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스카 라인」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장편소설로 『변사 기담』, 스마트소설집으로 『달로 간 자전거』, 산문집으로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 등이 있다."


작품의 시놉시스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978년 2월, 노조 지부장 선거를 위해 투표하러 가던 방직공장 여공들의 머리 위로 똥물이 끼얹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자비한 구타. “너는 공포로 굳어 있었고 너를 보호해야 했지. 공포는 명숙의 감정이었지만 네게 고스란히 전해졌어. 불안하고 떨리던, 분노에 차 어쩔 줄을 모르던, 터져버릴 것 같던 그 생생한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

소설은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 미은과 명숙, 선자, 그리고 태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올라온 미은은 같은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명숙, 선자와 한방을 쓰며 친자매와 다름없는 사이가 된다. 세 사람은 휴일 없는 삼교대의 고된 노동 환경 속에서도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춘을 꽃피운다.

명숙은 공장에서 개최하는 미스동일 선발대회에 나가고, 선자는 공장 일과 노조 대의원 활동을 병행하고, 미은은 성당 야학을 다니며 공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세 사람이 하숙하고 있는 주인집 아들 태오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의 종지기 일을 맡고 있다.

태오는 동갑내기인 미은과 점차 가까워지며, 또 가난한 가정 형편 속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친구 경준과 함께하며 사제의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느님이 정말로 있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이렇게 가난한가. 어째서 아무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가."


똥물 투척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세 명의 동료들중 명숙은 그날 뱃속의 아이를 잃는다. 소설은 그 아이에 대한 진혼곡의 형식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계속 이어나간다. 잔잔한듯 하지만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읽다보면 살짝 울컥한 감정과 함께 이 땅의 근로자들 복지가 좀더 나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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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욱(필통밴드) 지음 / 필통뮤직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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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라는 다소 생소한 플롯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B.S.T는 Book Sound Track의 약자로 이야기와 음악을 동시에 엮어서 문장과 음악을 하나로 묶은 방식이다. 책 속에는 총 11곡의 음악이 담겨있으며 감미로운 선율이 텍스트와 함께 어우러지며 또 다른 서사를 완성한다.

저자는 필통밴드의 리더인 김용욱 작가로 거창하지 않은 삶, 스쳐가는 감정, 그 안에서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읽는 사람. 음악을 전공한 인디뮤지션으로 첫 소설을 쓰게 됐다. 이번 작품에서는 11개의 곡을 모두 직접 작사·작곡하며 각 장면의 감정선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집필소감을 밝혔다.


하나의 메인스토리를 바탕으로 몇 가지의 이야기가 약간 옴니버스처럼 섞여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중 중심 테마는 아무런 스토리도 남기지 못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뭔가 미생된 삶과 객체를 통해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인생에 대해 논한다.

책을 읽다보면 해당 챕터의 마지막 장에 QR 코드가 수록되어있어 바로 음악을 감상하며 읽어볼 수 있다.




소설은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B.S.T(Book Sound Track) 장르를 선보인다. 작가이자 인디뮤지션인 필통밴드가 직접 쓴 이야기와 작곡한 음악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 책을 읽는 독자가 동시에 음악을 들으며 작품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설계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삽입된 음악의 가사도 수록되어있어 바로 읽어볼 수 있다. 상당히 섬세한 가사와 아름다운 인디음악의 조합을 느껴볼 수 있는 구성이다.




아울러 저자는 에필로그에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다. "나는 그 사람이 되어보고자 했다.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던 인생. 인간의 불완전함을 온전히 감당해야만 했던 존재.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해 왔던 인생. 모두가 말하는 진리가 통하지 않는 인생. 그제서야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어떤 곡들이 수록되어있는지 살펴보며, 아름다운 음악과 가사 그리고 스토리를 만나보자

Intro

01 B.S.T(Book Sound Track). Rainbow Story

1. 영혼들의 쉼터

02 B.S.T(Book Sound Track) - 배가성

2. 처음

03 B.S.T(Book Sound Track) - 빈칸(feat.그대)

04 B.S.T(Book Sound Track). 그대라서 참 좋은걸요

3. 선물

05 B.S.T(Book Sound Track). 그대라서 참 좋은걸요(Remake Ver.)

06 B.S.T(Book Sound Track). 선물

4. We’re all crying

07 B.S.T(Book Sound Track). We’re all crying

5. Ocean’s Lament

08 B.S.T(Book Sound Track) - 엄마야 아빠야

09 B.S.T(Book Sound Track) - 고백... 147

6. 인연의 별

10 B.S.T(Book Sound Track). 그대여

7. Last Journey

11 B.S.T(Book Sound Track) - Fade into the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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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문장 글쓰기
백건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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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시대가 도래하며 이제 소설도 심지어 그림도 AI로 제작이 가능하다. 심지어 프롬프트만 잘 활용하고 수정만 한다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글쓰기는 과연 필요없는가? 아직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다. 일단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능력만 하더라도 단문 글쓰기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 아이들이 문해력이 많이 떨어지는건 읽기와 쓰기가 부족한데서 기인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글쓰기에 대한 역량을 가진다면 향후 더욱 경쟁력 있는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을것이다. 사실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다소 두려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저자는 “모든 글은 7문장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타고 나는게 아니라 생각을 조립하는 기술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하루 7문장으로 나만의 글을 완성하는 법을 알려주며 누구나 글쓰기에 도전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8년간 공립학교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후 1인 기업 ‘아이디어셀러’를 창업하여 1,000편이 넘는 인터넷 강의를 찍으며 ‘강사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거듭났다. 아울러 현재는 싱어송라이터 겸 작사가로도 활동중이다.


[7문장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계발형 글쓰기 훈련서로 다음과 같은 방식을 통해 글쓰기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 7문장을 조합해서 1단락을 쓰는 법

- 1단락을 조합해서 2단락을 쓰는 법

- 1단락을 조합해서 3단락을 쓰는 법

- 2단락과 3단락으로 5단락을 쓰는 법


아울러 선녀와 나뭇꾼이나 흥부놀부전 같은 민담부터 나아가 실용문, 현대소설, 세익스피어 같은 고전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심화학습을 시도한다. 또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작문부터 저자가 직접 서술한 다양한 예시까지 포함되어있어 자신의 글쓰기와 함께 비교해볼 수 있다.

신문기사를 작성할때 야마라는 말이 있다. 일종의 도입부를 서술하는걸 뜻하는데 글쓰기 초보자들은 처음 글을 쓰려고 하면 머리속이 텅 비며 막막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한 7문장 글쓰기 모듈은 독후감, 서평, 블로그, 나아가 책 한 권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글쓰기의 실용서적이다.

글쓰기는 어려운 도전이라기보다 반복해서 쓰다 보면 누구나 취미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을것이다. 저자가 제안한 7문장 공식을 활용해 자신만의 멋진 글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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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끔 아프다 - 끝내 지워지지 않는 마음에 대하여
이화정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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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경전 법화경에서 유래한 말중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격언이 있다. 뜻은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인데 사람들은 이별과 만남의 연속적인 선상에서 살아간다. 그중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픈 이별도 있고 쉽게 잊혀지는 이별도 있다.

특히 오랫동안 만남을 이어온 사람과의 이별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가도 상처로 남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상흔을 담담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낸 에세이다. 특히 제목인 “아직도 가끔 아프다”는 고백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지 보여 주는 텍스트다.


저자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가이자 글을 쓰고 있는 이화정 작가다. 저자는 “사라지지 않은 감정이 결국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아울러 독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어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작은 위로를 얻어가기를 바란다.


총 7장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감성적인 삽화가 담겨있다. 마치 시를 읽는 느낌으로 작가의 감정선을 조용하게 따라갈 수 있는 읽기였다.


책의 첫 장은 고백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상처가 아닌 이별을 딛고 일어서는 작가의 노력이 글속에 잔잔하게 묻어난다. 감정을 완성하지 않고 함께 데리고 가는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볼 수 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사라지지 않는 감정은 결국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며, 여러가지 마음의 상처들을 씻어낼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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