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묵가, 도가는 다 같이 농본적農本的 질서를 이상적 모델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복고적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하여 신뢰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과거의이상적인 시대로 돌아갈 것을 주장합니다. 바로 이 글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선왕의 정치로 돌아갈 것을 주장합니다. 여기에 비해 법가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응 방식을 모색해갑니다. 법가의 사관을미래사관未來史觀 또는 변화사관變化史觀이라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법가는 물론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읽은 모든 사상 체계에 대해서도 똑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상은 다른 모든 사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파란만장한 역사적 전개 과정의 일환으로 출몰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떠한 철학체계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인식을 제약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개념적 인식으로부터 우리를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