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일본말로 생활한다고 자랑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애의 엄마는 대개 젊고 멋쟁이였다. 우리 처지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얘기였다. 엄마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쓸개 빠진 것들이라고격분을 했다. 학부형회가 있으면 엄마는 꼭 참석을 했는데 담임선생님이 일인이고 학부형이 일본말을 모르는 경우에는 반장을불러서 통역을 시켰다. 일본인 선생님 앞에 풀을 세게 먹인 뻣뻣한 무명옷을 뻗쳐입고, 쪽에 흑각 비녀를 꽂은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꼬마 통역에 대한 배려라곤 조금도 없이 당신 하고 싶은 말을 엄숙하게 하고 있는 엄마를 바라본다는 것은 고문처럼 괴로운일이었다.

내 꿈의 세계 창 밖에 미루나무들이 어린이 열람실의 단층 건물보다 훨씬 크게 자라 여름이면 그 잎이 무수한 은화(銀貨)가 매달린 것처럼 강렬하게 빛났고, 겨울이면 차가운 하늘을 향해 쭉쭉뻗은 힘찬 가지가 감화력을 지닌 위대한 의지처럼 보였다. 책을읽는 재미는 어쩌면 책 속에 있지 않고 책 밖에 있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창 밖의 하늘이나 녹음을 보면 줄창 봐 온 범상한 그것들하곤 전혀 다르게 보였다. 나는 사물의 그러한 낯섦에 황홀한희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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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 칫솔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자동차, PC, 휴대전화처럼 대단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칫솔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칫솔은 치아와 잇몸의 건강은 물론 더 나아가 인간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어쩌면 칫솔이야말로 인간의 삶을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한 위대한 발명품이 아닐까 싶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에서는 나뭇가지를 잘라 껍질을 벗겨 씹거나 찧어서 부드럽게만든 후 칫솔로 사용했다. 주로 섬유질이 많은 나무를 이용해 이를 닦았는데, 나무를 이에 문지를 때 섬유질이 밖으로 나와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과거 버드나무 가지를 이용해 이를 닦았는데, 양치란 말은 버드나무의 가지를 뜻하는 단어인 양지(버드나무 양(楊), 가지 지(枝))에서 유래된 것이다.

‘베블런 효과와 더불어 사람들의 상식을 뒤엎는 그만의 독특한 통찰이 또 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 계급은 현 제도 속에서 가장 고통받는 계급이기 때문에 이들이 결국 변화를 선택하며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베블런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노동자들은 오히려 지금 당장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기존의 제도에 순응하며 살기에도 버겁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오히려 변화보다는 기존의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길 바라기에 가난한 사람일수록 보수적 성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지만, 가난한 사람일수록 이를 준비할 여건 자체가 준비되지 않는다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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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편지함을 열어 빠르게 화면을 아래로 내리며 어딘가에있을 마니의 이메일 주소나 이름을 찾았다. 하지만 없었다. 그때 차 문이 광 닫히는 소리에 이어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나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엄습했다. 마니에게 재빨리 이메일을 보냈다.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 답장을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엄마 아빠가 무척 사랑한다는 말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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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15호가 찾아가는 나라는 루마니아입니다. 드라큘라 백작으로 유명한 나라지요. 《드라큘라>를 쓴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는 정작 루마니아를 가본 적이 없다고합니다. 영국 도서관에서 치밀한 사료 조사를 바탕으로 드라큘라와 그가 사는 브란성을 탄생시킨 브램 스토커의 이야기를 소설가 케이티 케네디가 들려줍니다. 작가로 유명했던 루마니아 왕녀 마르테의 일생,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하에서 시행된 낙태금지법이 야기한 안타까운 비극의 실상 또한 들여다봅니다.
이번 호부터 정희진의 연재가 시작됩니다. 타인의 고통‘이라는 주제 아래 고독과 외로움,
소통, 관계 등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수술, 엄마의 허리는 꼿꼿했다. 나는 엄마가 왜 목숨을 걸고 그런 수술을 했는지 안다. 엄마는 평생 자신의 실존적 고뇌와 통증을 호소했다. 엄마는 가족, 특히 아빠에게 자신의 고통을 인정받는 데 온 생애를 바쳤다.
아빠에게 아프다는 사실을 이해받고 보호받고자 했다. 그래서 평소 앓았던 우울증, 갑상샘 질환, 원인 모를 두통보다 뼈를 분질러버리는 척추 수술이야말로 가장확실한 증명 방법이었을 것이다.

인터뷰 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한 강화길 작가는 햇살이 반쯤 드는 창가에 앉아마거릿 애트우드의 글쓰기에 대하여》에 열중해 있었다. 이 책의 서론: 미로 속으로‘에서 소설가들에게 소설 속으로 들어갈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고 글쓰기 과정에 대한 수많은 묘사를 수집한 애트우드는 말한다. "아마도 글쓰기는 어둠, 그리고 욕망이나 충동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 들어가서 운이 좋으면어둠을 밝히고 빛 속으로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오리라는 욕망 또는 충동 말이다."
강화길 작가에게 소설 쓰기의 욕망, 어둠, 빛은 무엇일까. 그가 말했다. "소설을쓰는 경험 자체가 일종의 자극이에요. 순간적으로나마 내가 조금 나은 사람이 된것 같다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문학이 조금 더 낫게 만들어주는게 있다면 그것은 세상이라거나 대단히 엄청난 무엇은 아니고, 겨우 나 자신의 어떤 한순간 같아요. 이전보다 나은 작품을 쓰고 싶은 것도 그 때문이겠죠." 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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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는 ‘어긋남의 미학‘ 등 디자인이나 가게 이름에 일부러 의외의 요소를 넣어 만들어낸 부가가치에 대해 말했습니다. 제가 기획한 매장을 알고 계신 분은 저의 수법이 화려하고 기발한 것을 만들어서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비즈니스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절대로 놓치지말아야 할 것은 바로 ‘콘셉트‘와 ‘타깃‘ 입니다.

가게를 여는 것뿐만 아니라, 상품에 대해서도 내가 만들고싶은 것을 제공하겠다‘, 재료를 철저히 신경 쓰면 고객도 납득할 것이다‘와 같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드는 쪽의 시선으로만 생각하게 되면, 그것은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팔고 싶은 상품‘으로 끝나버립니다.
빵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도 매출이 걱정인 가게가 있습니다. 잘 팔리지 않는 이유는 맛이 아니라 데이터와 감성의 곱셈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만들고 싶은 가게나 판매할 상품의 콘셉트‘
와 ‘타깃‘을 명확히 하면, 그것을 축으로 가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면 됩니다. 이때 만들 것은 가게 이름이나 로고, 디자인뿐만이 아닙니다.

브랜딩에서 디자인은 그 가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중요한역할을 담당합니다. 저는 특히 쇼핑백 디자인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빵을 담아 가져간다는 의미만 있다면 보통의 봉지로도 충분하겠죠. 하지만 디자인에 따라 쇼핑백은 저희가 상품에 담은 마음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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