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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리포트 - 인생 제2막을 위한 융 심리상담
대릴 샤프 지음, 정여울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2월
평점 :
프로이트와 함께 심리분석의 시조새격으로 여겨지는 위대한 학자들이다.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카를 융의 선배나 스승격으로 알고있었는데, 그 둘의 차이는 인간 심리를 무의식 중심으로 이해하려한 지점은 같지만 접근과 강조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프로이트는 성적 본능과 내적 욕구를 중심으로 무의식을 설명하며, 인간 행동을 욕구 충족과 심리 과정으로 해석했다. 반면 융은 개인무의식과 인류 공통의 경험을 담은 집단무의식을 강조하고, 성격 발달과 자기실현을 중심으로 심리를 설명했다.
공통점으로는 두 이론 모두 무의식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초기 아동기 경험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또한 꿈, 상징, 방어기제 등의 심리적 표현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차이점으로는 프로이트가 행동을 본능과 욕구 중심으로 설명한 반면, 융은 심리적 성장과 통합, 내적 균형을 목표로 인간 심리를 발달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또한 융은 집단무의식과 원형 개념을 통해 문화적집단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한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두 명의 위대한 학자중 카를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소설 형식으로 재미있게 융의 심리학을 풀어냈다. 역자인 정여울 작가도 융의 심리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좋은 책을 찾아보던중, 스위스 C.G.융 연구소 출신 분석가 대릴 샤프의 저작을 발견하고 번역했다.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정여울 작가의 수려한 문체가 더해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심리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정여울 작가가 발굴한 대릴 샤프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1936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융 학파 분석가이자 저술가, 출판인이다. 스위스 취리히의 C.G.융 연구소Jung Institute를 졸업하고 본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분석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내담자와 독자들에게 융 심리학의 세계를 안내했다.
1980년 융 심리학 전문 출판사 이너시티북스Inner City Books를 설립하여 30여 년간 140권 이상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이를 통해 극도로 심오하고도 난해하게 여겨지던 융 심리학을 명료하고 간결한 언어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저술가로서도 그는 방대한 작업을 남겨, 대표작으로 《Personality Types》, 《Chicken Little》, 《Jung Lexicon》 등이 있다. 특히 《Jung Lexicon》은 지금도 전 세계 융 심리학 연구자와 상담가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기본 자료로, 《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2025)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2019년 작고했다."
책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노먼이라는 남성이 아내와의 문제를 바탕으로 상당심을 찾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상당사와의 대담중에 아니마·아니무스, 그림자, 페르소나 같은 개념은 꿈 분석과 상담 장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총 9으로 구성된 책은 중년의 위기를 ‘개성화 과정’이라는 성장의 기회로 재해석한다.
융의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연상하면 다소 지루한 이론서가 생각나지만, 이 책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엮은 심리학 입문서다. 아내와의 관계 파탄, 번아웃, 우울증을 겪는 노먼의 여정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자아낸다.
인생에서 중년은 ‘위기’로 불리기도 한다. 정여울 작가에 따르면 융 심리학에서는 중년의 수백 번의 위기야말로 자기 안의 눈부신 잠재력을 발견하는 새로운 기회다. ‘개성화 과정’에서 통과해야 할 ‘제2의 사춘기’이자 ‘진짜 나를 찾아가는 제2의 탄생’이다. 정여울 작가는 “개성화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성장통”으로 부른다.
정여울 작가는 이 책 《서바이벌 리포트》를 번역하며 “‘드디어 오랫동안 그토록 읽고 싶던 책을 이제야 번역하고 있구나’ 하는 희열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대릴 샤프만큼 깊이 있고, 흥미진진하며, 독자 친화적으로 융 심리학의 핵심으로 들어간 책은 매우 드물다”고 추천사를 밝힌다.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은 융의 심리학 입문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