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1만 시간의 법칙 - 미래의 부를 위한
추동훈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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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정권교체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라고 할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만 하더라도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했으며, 아울러 한국의 국격도 상당히 높았는데 부동산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노무현 정권때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사실 시장과 싸우려고했던 정책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할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시작할때 부동산 정책에 자신을 보이며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힘에 따라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만 바보가 된 상황이다. 마침 보유하고 있던 집을 매도하고 잠시 전세를 살다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내 경우에도 참으로 난감하다. 아무튼 좀더 관망하며 기회를 노려야되는데 쉽지 않아보이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얼핏 말콤 글래드웰의 법칙이 생각나기도 하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현직 기자의 자세한 설명이 담겼다. 저자는 매일경제 부동산부에서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을 취재하고, 현장에서 배운 교훈을 발판 삼아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실제 본인이 아파트를 구입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소개글을 통해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장 내 집 없이는 경제적 자유도 없다에서는 최근 급격히 오른 집값의 향방을 살펴보고, 3040대 실수요자의 진입으로 주택 시장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 알아본다. 인구론과 세대론을 분석해 궁극적으로 왜 내 집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2장 내 집 마련 필승 공식에서는 청약제도와 가점, 청약 절차 실무 프로세스를 다룬다.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마련된 특별공급을 분석하고, 모델하우스를 잘 보는 방법도 알려준다.

3장 부동산 모르는 부자는 없다에서는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과 부동산 관련 전문용어, 재건축·재개발, 세금, 대출 원칙을 살펴본다.

4장 추 기자의 내 집 마련 분투기에서는 사전 조사부터 임장, 부동산 계약, 잔금 처리, 입주까지 내 집 마련의 과정을 총망라한다.

5장 미래의 부를 위한 1만 시간의 원칙에서는 시장을 움직이는 수요와 공급, 금리를 알아본다. 또한 과잉 정보 시대에 올바른 정보를 가리기 위해 필요한 부동산 기사 독법을 배운다.

6장 부동산과 정책의 상관관계에서는 현재와 유사한 상승세와 비슷한 규제가 쏟아졌던 노무현 정부부터 시작해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시절의 부동산 정책을 순서대로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분석한다.(소개글 발췌)˝

부동산 초보가 보기 적당한 책이다. 아울러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참고할만 내용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수년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내 집 한 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발판으로 삼아 내 집을 만드는 기초지식을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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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의 꿈이 가장 뜨겁다 - 단칸방 문제아에서 인권변호사가 된 구본석의 꿈과 도전, 그리고 응원
구본석 지음 / 문예춘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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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에서 탈락했지만 홍준표의 공약중 정시 100%도입이 있었다. 사실 정시가 공정한듯 보여도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또 하나의 차별을 양산해내는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정시의 확대지만, 아직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한 꿈을 끝내 이루고마는 한 젋은이의 치열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공부의 신에서 최고의 멘토중 한 명이었던 저자 구본석 변호사에 대해 소개글을 통해 알아보자면,

˝자신의 삶을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규정짓고자 하는 낭만주의자 인권변호사이다. 능력지상주의라 불리는 이 시대에 경쟁에서 낙오되고 소외된 이들에게 쏟아지는 비바람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 그 비바람을 같이 맞아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기 시작했다. 아무런 배경도 힘도 현실적 여건도 없었던 그는 자신의 이상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누구보다 치열 한 현실주의자가 되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 서 경제학과 에너지자원공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을 배운 후 현재는 법무법인 이공의 변호사이자, 참여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매 변론이 감동이고, 매 언행이 진심어리며, 매 순간이 힙한 인권변호사(자칭 ‘힙권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너무나도 간절하지만 지금 당장은 불가능해보일 것 같은 꿈을 가진 이들에게, 공부의신 멘토로서 약 10년 간 만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의 학습 및 진로 컨설팅을 해오면서 꿈을 이룰 수밖에 없는 성 공의 필승 전략 내지 정수를 모아 만든 [공부는 내게 희망의 끈이었다] 후속편인 이 책을 선물하고자 한다. 다음에는 반드시 정상에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소개글 발췌)˝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가 스스로의 행복에 집중하는 길을 열어준다면, 2부에서는 꿈을 이루는 길에 필요한 필수 덕목들을 펼쳐 보인다. 저자는 덕목의 첫번째로 체력을 강조한다. 이외에 메타인지, 약속, 디테일,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나간다. 공부만 잘한게 아니라 굳은 의지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저자의 인생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허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10여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새벽에 검도를 수련했던일부터 시작해, 삼수 끝에 서울대에 진학, 이후 해병대 그리고 로스쿨을 거쳐 자신의 꿈이었던 변호사가 되기까지 과정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이 정도 노력을 한다면 정말 못할게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와 목표에 대한 달성의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슬럼프에 빠진 수험생들이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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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ㅣ 띵 시리즈 10
배순탁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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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을 처음 맛본건 필동면옥이었다. 대략 십오년전쯤으로 생각된다. 그때 같이 갔던분이 책의 부제처럼 처음에는 별로인것 같은데 자꾸 좋아지는 음식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별로이지 않았고 괜찮았다. 그때 해장용으로 먹었는데 육수 리필을 요청해서 마구 드링킹했던 생각도 난다.

아무튼 이후 가끔 생각날때마다 평양냉면을 접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전도까지 했다. 어떤 후배는 평양냉면 성애자가 되면서 만날때마다 평냉 사달라고 졸라서 그만 좀 먹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ㅋ 저자는 필동면옥과 같은 문파인 을지면옥에서 처음 접했다고 하는데 나와 비슷한 입맛을 가지신것 같다. 필동이나 을지나 제육에 찍어먹는 마성의 양념장을 애정한다는점에서 동지의식을 느꼈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에세이인 띵시리즈의 열번째권이다. 저자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배순탁의 B사이드] 진행자로도 활동중이며 방송가에 소문난 평양냉면 애호가라고 한다. 배순탁 작가도 평양냉면집에 처음 자신을 데려간 선배를 하마터면 때릴 뻔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첫 경험 이후로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제 널리 알려져 서울에만해도 수 많은 관련 음식점이있다.

맛집 블로그로 시작을 했던지라 한때 평양냉면 사대천황이니 뭐니 했던 말들과 함께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만큼 소수의 음식점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던지라 비교적 비싼 단가에도 감사하며 먹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처음에는 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것으로 이야기가 되며 비싼 단가도 이해를 할 수 있었는데 우래옥 마법의 비밀이 소고기 다시다였다는 사실이 조명되며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엠에스지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사실 어떤 음식점의 16,000원의 가격은 납득하기 힘든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더욱 많은 음식점이 생기며 단가는 아무래도 내려가지 않을까 추측된다.

이 책은 평양냉면 전문점에 대한 탐방기나 맛에 대한 평가서는 아니다. 그냥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유쾌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쯤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저자가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저자가 말하는 여러가지 부분에서 동감하는 지점이 많았다. 이른바 평부심과 함께 식초와 겨자, 가위로 면을 자르는 행위에 대해 질겁하는 애호가들의 자세에 대한 지적은 상당히 비슷한 생각이다. 그냥 자기가 먹고 싶은대로 먹으면 되는거지 말이다.

아무리 평양냉면에 대한 책이라고 하지만 음악 평론가이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오래 일해온 작가인 만큼,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아니, 사실 평양냉면 이야기를 하다 말고 자꾸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샛길로 빠져 영영 돌아오지 못하기 일쑤다. 이것이 냉면 관련 책인지 음악 관련 책인지 헷갈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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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애머런스 보서크 지음, 노승영 옮김 / 마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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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긴 책인데 읽고 나면 이렇게 작명을 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책에 관한 책인데, 여러가지 성질중 물성에 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얼마 전 [젠틀 매드니스]라는 책 수집가에 대한 벽돌책을 클리어하며, 이어서 이 책이 바로 떠올라서 같이 병행해서 읽어주니 서로 겹치는 부분을 통해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상당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이 책은 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선물로 줬다. 그 친구도 상당한 독서가인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책을 선물로 주면 그 무엇보다 기쁘다. 상대방이 좋아하는걸 파악해서 선물로 주는 센스도 사회를 살아가며 꼭 필요한 기술로 생각된다.

저자인 애머런스 보서크는 현재 워싱턴 보셀 대학교 예술,과학협동과정 조교수이며 보스턴 미술관 문예창작,시학 부문 부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아울러 책에 관한 연구자이자 시인, 북아티스트로,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접점에서 작업하는 그야말로 책이었고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시작은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비롯된다. 이후 전자책까지 다양하게 읽는 헝태로 발전해왔는데 저자는 편년체 스타일의 발전사로 묘사하지 않고, 책의 구조와 제작 기술, 시대적 상황을 방대한 지식과 함께 풀어낸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을 사물, 내용, 아이디어, 인터페이스 차원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하다. 단지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 저자는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라고 말하며, 책의 미래에 대해 논한다. 소개글에서 각 장의 주요한 내용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지라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시길 권해드린다.

정점을 지나 황혼을 향해 가는 종이책에 대한 향수와 감상적인 시선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저자는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라고 말하며, 다음에 올 책은 무엇일지 묻는다.

☞ 사물:
어쩌다 책은 지금의 모양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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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접어 제본한 지금의 책 모양을 ‘코덱스’라고 한다. 코덱스는 진흙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기록장이었던 점토판과 파피루스 및 양피지 두루마리를 지나 기원전 1300년경 로마에서 등장한 ‘납판’(wax tablet)을 여럿 묶은 데서 기원한다. 납판의 받침대가 대체로 나무였던 데서 ‘나무줄기’를 뜻하는 ‘코덱스’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렇다고 코덱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두루마리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방식과 단을 나누어 서술하는 쓰기 방식은 그대로 이어졌다. 코덱스 형태가 종이와 만나 지금과 비슷해지기까지는 100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글쓰기와 페이지의 모습을 빚어내는 데 필수적인 것은 누가 읽느냐, 무엇을 읽느냐의 변화였다. 책 한 권이 유일무이한 귀중품이었던 중세에는 들고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큰 책을 쇠사슬에 묶어 책상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러다 제본 기술이 발달하면서 코덱스는 한 손에 휴대하기 편한 크기가 되었고, 이로 인해 낭독의 시대는 저물고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묵독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벳의 등장, 기술의 발전, 띄어쓰기와 구두법의 등장은 코덱스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데 기여했다.


내용:
인쇄술의 발전, 대량 생산, 보급판 페이퍼백,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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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규격의 상품이 된 책, 오직 ‘내용’만으로 독자들을 자극하다
서구에서는 15세기에 발명된 활판 인쇄 기술은 책을 코덱스 형태로 고정시켰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책을 더 싸고 쉽게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인과 텍스트의 관계는 더 친밀해져갔다. 17세기가 되자 이 친밀감과 문화적 가치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책의 구조가 발전했다. 인쇄업자들은 ‘발행인 표장’이라는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었는데, 이는 오늘날로 치면 출판사의 로고에 해당했다. 독자에게 책 내용을 맛보기로 보여줄 요량으로 제목은 점점 길어졌고, 차례, 쪽수, 쪽표제(面註), 찾아보기 같은 장치도 이 시기에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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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는 출퇴근 독자의 수요에 맞춰 보급판 페이퍼백이 유행했는데, 특히 펭귄 북스는 분야마다 다른 색상을 적용한 단순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47년 펭귄 북스의 본문 디자인을 의뢰받은 얀 치홀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자를 위한 으리으리한 책이 아니다. 정말 잘 만든 평범한 책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전부 비슷해진 책에 필요한 것은 좋은 디자인임을 역설했다.

저자는 책의 상품화와 함께 ‘지식 재산권’ 개념의 등장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책이 더 이상 ‘형태’가 아니라 ‘내용’으로 변별되는 사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책을 ‘내용’ 자체로 보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1980년대에 최대 호황을 누린 서점들이었다. 책을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했던 서점을 통해 독자들은 책에 권리가 부여되고, 그것을 소비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책 내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되었다.

☞ 아이디어:
“빼어난 20세기 미술 형식” 아티스트 북(artist’s book)
형식으로 의미를 창출한 숱한 실험들
어디까지가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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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규격의 상품이 된 책은 적어도 그 형태로는 더 이상 독자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했다. 이에 맞서 20세기 초 예술가들은 책의 형식을 실험하는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1788년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인쇄하는, 일명 ‘채색 인쇄’ 기법을 발명한 윌리엄 블레이크는 18세기 런던의 아동 노동과 공장 시스템을 비판하는 내용을 책에 담아 자신이 직접 책을 제작했다. 이는 공예와 디자인이 책을 매개로 결합된 활동이었고, 지금의 독립출판 흐름과도 얼마간 맞닿아 있는 최초의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
하지만 좀 더 파격적인 실험은 20세기에 들어 일어났다. 순차적인 읽기를 방해하거나 단어와 문장을 여기저기 흩어놓아 재조합해야 하는 책들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는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신문의 표현 방식을 시에 적용했는가 하면(「책, 정신의 도구」), 프랑스 작가 레몽 크노는 1961년 소네트 열네 편의 각 행을 잘라 묶어 행을 넘기며 독자들이 새로운 시를 조합할 수 있게 했다(『백조 편의 시』). 한편, 디터 로트는 1961년부터 70년까지 단행본이나 잡지를 으깨어 양념한 후 창자에 넣어 소시지로 만드는 연작을 선보였는데, 이는 ‘문학’ 또는 ‘책’을 영원히 장서하려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농담이었다.

저자는 이 외에도 책이 재료가 되어 책을 다시금 사유하게 하는 많은 아티스트 북을 소개한다. 보스턴 보셀 대학 예술?과학 협동과정 조교수이자 북 아티스트로서 디지털 매체와 인쇄 매체를 오가며 활동하는 저자의 이력이 돋보이는 장이다.

☞ 인터페이스:
디지털 시대의 전자책과 전자 문학은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선택지
4000년간 그래왔듯 책은 독자와 함께 변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전자책 단말기의 등장은 책을 한 권씩 사서 휴대하던 시대가 저물었으며, ‘작은 도서관’ 하나를 손안에 넣는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재가공하지 않고 전자책만 출간하거나 ‘앱’으로만 구매 가능한 책도 등장했다. 구글 북스, 인터넷 아카이브와 같은 절판되거나 희귀본이 된 책의 스캔본을 인터넷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커다란 변화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이것들이 여전히 ‘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받아들여진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책은 고정되지 않은 매체로서 언제나 변형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을 상호성을 전제하는 인터페이스로 본다면, 책의 유저, 즉 독자의 특징이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자는 “역사에서 독자가 수동적이었던 적은 없었으며” “책이 독자에게 적응하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양한 읽기 방식이 공존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 책을 소유하고 보존한다는 것 등 책과 관련된 우리 일상도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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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노크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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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만 보고 외국 여류작가의 스릴러물인줄 알았다. 하지만 필명을 케이시로한 한국작가의 이른바 케이스릴러다.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에 이어 한국산 드라마가 점차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산 스릴러물도 많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간혹 수준 높은 작품들은 외국산 스릴러물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장르소설의 오랜팬으로 정서가 같은 한국작가들의 좋은 소설이 더욱 많이 나와주기를 기대해본다.

이 소설의 케이시 작가의 데뷔작이다.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다소 이색적이어서 올려본다. ˝서점에서 진열된 소설들을 읽어보다가 가벼운 난독증으로 몇 장 넘기지 못하자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하고, 첫 소설 [네 번의 노크]를 썼다고 한다. 전자책을 직접 제작해 온라인 서점에 올린 후, 영화제작자의 눈에 띄여 영화판권까지 계약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유령처럼 조용히 사는 여섯 명의 여성들이 모인 원룸 건물. 서로의 사생활을 알지만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고, 스스로를 지키는 것 외에 타인의 영역에 무관심해야 하는 이곳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지체 없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날 생각만 한다. 어느 날, 원룸 건물의 계단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건물을 청소하던 여성에 의해 발견된다.

사고사로 처리될 듯 보였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한 보험회사의 요청으로 경찰은 내사에 들어간다. 강력계 수사관은 3층 거주 여성 6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지만, 그 누구도 범죄 혐의가 없어 보이는데…….(소개글 발췌)˝

스릴감은 다소 부족한편이지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솜씨가 좋다. 대단한 반전은 없지만 원룸촌이라는 한정된 공간내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지옥도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한 마디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든 거주자들이 용의자로 보이고 점차 빌드업되는 플롯 자체의 구조감이 좋았다. 제목의 네 번 노크에는 이런뜻이 담겨져있다. 첫 방문일 때는 노크 네 번이 적당하다. 두 번은 친근한 사이일 때, 세 번은 안면이 있을 때.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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