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에, 나는 언론 보도를 통해수만 권의 책을 훔친 희대의 책 절도범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영도서관의 니콜라스 바커가 나의 관심사를 짓궂게 서적의학"이라일컫기도 했지만, 나는 서적의학에 관한 일종의 임상 교재를 집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이례적인 블룸버그의 사례가 하나의유익한 실마리가 될 수는 있으리라 판단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블룸버그는 도둑이었다. 하지만 린다 R. 리드 검사가 문제의 재판에서 계속 주장했듯이 그가 단지 도둑일 뿐이었을까? 나는 다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찾고 싶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존 카터브라운 도서관의 사서 로렌스 C. 러스는 이렇게 썼다. "책을 수집하려는충동은 발효작용과도 같아서 법으로도 막을 수 없고, 그런 충동을 전혀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찌푸린 얼굴로도 멈추게 할 수없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모으는 한, 그리고 책이라는 게 존재하는 한, 도서수집가들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의 글을 더 읽어보자.
실베스트르 드 사시, 에드몽 드 공쿠르, 자비에르 말미에르, 이들 세사람의 예에서 새삼 깨닫는 게 있다면, 이들은 각기 나름의 태도와 방식으로 수집가, 도서관, 중개상들 사이에서 책이 돌고 도는 중요한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요컨대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길을 택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수집가가 자신의 책을 놓고 나름대로 내린 결정이 무엇이든, 책은 그 나름의 적절한 경로를 거쳐 누구에겐가, 또한 어느 곳으로인가 전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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