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묵가, 도가는 다 같이 농본적農本的 질서를 이상적 모델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복고적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하여 신뢰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과거의이상적인 시대로 돌아갈 것을 주장합니다. 바로 이 글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선왕의 정치로 돌아갈 것을 주장합니다. 여기에 비해 법가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응 방식을 모색해갑니다. 법가의 사관을미래사관未來史觀 또는 변화사관變化史觀이라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법가의 법치法治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공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법치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막연한 생각을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의 법치란 무엇보다 권력의 자의성念意性을 제한하고 성문법에 근거하여 통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상앙이 강조한 행제야천行制也天입니다. 법제를 행함에 있어서 사사로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법가의 차별성을 개혁성에서만 찾는 것은 법가의 일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일 수있습니다. 법의 공개성이야말로 법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

법가는 물론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읽은 모든 사상 체계에 대해서도 똑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상은 다른 모든 사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파란만장한 역사적 전개 과정의 일환으로 출몰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떠한 철학체계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인식을 제약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개념적 인식으로부터 우리를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5-2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