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적 인간
오종호 지음 / 知&智(지앤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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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경과 덕경으로 양분된 『도덕경』의 틀에 얽매이는 대신 그것 전체를 대상으로 삼아 관련도 높은 내용들끼리 묶어 주제들을 도출했다. 그렇게 정리된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도와 진리’, ‘무위와 인위’, ‘욕망과 만족’, ‘지식과 지혜’, ‘경쟁과 조화’, ‘덕과 리더십’, ‘정치와 행정’. 이 일곱 개의 주제에 따라 나뉘고 모아진 『도덕경』의 원문과 나의 해설은 노자가 자신의 사상적 자식을 통해 후대의 인간들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가리킨다. 그것은 ‘노자적 인간이 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것이 일상을 가장 행복하게, 인생을 가장 보람 있게 채우는 방법임을 노자는 우리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독자들의 마음도 나의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을 안다. 이 책은 노자적 인간이 쓴 것이므로, 노자적 인간의 의미를 알게 된 독자라면 멀리서 고개 돌려 미소 짓는 노자의 기대에 걸맞은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것이다. 그곳으로 뻗어 있는 길이 보이게 될 것이므로, 아무 계산도 고민도 없이 무위의 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걸음을 위해 세상에 나왔다. 노자적 인간이 성공한다. 노자는 우리를 성공하는 인간으로 이끌기 위해 『도덕경』을 썼고, 나는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노자 도덕경을 요즘 세대와 여러가지 현상에 대비해서 읽어본다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만한 해설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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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 - 살아갈 날들을 위한 회복의 심리학
김현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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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산업화가 될수록 현대인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데, 불과 십여년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다. 그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기인한 현상으로 생각된다.

영국 정부에서 세계 최초로 고독부를 신설하고 장관을 임명했다. 이제 불안과 우울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보기엔 너무나 보편적인 현상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일상화되며, 불안과 우울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불안을 없애는 대신 불안을 반려처럼 생각하며 살아갈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죽음의 공포와 상실의 아픔을 경험하는 동안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를 통해 고통을 외면하거나 통제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불안을 마주하고, 불안을 끌어안고도 나아가는 새로운 치유법을 배웠다.

다소 생소한 개념인 수용전념치료는 불안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수용하고 그 속에서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전념하는 심리치료법이다. 즉 불안을 없애는 대신 불안을 안고 나아가는 것이 삶의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인 김현경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심리상담사이자 명상가. 단국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에서 긍정심리를 전공했으며,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명상심리상담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명상 수행과 상담을 통해 삶을 여행하며 생과 사의 경계를 탐구하는 싸나톨로지(Thanatology)를 연구하는 국제 공인 죽음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인생의 고비를 지나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인지행동치료의 제3세대 방법인 수용전념치료(ACT)를 통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용기를 얻었다. 이후 삶의 결을 새롭게 느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니체의 말처럼 삶의 필연적인 모든 면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법을 배우고자 하며 운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씩 익히고 있다. 또한 내담자들의 다채로운 감정 속에 머물며 인간 존재의 깊이와 치유의 가능성을 배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 상실, 질병, 관계의 아픔을 새로운 심리 치료 관점에서 바라보고 글을 쓰고 있다."


저자는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암진단을 받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불안을 관찰하고 다정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계속하면서 삶은 불안정함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불안을 이해하기, 수용하기, 전념하기, 살아가기’의 과정과 깨달음, 실천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나아가 책에서는 불안을 제거하려는 싸움을 멈추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법을 알려 준다. 불안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존재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결국 나답게 살아가는 회복의 심리학으로 이어진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불안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건강진단을 받으며 갑상선 결절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어렵게 병원에 예약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불안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저자의 불안 다스리기가 삶을 좀더 긍정적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될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실제 불안다스리기의 연습과정과 그 결과 기록을 올려본다

#1. ‘불안한 생각이 지나가고 있다’고 말하기

불안의 공포가 몰려올 때 마치 파도에 휩쓸리듯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끝이 차가워지고, 머릿속은 ‘이러다 죽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가득 찰 수도 있다. 그때 자신이 생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나는 불안하다” 대신 “불안한 생각이 지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불안을 마치 하늘의 구름처럼 흘려보내 보자. 생각을 진실이 아니라 지나가는 현상으로 보기 시작하면 마음이 생각에 발목잡히지 않는다. 호흡이 서서히 안정되고, 몸의 긴장이 풀린다. 이것은 수용전념치료의 ‘인지적 탈융합’ 방법으로, 생각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생각에 휘둘리지 않을 자유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다.

#2. ‘지금 이 감정이 나에게 있다’고 인정하기

상실의 시간을 지나며,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이 차오를 때가 있다면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울어 보라. 그저 조용히 눈을 감고, 가슴에서 올라오는 감각을 느껴 보자.

“이건 나쁜 감정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필요한 감정이야.” 감정을 판단하지 않으면 마음 한가운데에 고요한 공간이 생긴다. 그 안에는 억눌림도, 부정도 없다. 그저 ‘이 감정이 지금 나에게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이 남는다. 이것은 수용전념치료의 ‘마음챙김과 수용’ 방법으로, 고통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면 불안한 감정이 적이 아니라 자신을 치유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완벽하지 않아도 나아가라’

불안은 여전히 곁에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 보자. 그럼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질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불안함에도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행동이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지 않지만, 거기에서도 의미가 생긴다. 이는 수용전념치료의 ‘전념적 행동’이다. 불안한 마음은 멈춰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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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알면 조명 인테리어가 쉬워진다
김태두 지음 / 좋은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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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영화를 좋아하기에 자주 감상하는편이다. 오랫동안 취미생활로 이어왔기 때문에 좀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영화 관련 서적들도 꾸준하게 읽어왔다. 여러가지 기술적인 사항중 영화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후 작품에서 조명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지 눈여겨 보며 그 중요함을 알게됐다.

영화의 장면에서 조명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실 조명과 빛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 중요한 요소다. 특히 집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지을때도 조명은 분위기에 결정적인 화룡점정으로 작용할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낮은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도 부족하지만 대부분 조명에 관련된 인테리어는 전기설비업자들이 같이 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은 조명 전문가가 그런 현실을 아쉬워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명에 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왜 빛을 이해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빛이 어떤 공간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드는지를 근본부터 짚어 주는 조명 인테리어 안내서다. 저자는 조명을 단순한 장식이나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체 리듬·감정·심리·커뮤니케이션에 직접 작용하는 핵심 요소로 바라본다.


저자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활동하며 현재 썬조명&design의 대표인 조명 전문가다. 김태두 작가는 오랫동안 빛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빛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좋은 빛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조명 전문가의 식견을 바탕으로 빛의 원리, 조명의 역사, 조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풍부한 설명을 기반으로, 실제 설계 단계와 기술적인 선택 기준까지 단계별로 제시한다.

‘1실 1등’ 방식에 익숙한 한국 주거 환경에서 왜 공간이 밋밋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지, 형광등과 LED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어떤 조도가 건강한 공간을 만드는지 등을 명확하게 알려 준다.

실용적 조언부터 철학적 관점까지 담겨 있어, 리모델링을 하려는 수요자나 나아가 인테리어 업계 종사자에게도 체계적인 기준을 제공한다.

특히 형광등과 LED의 특성을 비교한 부분은 집의 조명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핵심이다. 왜 전구색 조명이 편안함을 주는지, 왜 높은 색온도가 밤의 휴식을 방해하는지, 왜 싸고 밝은 조명이 오히려 건강과 감정에 해가 되는지 등을 과학적·심리적 근거로 설명한다.

실제 설계 파트 역시 매우 실용적이다. 거실, 식당, 침실, 작업 공간 등 목적별로 어떤 조도를 선택해야 하는지, 다운라이트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아이 방과 침실의 조명이 왜 달라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단순한 예쁜 연출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조명”이라는 일관된 원칙 아래 정리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책에서 느낀점은 ‘빛을 다루는 법’이 아니라 ‘왜 빛을 다뤄야 하는가’를 먼저 이야기한다. 우리는 집을 꾸밀 때 가구와 색상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우리 몸과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조명에는 무심했다. 이 책은 그 무심함이 얼마나 개선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는지 쉽게 알려준다.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바꾸고 싶은 사람, 공간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제대로 된 조명 인테리어의 기준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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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터의 품격 -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삶
김광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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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해진 단어인 프리터는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로,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등장해 1987년부터 사전에 등재됐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프리터족이 늘고 있으며, 중장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니다.

프리랜서와 비슷해 보이지만 근무시간을 조정하지 못하고, 생활비를 버는데 촛점이 맞춰지는편이라 생존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 졸업반인 큰 애가 취업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있어 걱정인데, 직장에 매여 월급장이로 살아가는게 과연 좋은 삶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 책은 프리터족에서 시작해, 니트족, 경계선 지능 청년, 고립은둔 청년 등 여러가지 형태로 자의든 타의든 소외된 사람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 청년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청년의 고립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건설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저자인 김광민 작가도 치열하게 취업을 준비해 대기업에 적을 두고 직장생활을 했으나, 뜻한바가 있어 대학원에 등록하고 자신의 학비와 생활비는 직접 버는 프리터의 삶을 살고 있다.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터와 히키코모리 나아가 경계성 지능 장애를 앓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조망한다.


책을 읽으며 한국의 청년들중 경계선 지능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비율이 20프로에 육박하며, 이들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프리터의 삶을 걷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점점 소외되며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사회구조에 대한 저자의 고찰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아가 저자는 청년의 고립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주거, 고용, 교육, 복지의 불균형 속에서 ‘사회가 어떻게 청년을 고립시켜왔는가?’를 드러내며, 문제의 본질을 개인이 아닌 구조 속에서 찾는다. 이 책은 그러한 현실에서 청년과 기성새다가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사회를 만들기를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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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안아줄게
양진채 지음 / 강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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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말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당시 인천 동일방직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 근로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대우, 그리고 노동운동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중심의 노조와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노조 결성, 시위, 파업 등 적극적으로 저항했으며, 1976년 반나체 시위, 1978년 똥물 투척 사건 등은 이들의 인권 투쟁을 상징한다. 노조 활동에 참여한 여공들은 해고되고, 전국 사업장에 블랙리스트가 공유되어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겪었다.

동일방직 여공 사건은 한국 노동운동의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노동권 인식 개선과 제도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당시 동일방직에서 근무했던 세 명의 주인공과 주변인들을 바탕으로, 불과 40년전에 얼마나 인권이 유린되고 있었는지 담담하게 그려낸다.


저자인 양진채 작가님은 당시 인천에서 근로자로 노동운동을 하셨으며, 후에 소설가가 되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이 작품을 저술했다고 밝힌다. 양진채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스카 라인」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장편소설로 『변사 기담』, 스마트소설집으로 『달로 간 자전거』, 산문집으로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 등이 있다."


작품의 시놉시스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978년 2월, 노조 지부장 선거를 위해 투표하러 가던 방직공장 여공들의 머리 위로 똥물이 끼얹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자비한 구타. “너는 공포로 굳어 있었고 너를 보호해야 했지. 공포는 명숙의 감정이었지만 네게 고스란히 전해졌어. 불안하고 떨리던, 분노에 차 어쩔 줄을 모르던, 터져버릴 것 같던 그 생생한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

소설은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 미은과 명숙, 선자, 그리고 태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올라온 미은은 같은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명숙, 선자와 한방을 쓰며 친자매와 다름없는 사이가 된다. 세 사람은 휴일 없는 삼교대의 고된 노동 환경 속에서도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춘을 꽃피운다.

명숙은 공장에서 개최하는 미스동일 선발대회에 나가고, 선자는 공장 일과 노조 대의원 활동을 병행하고, 미은은 성당 야학을 다니며 공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세 사람이 하숙하고 있는 주인집 아들 태오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의 종지기 일을 맡고 있다.

태오는 동갑내기인 미은과 점차 가까워지며, 또 가난한 가정 형편 속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친구 경준과 함께하며 사제의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느님이 정말로 있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이렇게 가난한가. 어째서 아무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가."


똥물 투척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세 명의 동료들중 명숙은 그날 뱃속의 아이를 잃는다. 소설은 그 아이에 대한 진혼곡의 형식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계속 이어나간다. 잔잔한듯 하지만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읽다보면 살짝 울컥한 감정과 함께 이 땅의 근로자들 복지가 좀더 나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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