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칼을 들어야 살인자가 아니다. 말로 사람을 몰아붙여 죽게 했는데 직접 행동하지 않았다고 해서 살인이 아닌 걸까? 법률적으로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한 죄다. 교언영색 선의 인 (巧言令色 鮮矣仁), 남이 듣기 좋은 말과 얼굴을 하는 사람 치고 진정으로 좋은 사람은 없다는 공자 말씀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만약 미치도록 화가 나는 상황을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이번 사연을 떠올리자.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가 살아있는 게좋을까, 아니면 죽어도 괜찮을까? 당연히 전자일 것이다. 그러니 어떤 일이 생겨도 일단은 진정하고 천천히 대화해 보자. 그런데도 화가 다시 치밀어 오른다면, 정말 새벽에 경찰이 와서 초인종을 누르길 바라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그녀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처사였지만 가족들은 예사롭게 그녀만을 부렸다. 직장이나 학교도 마찬가지로, 모든 따돌림에는 가해자도 있지만 방관자도 있다. 방관자는 누군가 한 명이 재수 없게 당하겠지만 그게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멀찍이 떨어져 구경만 한다. 그녀의 부모가 가해자라면 냉혈한인 동생들은 방관자다. 부모와 형제들에게 그런 대접을 받은 그녀가 배 아파 낳은친자식에게서도 그런 대접을 받으니, 어떻게 가슴이 안 무너질 수있을까.
아이를 너무 일찍 독립시키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독립이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래 보일 뿐이다. 또한 관계가 소원해지는 대가가 반드시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아들들도 집에서 지내긴 해도 마치 손님 같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봄으로써 손해 볼 일은 없다. ‘거절‘의 답변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선택지는 줄어든다.
이 책은 여성의 시각으로 인생의 여러 단계와 다양한 인간관계를다룬다. 저자인 라이이징 박사는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섞어 이 책을 써 내려갔다. 라이이징 박사의 이런 수려한 필력에 더해 진료실에서의 경험이 녹아들어 아주 재밌게 읽힌다. 또한, 사연들을 매우생생하게 묘사해서 여자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받는 고통에 대해 독자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더욱이 매 사연의 뒤에 이어지는 단락에서는 사연 속 여성이 겪고 있는 아픔에 깊이 공감해준 뒤바로 여자 관점의 예리한 시각으로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든 속박과멍에를 직시하고 엉켜버린 실타래를 분석하여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제시한다.
살면서 들어온 칭찬의 8할이 착하다‘였던 나는, ‘착한‘ 사람이 속으로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는 결코내가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그 전에 ‘착하다‘의 정의부터고민해봐야겠다. 착하다는 건 무엇일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보며 착하다고 평가할까. 우리 조금은 솔직해지면 좋겠다. 그 사람의 ‘착함‘으로 인해 모두가 편해지고 즐거위지기 때문은 아닐까. 분란이 일어나지 않고 관계가 편하게 유지되어서 그를 착하다고 칭찬하는 건 아닐까. 그 칭찬 속에는 분명히 덕분에 내가 이롭다는 것과 앞으로도 계속 착해 주길 바라는 기대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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