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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테리어 -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
손혜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5월
평점 :
책의 제목인 뉴로테리어는 다소 생소한 단어로, 뇌를 뜻하는 Neuro와 인테리어 Interior를 합친 말이다. 저자인 손혜주 교수는 글로벌 뇌의학자로 이 책에서 뇌과학(뇌 건강) 관점에서 주거·생활 공간을 설계·구성하는 개념을 말합니다. 치매 예방·관리를 의료·간병의 영역만이 아니라 매일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해 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치매 담론을 병원·약물 중심에서 일상 공간(집, 커뮤니티, 도시 환경)으로 가져와 예방과 관리를 돕는 ‘공간 처방’으로 설명한다.
이제 주변에서 치매에 걸린분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갑자기 발병하는 질병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것도 이제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만약 40대 때 바꾼 공간의 작은 변화가 70대 때의 기억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제가 성립된다면 치매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앞둔 100세 시대지만 그에 못지않게 치매 환자가 무려 100만 명인 시대, 기대 수명이 높아질수록 오늘날 치매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중앙대학교 핵의학과 교수이자 오랫동안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고 연구해온 뇌의학자가 자신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저술했다.
저자인 손혜주 교수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뇌의 변화를 읽어 공간을 처방하는 유일한 뇌 전문의로, KAIST 출신 뇌의학자로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초 뇌 연구부터 수만 건의 알츠하이머 환자 뇌 PET 영상 판독 경험을 바탕으로 뇌과학과 공간 디자인을 통합한 국내 유일의 현직 의대 교수다.
그는 ‘알츠하이머 회복탄력성’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유전적으로 발병 나이가 결정된 치매조차도 후천적 삶의 경험(성실한 삶의 태도, 타인과의 이타적 협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으로 병의 진행 정도를 늦출 수 있음을 규명하여 신경학 최고권위지 <뉴롤로지(Neurology)> 게재했다.
상위 5% 이내 SCI(E) 탑 저널 논문 게재 및 다수의 치매 중개 연구 과제를 수주하기도 했다.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 BRIC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2025), 제4회 충남의사회 학술상 선정 및 국제알츠하이머학회(AAIC) 좌장을 역임한 글로벌 뇌 연구 리더다."
우리가 주거하고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뇌를 바꿀 수 있다는 저자의 명제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다. 아주 조그만 변화를 통해 그런 명제가 사실이라는걸 저자는 오랜 임상과 연구의 언어로 증명해냈다.
이 책은 벽지 색, 조명의 밝기, 가구의 각도, 바닥재의 질감이 모든 것이 뇌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개입한다. 치매를 예방하고 회복하는 집은 특별한 시설이 아니라, 뇌의 나이에 맞게 설계된 일상의 공간이라는 것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력감에 지쳐 있는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상당한 희망과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뇌 건강 문제에서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 치매 담론을 사후적인 ‘의료/간병’의 영역에서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으로 끌어오고자 한 혁신적인 의학적 공간 솔루션이기도 하다.
치매를 예방하고 회복하는 공간은 특별한 시설이 아니라, 뇌 나이에 맞게 설계된 일상의 공간, 즉 우리가 사는 집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나아가 이 책은 ‘선제적 인지 건강 디자인’이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뇌의 나이에 맞춘 공간 전략을 3단계로 세분화해 제시한다. 현재 자신이 어떤 뇌 나이를 살고 있든, 적어도 40~50대 중년기부터 자신의 상태에 맞게 벽지 색을 바꾸고, 조명을 조절하고, 가구와 소품을 재배치하는 등 미리 공간을 변화시키는 간단한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뇌 친화적 공간 디지인의 다섯가지 원칙을 세분화하자면 다음과 같다.
원칙 1. 뇌를 지치게 하는 불필요한 자극 비워내기 (시각, 청각, 후각 디톡스를 위한 공간 설계)
원칙 2. 뇌가 편안해지는 유익한 자극 최적화하기 (공간의 대비, 색상, 패턴, 조명 설계)
원칙 3. 친숙한 치유의 공간, 뉴로테리어 만들기 (거실-다이닝, 개인 공간의 다이아몬드 배치)
원칙 4. 볼 수 있고 보일 수 있도록 연결하기 (거실, 침실, 화장실의 연결과 구분 배치)
원칙 5. 눈에 띄지 않는 위험 줄이기 (안전하고 유연한 출입문, 바닥, 주방 설계)
위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섯 가지 원칙에 따라 일반적인 중년의 뇌를 위한 1단계 예방(40~50대 스마트 에이징)부터, 서서히 노화되어 가는 뇌를 위한 2단계 관리(60대 이후 정상 노화), 그리고 안전한 뇌를 최우선시하는 정교한 3단계 보호(70~80대 치매)까지,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대비할 수 있도록 단계별 솔루션을 제공한다
어느 날 갑자기 주변에 부모님, 친척, 지인들이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관찰자 입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자신의 뇌 환경을 직접 가꿔나가는 능동적인 정원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선사함과 동시에 희망을 안겨주는 책으로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